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단히런 5기 시작
어제도 변함없이 달리기를 했지만, 새벽에 일어나면서 왠지 모를 부담감을 느꼈다. 부담이 될 법도 한 것이 부단히런 5기를 시작하는 첫날이어서 첫 단추를 잘 끼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매일의 달리기를 지향해 왔지만 이렇게 달리기 모임에 참여한 것도 처음이고, 매일 인증을 한다는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나에게 있어 도전은 언제나 설레는 그 이상의 것이다.
로드 러닝을 하고 싶었지만 스트레칭하는 데 시간을 많이 사용해서 피트니스센터에서 트레드밀 달리기를 하기로 했다. 한낮에는 찜통 같았지만 새벽에는 나름 서늘한 공기를 맛볼 수 있어 달리기 하는 데 큰 무리가 없고 새벽에는 피트니스센터를 이용하시는 분도 거의 없어서 개인 공간처럼 느껴져서 더더욱 좋다.
농구와 야구 같은 단체 운동도 좋아하지만 개인적으로 운동은 혼자 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저마다 다른 신체 능력이 있기에 동일한 훈련을 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고, 무리해서 운동하는 것보다는 매일 운동을 한다는 것 자체를 즐거움으로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같이 운동하다 보면 서로 경쟁의식을 느끼고 상대방보다 더 잘하고 싶어 무리하게 마련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을 때 친한 형이랑 동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한 적이 있었는데, 입학 전이라 시간도 많아서 하루 5시간 정도 헬스장에서 운동을 했다.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고등학교 3학년 때도 코피가 나지 않았는데 운동할 때마다 코피가 나서 상당히 불편했고, 한 번은 태권도 도복에도 흘려서 깨끗하게 지우느라 힘들었다.
물론 하루 5시간 이상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덕분에 체육교육과 학생들이 노안인 나를 보고 복학한 선배인 줄 알고 인사를 하기도 했지만, 힘든 대학 생활을 견딜 수 있는 체력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대학교 4년 동안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결과 군 복무도 건강하게 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 크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었다.
하지만 건강함은 영원히 유지되지 않는다. 나름 건강하다고 생각했던 내 몸 상태는 기본적으로 노화를 이겨낼 수 없었고,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고 간헐적으로 하면서도 꾸준히 운동한다는 착각이 천천히 건강을 악화시키는 문제로 작용하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건강해 보이지만, 비만형 체형과 과도한 내장지방이 몸속에서 심각한 염증 작용을 일으킨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다행히 올해 7월부터 이태근 선생님의 가르침대로 과일 단식과 달리기를 하면서 건강을 회복하고 있고 체중도 감량되어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해프닝도 종종 겪는다. 살이 빠져서 맞는 옷이 없어서 새로 사야 하는 불편함도 있지만 이런 불편함이라면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으며, 군 입대 전 72kg의 몸무게로 돌아가기 위해 매일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핵심이 바로 달리기다. 그동안 혼자서 달리면서 지금 내 자세가 맞는지, 호흡법은 정확한지 알 수 없어 보다 효율적인 달리기를 할 수 없었지만 부단히런 5기 시작 전 오리엔테이션에서 기초적인 내용을 배우고 시행할 수 있어서 잘못된 습관은 빠르게 고칠 것이다.
부단히런 5기 시작을 '런데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서, 그동안 달리기와 관련된 포스팅에서 자주 보았던 인증 사진을 이제 나도 사용한다. 매일의 달리기가 쌓여 8주의 달리기가 되도록 하는 첫 관문에 어떤 사진을 사용할까 하다가 과일을 먹으며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에 어제의 달리기 한 기록을 넣었다.
과일 단식과 달리기가 가져온 내 삶의 변화를 기억하며, 두 가지 모두 평생의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이 반영된 것이다. 모든 운동의 기초가 되는 달리기를 하면서 무릎 부상 때문에 그만둔 사회인 야구를 다시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그보다 '물 공포증'이 있는 내가 수영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상상이 내가 싫어했던 것을 하면서 또 다른 싫어하는 것까지 포용하게 만든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체력을 키우기 위해서 거리보다는 시간에 포인트를 두고 달리는 연습을 할 것이다. '런데이' 애플리케이션의 메뉴 중 <50분 달리기>에 맞춰서 12번 달리기 연습을 하면서 쉬지 않고 50분 달리는 체력을 만들 것이다. 어떤 사람은 50분에 10km를 달릴 수도 있지만, 나는 거리보다는 50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달리는 연습을 하면서 진정한 체력을 키우려고 한다.
8주의 과정 중 처음이라 긴장이 되기도 했지만, 트레드밀 달리기를 무사히 완주했고 내일부터는 50분 달리기 연습에 집중할 계획이다. 달리기에 온전히 집중하면서 50분 동안 나와의 싸움에서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린다면, 언젠가 10km 달리기를 완주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아직 대회에 출전할 수준은 아니지만 부단히 달려서 10km 마라톤 대회에도 출전하고 싶다.
#건강
#달리기
#부단히런
#몹글
#몹시쓸모있는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