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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Sep 04. 2024

오늘 내가 흘린 땀방울의 양은 얼마나 될까

50분 달리기, 작심삼일 2일 차

 어제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50분 달리기 연습을 하면서 문득 가민을 보니 6.8km를 달렸다는 것을 확인하고, 조금만 더 달려서 7km를 채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월요일 트레드밀 달리기를 할 때도 7km 달리기를 시도했지만 실내 달리기다 보니 가민 포러너 965와 나이키 런 클럽, 트레드밀도 데이터가 모두 달라 혼란스러워서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임실 공설운동장 트랙 위에서 처음으로 거리를 4km에서 5km로 늘렸을 때, 심장을 비롯해서 온몸이 거부했던 것을 경험했기에 거리를 늘릴 때면 항상 긴장된다. 이번에는 과연 “몸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라고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마음속으로 오늘 달리 거리에 대해 미리 귀띔한다. 우습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내 몸이 얼마나 심하게 거부했으면 미리 이렇게라도 해야 달리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제는 운 좋게 7km를 달렸지만, 고작 하루의 달리기로 안심하거나 내 달리기 체력이 늘었다고 만족할 수는 없기에 오늘도 7km의 거리를 달리기로 했다. 가민은 오늘 휴식을 제안했지만, 부단히런 5기 8주 과정을 완주할 것을 목표로 삼았기에 가민의 제안을 정중히 사양하고 달릴 준비를 해서 밖으로 나갔다. 가을의 문턱을 느낄 정도로 선선해진 날씨라서 이제 무더위와 싸울 힘을 달리는 데 집중할 수 있어 오늘도 딱 달리기 좋은 날씨임을 느낄 수 있었다.



 거리를 늘릴 때마다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삼일 동안 테스트해 보는 ‘작심삼일의 달리기’를 적용한다. 몸의 거부 반응을 줄이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삼일 동안 정말 이 거리가 나에게 맞는지를 확인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혹은 욕심을 부려 거리를 늘리는 것은 아닌지 삼일 동안 달리면서 내가 수용할 수 있는 거리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4km에서 지금 테스트 중인 7km 거리까지 비록 3km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내가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딱 5km만 한 번도 멈추지 않고 달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버츄얼런이었지만 처음 참가한 815런에서 5km 달리기를 완주할 수 있었고, 내년 815런에서는 꼭 8.15km 달리기를 성공하겠다고 다짐하며 매일의 달리기를 한 것이 이제 7km의 거리까지 도달했다.


 물론 달리는 거리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러너에게 각자의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풀코스를 달리는 사람이 있으면 5km의 거리를 달리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풀코스를 달리는 사람에게도 5km의 거리를 겨우 달리던 시절이 있었다고 믿기에 더더욱 거리의 중요성보다는 매일의 달리기를 하려고 하는 의지에 더 무게를 두고 연습을 한다.




 오늘 7km의 거리를 어제와 똑같은 경로로 달리면서 어제보다는 조금 수월해짐을 느꼈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님을 직감할 수 있었다. 자만하거나 방심하면 언제든지 부상을 당할 수 있기에 온몸에 신경 쓰면서 런데이 애플리케이션의 50분 달리기 프로그램 지도에 따라서 훈련했고, 50분 이상 달릴 수 있는 체력을 만들기 위해 온 힘을 쏟아부었다.


 내일도 7km를 달릴 것이지만 오늘의 달리기에 집중하며 오늘의 연습이 내일의 달리기를 보다 수월하게 만들어 줄 것이기에, 어제보다 더 집중하며 달렸다. 11월에 개최되는 마라톤 완주를 위해서도 부단히 달려야 해서 더욱더 집중했다. 조금 무리하면 10km의 거리도 달릴 수 있겠지만, 단 일회성으로 끝나는 달리기는 하고 싶지 않았다.



 내 목표는 부상 없이 즐겁게 매일의 달리기를 온전히 즐기는 것이다. 속도에 대한 욕심도 입상에 대한 미련도 모두 버릴 것이다. 나만의 속도로 부지런히 달리고 달리며 나만의 달리기를 매일 조금씩 만들어 가려고 한다. 비롯 남들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할지라도 나만의 속도로 달리며 나만의 달리기를 하는 것이 진정한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7km 문을 두르리는 단계이지만 내 마음과 몸은 이미 10km를 향해 가고 있다. 거리가 전부는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점점 거리를 늘려가는 모습이 이중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 거리는 대나무의 마디처럼 치열한 훈련의 흔적이자 매일의 달리기로 배출된 땀의 결정이다.


 10km를 달리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연습 때 흘린 땀은 실전에서 피보다 더 진한 경험이 되어 연습과 같은 실전으로 만들어 줄 것을 믿는다. 오직 매일의 달리기만이 실전적인 연습으로 나를 이끌어 줄 것이며, 진정한 러너의 모습으로 나를 변화시켜 줄 것이다.



 부단히런 5기 8주 과정의 첫 주를 보내는 요즘, 인증과 완주의 부담감으로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있지만 달리기에 진심은 더욱 커져만 간다. 글쓰기 모임에서 오랫동안 함께 서로의 글을 나누는 작가님께서 오랜만에 책에 대한 글쓰기를 했다며 반가워하셨지만, 내가 달리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하게 오래 글쓰기를 하기 위함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작가의 체력을 만들고 건강하게 일상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바로 달리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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