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독서 결산
유난히 무더웠던 8월에는 2년 정도 꾸준히 지켜온 루틴에 변화를 주면서 하루의 시작을 달리기라는 새로운 루틴에 적응하는 시간이었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생각보다 너무 적응을 잘해서 목표했던 거리인 100km보다 더 많이 달려 125km라는 흔적을 남겼다. 그래봤자 아직 초보 수준에 불가하지만 달리기를 극도로 싫어했던 나에게는 의미심장한 기록이다.
달리기에 집중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2년 동안 매일 지켜온 루틴을 모두 버린 것은 아니다. 꾸준히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하였고, 항상 온라인에서만 뵈었던 꿈유 작가님의 실물 영접을 하는 북토크에도 참석하면서 책에 대한 진심을 발휘했다. 그리고 다양한 책을 보긴 하지만 소설 카테고리는 웬만하면 잘 보지 않았는데 <행복동 타임캡슐>의 저자이신 권지영 작가님의 줌 미팅에도 참여하여 소설 쓰기의 매력을 맛보기도 했다.
줌 미팅 이후 이소현 작가님의 신간, <불꽃과 재 속의 작은 불씨>라는 소설을 읽으면서 점점 소설의 매력을 느끼고 있다. 지금까지 책에 대한 글과 일상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한 에세이 쓰기에 주력했는데, 앞으로는 소설 쓰기에도 도전하게 이끌어주는 자극의 시간이었다. 소설 쓰기를 연습하면서 진정으로 무라카미 하루키를 동경하는 사람의 삶을 살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8월에는 전자책보다 종이책을 더 많이 읽으려고 애를 썼고, 내가 자주 방문하는 김해지해의바다에서 매주 10권의 책을 빌리면서 매일의 책 읽기를 놓지 않았다. 안중근 의사님처럼 강력한 의지는 아니지만 하루라도 책을 보지 않으면 무엇인가 하지 않았다는 느낌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이다. 그래서 잠자리에 들었다가도 벌떡 일어나 책을 읽고 잔 적도 있었다.
올해 가장 무더웠던 날씨 덕분에 주말마다 외출을 하지 않아 여유롭게 책을 읽고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진정한 오티움을 누렸던 8월, 나의 책 읽기와 글쓰기는 한 뼘 더 성장했고 지금도 꾸준히 성장의 길을 달리고 있다. 육아에 지친 아빠에게는 너무나 부러운 나의 주말일지도 모르지만, 나에게도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은 아빠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아이에게 해주고 싶지만, 아이에게 꼭 남겨주고 싶은 것은 바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습관이다. 아직 어리지만 아이도 나름대로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 아이가 진정으로 꾸는 꿈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지만, 무엇을 하든지 아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꿈을 꾸었으면 좋겠고 그게 무엇이든지 지지하고 응원할 것이다.
아직 어려서 유튜브를 보는 것을 더 좋아하지만 내가 먼저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책을 읽고 글을 쓰게 될 것이라 믿는다. 내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이지만, 이보다 더 좋은 소통의 방법은 없다고 믿기에 아이도 영상 콘텐츠보다는 책과 글로 소통하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다.
32권의 책 읽기(누적 613권)
9월에는 추석 연휴와 감정코칭 전문가 1급 과정, 그리고 1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샐러던트의 삶으로 다른 때보다 책 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다른 어떤 것을 추가해도 책 읽기 루틴을 절대 포기할 수 없으며, 내가 하고자 하는 모든 일의 기초가 된다고 생각하기에 매일 꾸준히 해야만 하는 인생의 과업이자, 나의 무지를 앎으로 바꾸는 시간이다.
여전히 진행 중인 3년 1,000권의 책 읽기 프로젝트는 순항 중이며 목표 달성을 위해 매일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 아직 300여 권의 책이 남았지만 매일의 책 읽기를 하면서 이 프로젝트를 반드시 성공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어떤 방법보다는 매일의 책 읽기를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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