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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Sep 20. 2024

지금 가장 좋은 방법

오늘의 달리기에 만족할 수 있도록

 추석 연휴 동안 가상 마라톤을 연습하면서 아직까지는 매일 10km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체력이 아님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연휴가 아니었다면, 케냐 마라톤 선수들이 주로 한다는 아침 낮잠으로 회복할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를 누릴 수 없었을 것이다. 연휴 동안 가상 마라톤을 하면서 내린 결론은 격일의 달리기였다.



 내가 생각한 격일의 달리기는 하루 달리기, 다음날 휴식이 아니라 하루 10km의 거리를 달렸으면 다음날에는 3~5km 정도의 거리를 달리는 것이다. 일명 회복 달리기로 아직 매일의 10km 달리기를 할 수 없기에 체력을 만들기 전까지 이 방식으로 연습할 계획이다. 그래서 오늘은 가민의 제안을 확인하고 가볍게 3km 정도만 뛸 요량으로 밖으로 나왔다.


 일기예보에 오후부터 내가 온다고 했지만 하늘은 잔뜩 흐려 지금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은 날씨였다. 우중 달리기를 했던 경험이 있어서 비가 오는 것쯤은 크게 신경 쓰지 않기에 스트레칭을 하며 오늘의 달리기를 준비했다. 3km밖에 달리지 않지만 내일은 다시 10km를 달리기 위해서 내 몸을 회복하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평소보다 스트레칭을 하는 시간을 배나 더 사용하면서 몸을 충분히 풀어주었고, 머릿속으로 3km 달리기를 할 경로를 생각하며 달릴 준비를 했다. 런데이 애플리케이션의 가상 마라톤 프로그램 중에 3km 가상 마라톤을 처음 하기에 살짝 긴장이 되기도 했지만, 편하게 달리기로 마음먹고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속도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지만 평소 달리기를 할 때마다 초반 페이스가 좋았기에 자연스럽게 내가 생각했던 페이스보다 빠르게 달릴 수 있었다. 속도보다는 회복에 집중하기 위해서 천천히 달리려고 애썼지만, 내 몸은 어제의 달리기를 기억하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어제의 속도와 동일하게 달렸다.



 거리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그런지 아니면 이 정도 거리는 충분히 달릴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인지 몰라도 너무 편안한 마음에 달릴 수 있었고, 오르막길을 올라도 숨이 차서 심박수가 증가하지도 않았다. 평소에는 평균 심박수가 150 후반 정도였는데 오늘은 140 초반의 심박수를 보여서, 심박수 수치만 보아도 달리기를 하면서 전혀 힘들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7분 4초의 페이스로 달리기를 마무리하면서 생각보다 빠른 22분의 시간이 소요되었고, 쿨다운을 위한 스트레칭을 하면서 달리기를 마무리했다. 만약 5km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다면 모든 힘들 다 쏟아부어 1위를 할 수 있는 무리수를 들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했다. 동시에 장거리 달리기를 하려면 무엇보다도 체력이 필수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체력은 국력이다”라는 말을 어릴 적부터 듣고 자랐지만, 요즘처럼 달리기뿐만 아니라 무엇을 하든지 체력은 필수라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글쓰기를 하기 위해서도 체력이 필요하기에 오래 앉아서 버티는 엉덩이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도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매일의 달리기를 해야 함을 온몸으로 느꼈다.



 3km 가상 마라톤으로 매일의 달리기와 회복 달리기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서 9월 남은 기간 동안은 거리를 늘리지 않고, 격일로 10km 가상 마라톤과 3km 가상 마라톤을 번갈아 하면서 마라톤 대회 준비를 할 것이다. 특히 10km 가상 마라톤을 할 때는 피로 물질이 쌓이지 않도록 회복 걷기를 하면서 내일의 달리기를 준비할 것이다.



 절대 욕심을 부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유념하면서 매일의 달리기를 누리는 현명한 방법을 계속 찾을 것이다. 오늘 생각한 방법도 지금은 맞는 것 같지만 언젠가는 틀린 방법이 될지도 모른다. 달리기로 성장하는 과정 중에 나에게 딱 맞는 방법이 과연 존재할지 모르겠지만, 그때마다 최적의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며 나를 위한 방법을 선택하려고 한다.



 남에게 자랑하기 위해 기록을 앞세우기보다는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하는 지표로 삼기 위해 기록을 관리하면서 오늘의 달리기를 반성하고, 내일의 달리기를 준비할 것이다. 오늘의 달리기에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오늘의 달리기에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는 만족할 수 있는 날도 올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오늘의 달리기에 만족하지 못한다. 오토타케 히로타다의 저서 <오체불만족>처럼 나도 지금 내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지만 부단히 노력하면 나도 나에게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오토타케 히로타다는 불가능에 도전하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지만, 나는 그보다 더 유리한 신체 조건을 가졌기에 조금만 노력하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불가능에 굴복하기보다는 가능으로 만들기 위해 수많은 시도가 내가 나에게 만족하게 만들 것이다.


#달리기

#런데이

#부단히런

#몹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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