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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Dec 16. 2024

연재 약속을 지키지 못했던 이유

No more excuse

 브런치 작가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글쓰기의 세계로 들어왔고, 매일의 글쓰기를 꿈꾸며 양질전화를 위해 글을 쓴다. 사실 글을 쓴다는 표현이 아직 어색할 정도로 여전히 글쓰기의 부담을 느끼며 매일의 글쓰기라는 일상의 압박 속에 산다. 이런 압박이 스트레스라기보다는 일상 속 신선한 긴장감이라는 표현이 더 맞다고 생각한다.


 이런 긴장감을 가장 효율적으로 누릴 수 있는 방법은 혼자 글쓰기보다는 함께 글쓰기를 하면서 인증이라는 수단을 통해 매일의 글쓰기를 하고, 그 인증에 대한 나만의 보상을 받는다. 지금 참여 중인 두 개의 글쓰기 모임은 인증 기준을 충족하면 소소한 보상을 해주기에, 이런 보상을 받을 요량으로 더 인증에 집착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요즘은 이런 인증마저도 잘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솔직히 아쉽고 안타까울 때도 있다.


"핑계 없는 무덤 없고, 사연 없는 인생 없다"라는 말처럼 매일의 글쓰기를 하지 못한 나만의 핑계와 사연은 있다. 정신없을 정도로 바쁜 현대사회에서 조금만 노력하면 타인의 암묵적인 동의를 구할 수 있을 정도의 명분을 만들 수 있지만, 나의 글쓰기 세계에서는 이 명분은 통하지 않는다. 그냥 매일의 글쓰기를 하지 못했다면 그저 못했을 뿐이다.



  모든 것이 나만의 핑계고 사연이며 오늘의 글쓰기를 할 수 없었던 이유가 존재한다면 반대로 오늘읠 글쓰기를 할 수 있었던 이유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내가 어떤 사정과 이유로 글쓰기를 하지 못했음에 대해 굳이 타인의 동의나 허락을 구할 필요가 없다. 오직 나에게 스스로 무엇 때문에 글쓰기를 하지 못했는지를 설명해야 할 것이다.


 정신없이 바쁜 날도 있었고, 너무 아파서 가만히 않아 있기도 버거운 날도 있었기에 매일의 글쓰기가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반대로 마음만 먹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기를 할 수 있었을는지도 모른다. 또한  앉아 있기도 힘든 몸상태라면 온전한 정신 상태가 아닐 수도 있어 글쓰기의 질을 보장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이렇게 나는 매일 써야 하는 이유와 쓰지 않아도 되면 이유 사이에서 갈등하며, 매일의 글쓰기를 꿈꾸는 내 안의 욕망이 조금 더 힘을 발휘해서  매일의 글쓰기를 하고 있었지만, 10월부터 매주 연재하는 글 발행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단 나는 내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며 독자의 신뢰를 잃어버린 사람이 되었다.



 약속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연재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큰일이 나는 줄 알았지만, 한 두 번 연재를 지키지 못한 일이 생기면서 연재를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감과 부끄러움은 오래가지 못했고, 심각함을 느낄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연재를 하지 말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여서, 연재를 포기하는 것도 고민했다.


 매주 정해진 요일에 연재를 지키지 못했지만, 연재를 포기하지는 않았다. 조금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시작한 연재를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한 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연재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은 모두 핑계이며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연재를 지키지 못할 상황이라면 독자를 위해 공지라도 올렸어야 했는데, 그저 못하면 말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몇 주째 연재를 지키지 않아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두꺼운 나의 안명 근육의 힘을 느낀다.


 내 글을 기다리신 독자를 위해 최소한의 변명이라도 해보면 1년 만에 다시 시작한 샐러던트의 생활과 달리기라는 새로운 루틴을 하면서 일상의 루틴에 아직도 적응하지 못한 나의 부족함에 있다. 더 이상 쓰지 않을 이유를 찾지 말고, 써야 할 이유를 찾으며 쓰지 못할 상황에 미리 대비하여 미리 써놓는 좋은 방법도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한탄보다는 순수한 매일의 글쓰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글쓰기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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