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록> 안예진 작가님 북토크
지난주 토요일, 아침 9시 정각에 11월 런데이 10K 마라톤을 하고 잠시 쉬었다. 11월 3일 전국 사상에코마라톤 이후 다시 10K 마라톤을 했다는 것과 한 시간 안에 완주했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차디찬 겨울바람을 정통으로 맞으며 달려 얼어붙은 몸을 녹였다. 겨울바람을 직접 경험하니 이래서 기온도 확인해야 하지만 풍향과 풍속도 확인해야 한다는 달리기 고수님의 조언이 조금 이해가 되었다.
휴식을 취하며 12월 런데이 마라톤을 할 때는 어떤 복장과 코스를 달릴지 고민을 하다, 장모님께서 몇 달 전부터 가보고 싶어 하시던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급하게 집을 나왔다. <동네 한 바퀴> 열혈 시청자이신 장모님께서 몇 번이나 가보자고 하셨던 집이고 새로운 차도 시운전 할 겸, 오랜만에 외삼촌도 뵐 겸 겸사겸사 외식을 하기로 했다.
선 듯 같이 가자고 말씀드리긴 했지만, 학수고대하던 <여행의 기록> 북토크에 참여하기 위해 늦어도 11시에는 집에서 나갈 계획을 하고 있어서 몇 번이나 시계를 보며 전포동 크레타까지의 이동 경로를 확인하고 소요 시간을 점검했다. 주말이라 교통 체증까지 감안하면 12시에는 부산으로 이동해야 늦지 않게 크레타에 도착할 것 같았다.
집에서 '0 국수'라는 식당까지는 차로 30분 정도 걸렸고 먼저 와서 기다리신 외삼촌 덕분에 준비된 국수와 파전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10K 마라톤을 하기 전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던 상태라 식욕이 몰려왔고, 잔치국수 한 그릇을 추가 주문해서 먹을 정도로 맛도 좋았다. 오랜만에 먹는 잔치 국수와 비빔국수를 먹으니 굳게 닫혀있던 식욕의 문이 열리는 것만 같았다.
행복한 포만감에 시계를 보니 12시 20분이 넘고 있어서 안절부절못하고 있던 찰나, 외삼촌께서 급히 전시 행사장으로 가셔야 한다고 하셔서 서둘러 식당에서 나왔고 집으로 가서 내 차로 부산으로 갈까 고민하던 중 아무래도 차도 막힐 것이고 주차 문제도 있어 김해 시청에서 경전철을 타고 전포동으로 가기로 했다. 12시 46분에 경전철에 탑승했고 부산 지하철 2호선 전포역까지 늦지 않게 갈 수 있었다.
전포역에 내려 <책방 크레타>로 향하는 길, 주말이라 전포 카페거리로 나들이 나온 인파들로 북적거리는 길을 지나 정각 2시에 도착할 수 있었다. 먼저 오신 분들 사이에 광채를 빛내고 계신 안예진 작가님께 먼저 알아봐 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90도 인사를 하고 제일 뒷자리에 앉았다. 11시에 출발해서 제일 앞자리에 앉을 것이라 계획했지만 계획대로 모든 일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더 실감했다.
3주 전부터 미리 구매해서 두 번 정도 읽었던 <여행의 기록>,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면서 한 번 더 읽었고 복토크 중 어떤 질문을 할까 고민하며 캠핑카 가족 여행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해외로 가족 여행을 가는 편이라 늘 캠핑카 여행을 동경하고 언젠가 해볼 것을 꿈꾸지만 막상 하려고 하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캠핑카 여행이다.
안예진 작가님처럼 강력한 실행력이 없으면 쉽게 하기 어려운 여행이라 여행의 준비 과정부터 여행지에서의 감정, 에피소드가 너무 와닿았고 코로나19 이전 가족 여행으로 방문했던 스위스라서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 우리 가족은 캠핑카는 아니었지만 취리히에서 자동차를 렌트하여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등 인접 국가를 자유롭게 여행했고, 약 3,500km를 직접 운전하여 자동차 여행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의 추억을 회상하며 안예진 작가님께서 전해주시는 여행의 기록을 들으며 다시 한번 스위스 가족 여행을 꿈꾸게 되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꼭 다시 한번 가족들과 스위스 여행을 해야겠다고 다짐했고, 기회가 되면 캠핑카 여행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알프스 산맥을 넘을 때 옆 차로에서 보았던 캠핑카를 보며 그저 부럽다고 생각했지, 실제 해볼 생각을 못했기에 꼭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우리 가족이 가보지 못한 제네바 이야기를 들을 때 UN 방문을 해서 아이에게 더 넓은 세계와 다양한 사람들과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고, 여행지를 결정할 때 아이의 의견을 반영하는 방식과 방문하는 여행지마다 놀이터를 가는 참신한 생각을 우리 가족의 여행 때도 도입하면 좋겠다는 흐뭇한 상상을 하며 복토크에 참여할 수 있었다.
작가이자 강연가, 도서 인플루언서, 러너 그리고 육아맘이신 안예진 작가님의 <여행의 기록> 이야기를 들으며, 이미 <독서의 기록> 북토크에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이 중첩되며 앞으로 하게 될 여행의 방식을 바꿔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단순히 관광을 하는 여행이 아닌, 그 지역을 온전히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여행이 되기 위해 여행 전부터 공부하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진정한 여행이 아닐까 생각했다.
작가님의 친필 사인을 기다리며 계속 눈에 들어오는 작가님의 ON 러닝화를 보면서, 지나 홋카이도 여행 때 구매한 ON 러닝화를 아껴두지 말고 꺼내 신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차례를 기다렸고 작가님께서 먼저 같이 사진 촬영을 하자고 하셔서 기쁘게 작가님과 사진을 찍었다. 책 내지에 적힌 작가님의 메시지를 보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앞으로 펼쳐질 내 여행의 기록을 상상했다.
내년 봄 정기적으로 가는 홋카이도 여행부터 <여행의 기록>을 만들면서 이전 여행과는 다른 새로운 여행으로 만들어야겠다는 다짐과 가보지 못한 새로운 곳을 가는 도전 정신, 그리고 이미 방문했던 곳에서 내가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다시 보고 느낄 수 있는 여행자의 시선을 통해, 나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여행의 기록>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더 많은 여행을 준비하고 공부할 것이다.
문득 마음속에 떠오르는 한 문장, "여행하는 사람은 현명하다"라는 글귀를 생각하며 여행을 통해 배우고 현명해지는 방법을 통해 더 겸손하고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는 비결은 오직 비현실적인 자연 앞에서 한 없이 작은 나를 인정하는 것이라는 다시금 느꼈다. 낮고 겸손한 자세로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도전과 매일의 작은 성공을 통해 내 인생의 기록을 만들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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