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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Sep 15. 2024

연습만이 살 길이다

가상 마라톤 2일 차

 추석 연휴의 둘째 날, 평소와 다름없는 일요일이지만 왠지 모르는 여유로움이 넘치는 하루였다. 침대에서 충분히 몸을 풀어주고 가민의 제안을 습관적으로 확인한 후 밖으로 나갔다. 약간 흐린 날씨였지만 비가 올 정도는 아니어서 오히려 달리기 하는 데 최적의 날씨라고 생각했다. 우중 달리기도 상관없지만, 햇빛이 강하지 않고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날이 달리는데 가장 좋은 날씨이다.



 일요일에다 연휴라서 그런지 평소보다 운동하는 사람으로 북적였다. 오프라인 러닝 크루들의 모습도 보여서 확실히 달리기 마니아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한눈에 봐도 달리기를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라톤 대회에 나가면 이런 분들을 많이 볼 수 있겠지만, 이런 전문가들을 보고 기가 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만의 속도로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달리기 전문가나 러닝 크루들의 위세에 기죽지 않고 나만의 달리기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대회 전까지 열심히 실전처럼 연습하고, 대회 당일에는 연습하는 것처럼 실전을 치를 계획이다. 어제 가상 마라톤을 처음 연습했기에, 대회 전까지 부지런히 연습하는 것이 완주를 위한 길이다.



 50분 달리기를 연습하면서 한 시간 달리기를 시도하는 중, 우연히 알게 된 가상 마라톤이란 프로그램을 하면서 마라톤 대회 준비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막연하게 그냥 뛰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전문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연습하면서 구간 별 페이스 유지가 가장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나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5~6km 구간대에 급격하게 페이스가 저하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강인한 체력을 만들어야 한다.



 오늘의 달리기를 하면서 이런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초반에 페이스를 너무 빠르게 하지 않도록 시도했다. 대신 7km 구간 전까지는 페이스를 단축시키기 위해 힘을 아껴서 구간 별로 배분했다. 아직 달리기 체력이 없어서 7km 이후부터 페이스가 급격하게 저하되는 새로운 문제를 마주하게 되었지만, 이것도 연습을 통해 개선해야 할 문제일 뿐이다.


 사실 어제 처음 가상 마라톤을 하면서 1위를 하였는데, 자만심이 들지 않도록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연습에서 잘하는 것보다는 실전에서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에, 연습에서는 적극적으로 실패를 경험하면서 나도 모르는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서 나의 달리기는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가상 마라톤에서는 8위를 했다. 8km 구간을 지나자마자 급격하게 떨어지는 체력으로 페이스를 늦출 수밖에 없었다. 만약 페이스를 조절하지 않았다면 달리기를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완주를 최고의 목표로 하는 나에게 달리다가 멈추는 것은 큰 좌절을 줄 수도 있기에, 체력이 없는 나 자신을 탓하며 천천히 달리더라도 절대 멈추지 않고 완주하려고 노력했다.



 더욱이 가을 무더위로 땡볕과도 싸워야 했기에 체력 관리가 중요함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11월에는 몸이 예열되기 전까지 추위와도 싸워야 할 수도 있기에 달리기 환경을 알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정말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바람의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도 직접 달리기를 하면서 하나씩 배워가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다른 운동과 마찬가지로 달리기도 배워야 할 것이 정말 많다. 특히 달리는 코스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대회 당일 당혹감에 실력 발휘를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대회 전에 실제 코스에서 달리면서 실전 감각을 익히면서 매일 달리는 코스를 달리는 나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면서 이미지 트레이닝도 겸할 것이다.



 10km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면서 유난 떠는 것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나는 완주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뿐이다. 어렵게 마음먹고 출전한 대회에서 준비 부족으로 중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하기에 내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완주는 물론 기록도 달라질 것이다. 섬세하게 준비할수록 여유롭게 달릴 수 있고, 당혹스럽게 만들 수 있는 상황 속에서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마지막 페이스가 떨어져서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이것도 연습의 일부이며 내가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할 나의 현주소이다. 내가 체력이 더 좋다면 이런 문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며, 꾸준히 연습한다면 체력도 향상되어 페이스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완주를 위해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는 체력 만들기는 꼭 필요한 과정이다.


 비 오듯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오늘의 달리기를 회복 걷기와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했다. 달리기도 중요하지만 쿨 다운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일의 달리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내일의 달리기는 오늘의 달리기를 내가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기에, 오늘의 달리기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오늘이 없다면 내일도 없다는 것을 믿기에, 오늘 지금 이 순간에 진심을 담아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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