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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Sep 12. 2024

오늘이 있어야 내일도 있다

오늘의 달리기에 집중하기

 어젯밤, 열대야를 연상하게 할 정도로 너무 더워서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너무 더워서 3시간 예약을 하고 잠을 잤지만, 새벽에 무더위에 지쳐 잠을 깼다 잠들었다는 반복 하니 컨디션이 말이 아니었다. 이런 날에는 가민도 휴식을 제안해 줬으면 했지만, 눈치 없는 가민은 회복 달리기를 권유했다.



 가민이 휴식을 제안하더라도 달리기를 할 생각이었지만,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한 날은 쉬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간절하다. 달리기를 하면서 더욱 수면의 필요성과 중요성 느끼는데, 수면 시간 동안 몸이 회복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제야 실감하는 내가 참 어리석다고 생각한다. 진작 이런 생체 메커니즘을 알았다면 올빼미족으로 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주말에 잠을 몰아자도 늘 피곤했던 것이 매일 회복해야 할 피로 물질이 있는 데, 매일 그것을 회복하지 못한 채 내일로 미루고, 내일이 되면 또 다음 날로 미루었기에 회복이 될 수 없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다행히 수면의 중요성을 알게 되어 매일 최소 8시간의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이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다.



 

 요즘은 50분 달리기 연습에서 조금 욕심을 내어 1시간 동안 8km를 달리려고 한다. 며칠 하니 익숙해져서 9km로 거리를 늘려 볼까 고민하던 차에 그동안 달린 기록을 살펴보니 1시간 달리기를 한지 고작 5일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 2주 정도 연습한 것 같다고 착각했던 내가 만약 거리를 늘렸다면 그야말로 무리의 연속일지 모른다.


  어제 비를 맞으며 달리기를 했지만 다행히도 감기에 걸리지 않았다. 비 오는 날에는 달리기에 대한 진심을 구별할 수 있는 데, 비를 맞으면서 달리는 사람은 정말 달리기에 진심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달리기를 하는 사람도 대단하지만 날씨에 관계없이 달리기를 하는 사람은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다.



 아직 태풍이 불 때 달리기를 해 본 적은 없지만, 불광불급(不狂不及)을 실천하기 위해 태풍이 부는 날에도 달리기를 하며 ‘달리기에 미친놈’이란 말을 듣고 싶다. <부단히런>이라는 달리기 모임을 하면서부터 혼자 달릴 때보다 더 달리기에 애정을 느낄 수 있다. 물론 함께 달리면서 서로를 응원하고 소통하며 성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아직 초보 수준이라 배워야 할 것도 많지만 나보다 먼저 달리기를 시작하신 선배님의 노력을 볼 때마다 나는 아직 멀었구나 생각하며 좌절 대신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도 달리기 고수를 만났는데 ‘나는 언제 저분처럼 달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보다는 ‘저분처럼 달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겠다’라는 다짐을 하며 나만의 속도로 끝까지 완주하는 데 집중했다.


 요즘은 페이스를 높이려고 노력하지도 않는 데, 자연스럽게 페이스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만약 처음부터 속도에 욕심을 냈다면, 지금의 달리기 습관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세와 호흡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기에, 속도도 자연스럽게 올라왔다고 믿는다. 달리기에 있어서 속도도 중요하지만, 자세와 호흡이 뒷받침되지 않는 속도는 모래 위에 지은 집과 같다.



 11월에 있을 10km 마라톤 대회 준비를 차근차근하면서, 아직은 속도에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것이다. 사실 속도에 욕심을 부릴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내 영역도 아닌 부분에 욕심을 내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을 것이다. 아직도 5km에서 6km 구간이 되면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어서 구간 별 체력 안배에 더 신경 써야 할 입장이다.



 오늘도 무념무상의 상태로 달리기를 하면서 ‘그만 달리고 싶다’라는 내면의 소리를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 대신 오늘의 달리기에 집중하면서 내 몸 상태에 신경 쓰고, 내일의 달리기를 준비한다. 내일은 어떤 달리기를 할지 모르지만, 오늘의 달리기에 충실해야 내일의 달리기도 있다고 믿는다. 만약 오늘의 달리기에 충실하지 못한다면, 내일의 달리기도 없다.


 하루하루 쌓여가는 나의 달리기는 아직 초보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훗날 전문가가 되더라도 초심을 절대 잃지 않을 것이다. 자세와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는 마음이 나의 달리기 초심이다. 무엇보다 이 두 가지를 하지 못한다면 절대 거리도 늘리지 못하고,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없을 것이다.


 매일의 달리기를 즐기면서 오늘의 달리기를 온전히 누릴 것이다. 매일의 달리기가 10km 마라톤의 원동력이 되고, 풀코스 마라톤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매일의 노력을 한다면 나도 모르게 페이스가 빨라진 것처럼 나의 달리기도 점점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 오늘의 달리기를 마치며 쿨 다운이라는 시간을 통해 멈추지 않고 완주한 나를 칭찬하며 내일의 달리기를 준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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