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도 배워야 한다
어제 걱정과 우려로 부담되기도 했지만 처음 자발적으로 신청하고 준비했던 815런이 끝났다. 예상하지 못했던 무더위와 싸우는데 체력을 낭비해서 기대했던 것만큼 달리기를 하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 시간도 그렇고 달리는 과정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위를 먹은 것은 아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딱 하나 815런을 무사히 마쳤다는 사실만 마음에 들었고, 8.15km를 달리지 못했다는 것부터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나의 달리기 수준으로는 무리한다면 8.15km를 달릴 수 있었겠지만 매일의 달리기를 하는 나에게 최소 3일 이상의 휴식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어제는 815런을 끝나자마자 아무것도 하지 않고 푹 쉬었고 점심을 먹고 아이와 잠시 놀아준 것을 제외하고는 책을 읽으며 집에 있었다. 가민 포러너도 나에게 휴식을 권장하였고 최소 30시간 이상 쉬어야 한다고 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쉰다고 해서 과연 회복이 될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습관적으로 마사지를 하고 냉수욕을 하면서 몸을 풀어줬고, 충분한 물을 마시며 땀으로 배출된 수분을 보충하였다.
나름의 휴식을 취하면서 달리기 시간을 변경하기로 했다. 저녁 달리기는 급히 결성된 회식과 너무 늦은 시간에 달리기를 하면 수면에 방해가 되는 경우가 있어 적응하기까지 힘들겠지만 새벽 달리기를 하기로 했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관건이지만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과업이자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 달리기를 하면 운동하는 사람이 저녁보다 없어서 달리는데 편하다. 그리고 해가 뜨기 전에는 여름이라도 그렇게 덥지 않아 숨쉬기 편하고, 퇴근 후 시간을 자유롭게 보낼 수 있어서 시간 관리에도 좋다. 이런 이유로 새벽 달리기로 시간을 변경하기로 했고, 가민 포러너는 오늘도 휴식할 것을 권장했지만 나는 달려야 했다.
오늘도 5km로 거리를 설정하고 달렸고, 어제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시작했기에 덥지도 않았고 사람도 없어서 좋았다. 달리면서 드는 생각이 ‘어제 일찍 달렸다면 더 좋았을 건데’라는 아쉬움이 더해지면서 온갖 잡생각이 떠올랐지만, 달리기에 집중하기 위해 생각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원래 달릴 때는 무념무상의 경지로 들어가지만, 어제의 달리기가 아쉬움을 남아 있어서 잡생각이 떠오른 것 같다.
오늘은 한 번도 가지 않았던 조만강 길까지 달리며 새로운 경로를 탐색했다. 사람들이 없어 달리기 좋은 길이기도 하지만 혹시 모른 사고가 발생한다면 도움을 구할 수 없는 경로이기에 여러 가지 사항을 검토할 수 있었다. 앞으로 점점 거리를 늘려가며 달려야 하기에 새로운 경로를 탐색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며, 달리기 환경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어제처럼 날씨에 대한 영향으로 무더위와 싸우며 체력을 소진해 5km 거리를 완주하기 어려웠던 것을 감안한다면 달리기 환경을 사전에 파악하고 고려하는 것을 꼭 필요하다. 한 여름 아스팔트 위를 달린다면 도로에서 올라오는 열기까지 감안해야만 한다. 물론 바람이 부는지 불지 않는지도 고려해야 더 효율적인 달리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도 어제 815런보다는 효율적으로 달렸다. 만약 어제 한 시간 더 일찍 달리기를 시작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고, 더위와 싸우는데 체력을 소모하며 달리기에 집중하지 못했다. 달리기 환경을 고려한다는 것은 달리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다. 아직 초보자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이번 기회를 좋은 공부로 삼아 달리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3km의 거리를 걸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어떻게 하면 달리기에 집중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다. 매일의 달리기보다는 격일의 달리기를 하면 몸이 더 회복되어 달리기에 집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고민을 더 해봐야겠다.
아직까지는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서 몸이 매일의 달리기를 충분히 견딘다고 생각한다. 만약 10km의 거리를 달린다면 그다음 날도 10km 달리기를 한다는 것은 어렵겠지만, 5km 정도의 거리는 충분히 내 몸이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 거리가 될 것이다.
매일의 달리기를 시작한 지 딱 15일이 된 지금, 실행과 회복의 사이에서 고민하는 나에게 매일의 달리기를 해야 할 이유와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찾고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른 것보다는 나에게 맞고 안 맞고를 찾으며 나를 위한 달리기를 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이유가 무엇이든 나에게 좋다면 충분히 수용하며 내 것으로 만들 것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부상 없이 평생 습관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욕심부리지 않고 매 순간 내 몸을 점검하며 매일의 달리기를 할 것이다. 충분한 휴식, 수분 보충, 8시간 이상의 수면으로 몸을 달리기에 최적화된 상태로 만들며 매일의 달리기가 즐거움이자 삶의 활력이 되도록 매일의 기쁨을 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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