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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에 대한 나의 생각

나는 프랑스 교육으로 아이를 키우기로 결정했다, 김병수

by 조아

지난주 개막한 세계인의 축제 파리올림픽 소식을 들을 때마다 휴가를 내 파리에 간 사람들, 퇴사하고 파리에 가서 현지의 소식을 올리는 사람들의 영상을 볼 때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예술의 나라 프랑스의 수도, 파리를 동경한다.


아내는 결혼 전 장모님과 파리를 여행한 적이 있는데 드골공항에 도착하면서 캐리어가 도착하지 않아 난감했던 이야기를 시작으로 비싼 물가 때문에 파리 시내를 걸어만 다니면서 샌드위치 하나와 무더운 더운 날 아메리카노 한 장을 사서, 얼린 생수에 넣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만들어 마셨다는 이야기, 루브르 박물관을 하루 종일 봤다는 엄청나게 부러운 경험담을 종종 듣는다.


사실 결혼 초만 해도 여행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을뿐더러, 사람이 많은 곳을 가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많은 인파로 북적거리는 파리를 간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루브르박물관은 하루 종일뿐만 아니라 일주일 정도 매일 보고 싶다는 욕망은 있지만 그것만을 위해 파리 여행을 한다는 것은 뭔가 아쉬움을 남길 수도 있다.



아내가 파리 여행 이야기를 하면서 루브르박물관 다음으로 가장 많이 한 말이 여행 중 현지 교포 집에서 묶으며 프랑스 공립학교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국의 교육과정과 달리 다양한 예체능 활동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고 국영수를 중심으로 해야 하는 우리나라 청소년들과 너무 많이 비교되었다.


방학도 한국보다 길고 많아 가족들과 장기간 여행을 가기도 하고, 국립공원 같은 곳에서 캠핑을 하며 숲 속의 동식물을 관찰하고 체험하는 활동을 한다는 이야기는 한국에서 의무교육과정을 마친 나에게는 상상조차 수 없는 꿈만 같은 이야기로 들렸다.


8시 전까지 등교해서 0교시를 하고 야간자율학습 마치고 집에 오면 10시가 넘는 일정을 떠올리면 정말 다른 세상의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문화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기 때문에 우리나라 교육이 프랑스 교육보다 우월하고 좋다고 쉽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한국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으로 “누구를 위한 교육 과정인가”라는 의문은 항상 들었다.



서울대 입학한 학생이 많으면 좋은 학교로 평가받던 시절, 공부가 인생의 전부인 것으로 오해하며 살았다. 나를 뒷바라지해 주신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 명문대에 진학해야 하고, 졸업 후 대기업에 취업해서 돈을 버는 것이 인생 최고의 목표로 삼았던 지난날이 떠오르면, 사실 고등학교 때 배운 것들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수능만을 위해서 살았기 때문이다.


인생의 빛나는 시기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은 참 불행한 일이다. 아이는 아이답게 자라야, 어른이 되어서도 어릴 적 경험을 추억하며 과거를 기억할 수 있는데, 맨날 책상에만 앉아 문제지만 푼다면 무엇을 추억하고 기억해야 하는지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아이는 자연 속에서 성장해야 한다”라는 말을 좋아해서 틈나는 대로 아이와 함께 자연이 있는 곳으로 여행한다.


주로 집 주변 하천의 산책로를 걸으며 이야기를 하지만 때로는 등산을 하기도 하기도 하고 공원을 걷기도 한다. 주말이면 도시를 떠나 공부 걱정하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교육열이 높은 아내가 동의할지 의문이다.



나의 교육관은 무조건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아이가 공부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의무교육 과정마저도 하지 않도록 해줄 생각도 있다. 지난 9여 년간 샐러던트로 살면서 내가 깨달은 두 가지는 배움은 학교를 다닐 때만이 아니라 죽을 때까지 무엇인가를 평생 배워야 한다는 것과 공부는 자신이 원해서 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나의 교육관은 아이에게 강요할 생각도 없지만 아이가 이 사실을 꼭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 자신의 인생은 오직 자신만이 살아갈 수 있기에, 자신이 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자신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 아직 어리지만 아이도 언젠가 성인이 되어 자신의 인생을 책임져야 할 시기가 올 것이다. 그때까지 아이가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 아이를 지지하고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며, 뒤에서 말없이 바라보며 아이를 응원할 것이다.


교육은 인간이 균형 잡힌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지식뿐만 아니라 인성, 체력까지 개발해야 한다. 지덕체를 겸비한 전인적인 존재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아이를 지지하고 아이와 함께 하며, 사회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며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진정한 교육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나는 프랑스 교육으로 아이를 키우기로 결정했다 / 김병수 / 미다스북스 /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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