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아 Nov 04. 2024

아이의 동심

호두까기 인형과 마술피리

 내가 마라톤 대회 준비로 컨디션이 떨어져 걱정하고 있는데 아이가 위로해 준다며 오랜 시간 꼭 안아주었다. 이번 주는 업무와 병치레로 인해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에 무엇이라고 해주고 싶어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전에 함께 보기로 한 <리틀 엠마>라는 영화가 생각나서 아이가 태권도 연습을 마친 후 영화를 보기로 했다.

 아이가 연습하는 동안 잠깐 쉬면서 책을 잠시 읽다가 아이가 갈아입을 옷을 챙겨 도장 앞으로 갔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아이가 마칠 때까지 기다렸고, 아이가 옷을 갈아입을 동안 아이의 도복을 정리해서 가방에 넣었다. 정말 오랜만에 아이와 단골 떡볶이집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은 후에 미리 예약한 영화를 보러 영화관으로 걸어갔다.



 동화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수많은 동화를 읽어 주었지만 호두까기 인형이라는 동화에서 한 번도 마법의 피리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슨 내용일까 생각해 보았지만, 피리가 등장하는 동화는 <피리 부는 사나이>밖에 떠오르지 않아 두 동화의 연결점을 찾을 수는 없었다. 요즘 피아노를 배우며 차이콥스키의 연주곡을 아는 아이의 선택에 따라 영화를 바꾸었지만 조금 색다를 것이라 기대를 했었다.

 크리스마스의 이브, 모든 사람들이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비는 날이기도 하다. 아직 크리스마스 시즌은 아니라서 시기적으로 공감하기 어려웠지만, 아이가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기도 한 크리스마스라서 옆에서 두 손을 보아 영화를 보는 모습이 참 귀여웠다. 아아의 동심을 깨고 싶지 않아 아직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알리지 않았지만 언젠가 아이도 크리스마스 선물의 비밀을 알게 되겠지만 그전까지는 늘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리면 좋겠다.

 크리스마스는 소원이 이루어지는 날이기도 하지만 내 주변의 사람들을 살피는 날이라는 것을 아이가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스크루지 영감도 꿈에서 본 자신의 현재와 과거를 비교하며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알게 된 것처럼 단순히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주고받고 자신의 소원만을 위한 날로 비치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가진 것을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는 착한 마음을 가지는 것만으로 보다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호두까기 인형과 마술피리는 사실, 호두까기 인형과 피리 부는 사나이의 스토리가 결합된 영화이다. 호두까기 인형이 되어버린 왕자 ‘조지’가 우연히 ‘마리’에 전해지면서 어쩌면 이 둘의 관계가 이미 정해졌을지도 모른다. 마리의 노래로 찾아온 환한 빛에서 시작한 마법으로 마리는  사람이 되어버린 자신의 인형들과 조지를 찾아서 쥐들이 지배하는 왕국으로 떠난다.

 못된 쥐 왕비가 왕에게 잠자는 약을 먹이고 마법의 피리를 찾으려고 하지만 왕가의 사람들 외에는 마법의 피리를 찾을 수 없지만 조지는 어릴 적부터 들어온 자장가를 통해 아버지로부터 비밀의 공간에 숨겨진 두루마기를 찾아 마법의 피리를 찾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믿었던 친구의 배신으로 마법의 피리를 빼앗기지만, 마리의 오랜 친구 빨강 부리 타조와 보끌이 양의 도움으로 마법의 피리는 마리에 의해 왕에게 전달되고 왕국을 지배했던 쥐들은 마법처럼 사라졌다.

 아침 해가 떠오르면서 마리는 마법사의 말이 떠오르지만 마리의 몸은 이내 사라지고 조지는 마리를 찾아 떠난다. 마리가 꿈에서 깨어나며 집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찾아오지만 꿈에서 만나 조지 왕자가 마리의 집에 찾아와 모든 문제를 해결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바랐던 마리의 소원대로 마리의 집을 빼앗기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된다는 전형적인 해피 엔딩의 전개이지만 이야기 전개가 참신했기에 진부한 동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최근에 본 영화 3편 중 가장 좋았다고 극찬한 호두까기 인형과 마술피리는 한 번 더 볼 생각은 없지만, 영화 중 뮤지컬처럼 등장인물이 노래를 하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아이 입장에서 참신했을 것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동화의 내용과 조금 다르지만 결국 선이 악을 이긴다는 전통적인 해피 엔딩을 통해 아이의 동심이 조금이라도 더 유지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아이와 매달 영화를 보면서 좋은 영상 콘텐츠를 함께 누리는 것도 그 동심 유지에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영화

#호두까기인형과마술피리

#동심

#몹글

매거진의 이전글 만남의 축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