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태양을 만난 초록 잎이 주는 선물
초록으로 물든 3월, 제주 동백동산 가는 길은 온통 초록빛 축제가 열려 있다. 시뻘건 용암이 차갑게 식어버린 검은흙에서 자라난 온갖 나무들은 그 생명력을 머금고 더 진한 초록색 향연을 펼치고 있다. 초록이 주는 상쾌함과 생명력은 인간에게 나무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 준다. 이곳은 미세먼지도 황사도 없는 말 그대로 청정지역으로 햇빛을 받고 초록 잎 속 엽록체에서 광합성으로 나오는 신선한 산소를 무한정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신선한 산소를 마신 나의 머리는 상쾌함의 최고조를 보이며 기분까지 날아갈 것만 같아 이곳을 떠나지 않은 마음을 준다.
하지만 해가 지면 모든 양상이 달라진다. 신선한 산소를 무한정 공급할 것만 같았던 나무는 무겁고 상해버린 이산화탄소를 내뿜고 숲 속은 어두운 그림자 속에 갇혀버린다. 산짐승의 반짝이는 눈동자와 울음소리가 온몸의 털과 머리카락을 일어나게 만들고 한 줄기 빛 없이는 한발 한발 내딛는 것조차 두렵다. 오랜 기간 동안 인간은 빛이 있는 낮에 활동하고 빛이 없는 밤에는 거처에 들어가 휴식을 취했지만 기술이 발달함으로 인간이 빛을 만들어내면서 빛이 없는 밤에도 인간의 빛을 만들어 활동하고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는 인간의 도전을 성취하였다. 도심 속 화려한 불빛들은 이런 인간의 도전을 보여주며 이 불빛은 대기권 밖 우주에서도 보일 정도로 찬란하다.
인간이 만들어낸 찬란함은 인위적이며 일시적이다. 뜨거운 태양이 뜨면 찬란해 보이던 불빛도 초라한 본질을 보여주고 강렬한 태양빛에 녹아들어 간다. 인간은 자신의 위대함을 보여주려고 노력하지만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는 작고 초라한 현실을 직시할 수밖에 없다.
녹색 갈증은 어쩌면 자연의 위대함을 따라 하고 싶은 인간의 헛된 욕망을 나타내는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다른 무엇과 연결되고는 인간을 표현하고자 했다지만 동백동산의 초록 잎과 그 초록 잎에서 뿜어져 나오는 산소는 인간이 절대 만들 수 없는 조물주의 창조물이자 자연의 선물이다. 인간의 위대함을 보여주려 개발한 곳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태고부터 인간과 함께한 동지요, 아낌없이 주던 친구였지만 배어져 뿌린 내린 자신의 공간에서 추방당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황폐된 산림을 복원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한국 땅 위에서도 나무는 오늘 심으면 내일 고목이 되는 것이 아닌, 오랜 인고의 시간을 지나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게 만드는 하늘과 땅 사이의 중제자로서 높이를 만들어 낸다. 나무의 나이테가 그 인고의 시간을 증명하며 성인 남성도 한 아름에 안을 수 없는 아름드리나무는 땅속 깊이 뿌리내린 치열한 생존 본능을 보여준다.
나무는 초록 잎을 만들기 위해 뿌리는 내리고 물과 양분을 흡수하며 태양을 바라보며 태양을 향해 잎을 펼친다. 초록 잎 안에 존재하는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물과 빛이 만나 포도당을 만들고 산소를 만든다. 생존을 위한 치열한 투쟁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신선한 산소는 낮이 주는 선물이다. 빛이 있는 낮 시간 동안 무심코 마시는 산소로 인간은 숨을 쉬고 생명의 연장하지만 정착 초록 갈증은 느끼지 못한다. 나무가 없다면 초록 잎도 없고, 초록 잎이 없다면 산소도 없다. 녹색 갈증으로 더 많은 산소를 만들어내는 나무를 심고 자라게 해야 한다. 오늘 내가 심은 나무의 선물은 나의 손주가 누릴 수 있기에 미래를 보는 눈과 마음으로 녹색 갈증을 해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