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어제 잠들기 전, 일기예보를 확인하니 밤부터 새벽까지 비가 예보되어 있었기에 오늘은 오랜만에 우중 달리기를 할 것을 각오하고 잠들었다. 달리기도 축구처럼 날씨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운동이라 달리는 사람의 의지만 있다면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충분히 달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이다.
두 번의 우중 달리기 경험으로 비가 와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오늘 아침 일어났고, 창밖을 보니 생각보다 비가 많이 오지 않았고 내가 달리기를 하러 나갔을 때는 이미 비가 그쳤다. 서둘러 우중 달리기 전문 러닝화를 바꿔 신고, 달리기를 하러 나갔다. 비가 와서 그런지 지난주까지 달릴 때 가장 많이 고려했던 무더위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선선한 날씨라 달리기를 하는데 최적의 조건이었다.
어제 가민 포러너 965를 충전하느라 착용하지 못하고 잠들었기에 충분히 회복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으면 안 되는데 생각하면서 가민의 제안을 확인했고, 다행히 조금 덜 회복되기는 했지만 휴식을 제안하지는 않았다. 8주 동안 매일의 달리기를 하겠다는 다짐을 오늘도 이어갈 수 있어서 기분 좋게 달릴 준비를 하였다.
물론 달리기 전 스트레칭하는 것을 빼먹지 않으며 요즘에는 0.5km 정도의 거리를 가볍게 걸으면서 몸을 예열시킨다. 예열의 목적도 있지만 요즘 가장 많이 애용하는 경로의 마지막 지점에서 빠르게 집으로 갈 수 있도록 거리를 조정하려고 해서 일부러 미리 0.5km를 걷는다. 조금 더 일찍 나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달리기를 마치고 서둘러 출근해야 하는 마음에 끝나는 지점을 집 근처로 바꿨다.
지난주 동안 미리 사용했기에 능숙하게 세 가지의 측정 애플리케이션을 작동시킨 후 달릴 준비를 하였고 비가 와서 촉촉해진 도로를 달릴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을 더 썼다.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점은 부상 방지이기 때문에 달리는 순간은 물론 일상에서도 부상 방지를 위해 애쓰고 있다. 특별한 사정이 있어 매일의 달리기를 못하는 것은 수긍할 수 있지만, 내가 관리를 잘하지 못해 부상으로 매일의 달리기를 하지 못하는 것은 수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거리보다는 50분 달리기를 연습하면서 달리기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는 달리기를 했다. ‘런데이’ 애플리케이션의 50분 달리기 훈련 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 체계적으로 연습한다면 12번의 훈련 후 나는 더욱 편하게 50분 달리기를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지난주까지 6km 달리기를 할 때 약 45분의 시간이 소요되었는데, 5분만 더 달리면 충분히 50분 달리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말이 5분이지 나에게는 지옥과 같은 시간이었는데, 마치 지금까지 달린 45분의 시간보다 마지막 5분의 시간이 더 안 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처음 50분 달리기를 하는 것이라 몸이 거부 반응을 보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내 달리기 체력이 50분 달리기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느껴졌다. ‘아직도 훈련이 부족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절대 초심을 잃지 않고, 기초 훈련 강화에 더 신경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달리게 될 7km, 8km의 달리기 경로를 미리 정해 놓으며 대략적인 거리를 정해 놓으며 6km의 거리를 달렸는데 43분 정도 소요되었다. 남은 7분의 시간을 더 달려보다는 생각에 계속 달렸는데 가민을 확인해 보니 6.8km의 거리를 달린 것을 보고 내친김에 7km를 달려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9월은 6km 달리기에 집중하기로 했는데 오늘 욕심을 내어 거리를 늘리는 무리수를 두었지만 50분 달리기와 7km 달리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7km 달리기를 하면서 내 안에는 또 다른 욕심이 생겼다. 올해 목표 중 하나인 ‘나이키 런 클럽’의 그린 러닝 레벨 달성과 함께 10km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겠다는 마음이다. 카카오톡 단체방에 오늘의 달리기 인증 사진을 올리니 달리기 멘토이신 아주nice 님께서 내 마음을 아시고 올해 11월에 개회되는 10km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볼 것을 제안하셨다.
비대면 모인임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을 꿰뚫어 보신 멘토님의 독심술에도 놀랐지만, 15km의 거리를 완주할 실력을 만든 후 10km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려고 했던 계획보다 빨라져서 조금 더 놀랬다. 멘토님의 제안대로 11월 3일에 개회 예정인 한 마라톤 대회에 10km 달리기 부문을 신청했고, 열심히 준비해서 공식적으로 첫 번째 마라톤 대회에서 기록보다는 완주에 포인트를 두고 최선을 다해 달릴 것이다.
계획대로 되는 인생이 없기에 내 계획보다 빠르게 전개되는 달리기 세계가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매일의 달리기로 쌓은 축척의 힘이 위대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처음 2km의 거리를 달렸을 때는 입이 벌어질 정도로 호흡도 불안했고, 심장이 터질 정도로 심박수도 높았지만 요즘은 안정된 심박수를 유지하며 달리고 있어 내가 보기에도 놀라운 성장을 했음을 느낀다.
글쓰기 모임에서 한 작가님의 댓글 중 내가 동경하는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님과 함께 보스턴 마라톤 대회를 달리는 상상을 하니 하루빨리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고 싶다는 욕심이 들기도 하지만, 순차적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기 위해서 매일의 달리기라는 복리 이자를 적립할 것이다. 모든 일에 순서가 있듯이 10km, 하프코스, 풀코스 순서대로 훈련을 하여, 멘토님처럼 달리기 전문가가 되는 날을 상상한다.
“나는 부단히런 5기의 8주 과정 동안 매일의 달리기를 했다”라는 과거형 문장을 작성하며 8주 뒤의 나를 그려본다. 물론 중간에 어려움도 있고 달리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현명하게 난관을 헤쳐나가며 꼭 8주 매일의 달리기에 성공하고 싶다. 할 수 있다는 막연한 믿음보다 반드시 해내고야 말겠다는 불굴의 의지로 매일의 달리기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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