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5km를 달린 느낌
어제 새벽 달리기를 하며 논길을 달렸는데 노면 상태도 좋지 않고, 평소 이태근 선생님께서 자주 이용하신다는 임실 공설운동장 트랙에서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전 임실 공설운동장 트랙을 달리는 내 모습을 상상하며 꼭 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번 주 달리기는 정말 중요하다. 물론 무더위 속에 달리기를 하는 것이라 건강하게 달려야 하기도 하지만 다음 주에 있는 815런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아서 실전처럼 연습해야 한다. 5km를 목표로 했는데 단 한 번도 5km를 뛰어 보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맹점이다.
서서히 거리를 늘려가고 있지만 어느새 저질 체력이 되어 버린 내 몸은 겨우 4km의 달리기 수준만 겨우 버티는 정도이다. 이마저도 매일의 달리기를 하며 만들어진 것으로 처음 달리기를 했던 날을 떠올리면 1km의 거리도 입이 벌어진 채로 가쁜 숨을 참으며 겨우 달렸던 추한 모습이 기억난다.
하지만 이제는 4km의 거리도 코로만 호흡하며 달릴 수 있다. 거리도 늘어났지만 달리는 자세와 호흡법이 좋아진 것에 큰 의미를 둔다. 이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비결은 처음부터 속도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달리기 체력도 없는 상태에서 남에게 자랑하거나, 무의미한 경쟁을 하기 위해서 속도에만 신경을 썼다면 결코 지금의 수준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다.
초보자에게는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매일의 달리기도 부상과 젖산이 과도하게 쌓여 있는 것을 예방하며 하고 있다. 달리기를 운동이라 생각하지 않고 일상이라 생각하며 살고 싶기에 진심 어린 조언에도 불구하고 매일의 달리기를 한다. 조언해 주신 분 입장에서는 ‘참 말 안 듣는다’라고 느끼실 수 있지만 천성이 게으른 나에게 일말의 여지를 주면 언제든 해이해질 수 있기에 매일의 달리기를 해야만 한다.
8월 2일부터 시작한 매일의 달리기는 오늘까지 총 10일의 달리기를 만들었다. 피트니스 트레이닝에 푹 빠졌을 때도 주 3회만 했던 유산소 운동을 10일 동안 한 것도 처음이지만 달리기를 10일 동안 빠지지 않고 한 것도 처음이다.
이렇게 달리기는 온통 나에게 처음이며 생소함을 느끼게 하지만, 내 몸에 일어나는 변화의 증인으로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물론 달리기를 시작할 때, 하고 있을 때 ‘힘든 데 하지 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미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멈출 수 없다는 생각이 더 강력해서 멈추지 않고 코로 호흡에 집중하며 달린다.
어제의 달리기는 딱딱한 시멘트 길을 달려 발바닥에 통증이 있었다면 오늘은 전문 육상 트랙이 있는 운동장이라 달리는데 너무 편하고 좋았다. 대학교 졸업 이후 이런 트랙에서 달리기를 한 적이 없기에 더욱 새로웠다. 평소 달리기를 하는 도로와는 달리 우레탄이 깔려 있는 트랙은 부드러움과 평지라는 장점으로 그 어떤 달리기보다 쉽게 달릴 수 있었다.
이른 새벽부터 달리기를 하시는 분이 몇 분 계셔서 방해되지 않게 7번 트랙만을 달리며 최고급 달리기 환경을 체험하였고 아침에 뜨는 해 때문에 조금 뜨겁기는 했지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어제 달리기를 정리하면서 <나이키 런 클럽> 오렌지 레벨까지 5.3km가 남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오늘의 목표를 4km가 아닌 5.3km로 상향 조정하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평소 4km만 달렸던 내가 과연 5km를 달릴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4km를 달리고 너무 힘들면 걸어서라도 1.3km를 반드시 채우겠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임실에서 나이키 런 클럽이 상향 조정된다는 기쁨을 누리고 싶기도 했고, 달리기가 점점 좋아지는 기분을 유지하고 싶어 꼭 오렌지 레벨이 되고자 했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딱 4km를 넘으니 내 심장이 나에게 “왜 이래? 이렇게 한 적 없잖아”라고 말하는 것처럼 심장 박동 수가 빨라짐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의 목표를 꼭 달성하고 싶어 나에게 “괜찮아, 이제부터는 이 수준에 적응해야 해”라고 마음속으로 말하며 계속 달렸다.
내가 정했던 4km라는 틀을 깨고, 이제 5km라는 새로운 틀에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5km의 틀에 적응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6km, 7km, 8km 이런 식으로 1km씩 거리를 늘려가면서 10km 달리기를 할 수 있을 때까지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욕심을 부리고 무리하면 10km 달리기를 할 수 있겠지만 오래 달릴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매일의 달리기도 평생의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나에게 욕심은 아무 의미가 없다. 매일 건강하게 달리기를 즐길 수 있도록 운동이 아닌 일상이 되도록 매일의 달리기를 누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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