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은 10km 달리는 날
지난 주말동안 하동에서 가족여행을 하는 동안 러너의 첫 겨울 아침 달리기라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그동안 너무나 추운 새벽 달리기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이 있었는데 영하 6도의 날씨였지만 직접 달려보니 바람만 불지 않는다면 아무리 영하의 온도라도 충분히 달릴 수 있다는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과연 일상에서도 겨울 새벽 달리기를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맹목적인 두려움으로 거부하기 보다는 한 번 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근거없는 두려움이 주는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 겨울 새벽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모를 일이다.
작년 홋카이도 여행 중에도 '동네 한 바퀴'라는 콘셉트로 숙소 주변을 달렸던 경험이 이번 여행 중에도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이유와 명분을 만들어주었다. 어떤 일이든 한 번 한 번 직접 했다는 사실이 어떤 상황과 환경 속에서 지속할 수 있는 힘을 키워서 생각을 넘어 행동으로 실행하게 하는 강력한 동기와 명문을 제공한다.
여행 중 동일 지명에 대한 작은 오해로 왕복 100km의 거리를 의도하지 않게 운전했기에 일요일은 푹 쉬면서 회복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내도 아이와 도서관 다녀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일정이 없다고 해서 마음 편하게 일요일이란 황금 주말을 보낼 수 있었기에 더욱 기분이 좋았다.
매일 아침마다 내 몸이 얼마나 회복되었는지 확인하는데 여행 중 운전으로 피로가 조금 쌓였는지 회복력이 좋지 않았기에 이럴 때는 무조건 푹 쉬는 것이 필요하고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내도 내가 쉴 수 있도록 배려해주니 너무 고마웠다. 아내와 아이가 도서관에 갔을 때 2시간 정도 낮잠을 자며 더딘 회복력을 가속시켰다.
아무리 아내가 쉬라고 했어도 아내도 여행 중 잠자리가 박꿔어서 잠을 잘 자지 못했기에 아내에게도 회복의 시간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와 영화를 보며 함께 단 둘이 시간을 보내기로 했고 오후 4시 20분에 상영하는 영화를 보기 위해 아이와 함께 영화관으로 향했다. 아이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는데 날이 너무 좋아 예매를 취소하고 달리고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았지만 아이와의 약속이 더 소중하기에 참았다.
전편에 이어 믿고 보는 모이나 2탄을 보고 아이와 짧은 쇼핑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서둘러 달린 준비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영화를 보러 나갈 때보다는 온도가 떨어졌지만, 지금 달리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것만 같아 지금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깨문이다. 올해의 화두처럼 기회를 포착하고 놓치지 않는 실행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저녁 시간이었고 여행의 피로가 미쳐 다 풀리지 않아서 가볍게 30분 정도만 달릴 요량으로 시작했는데 달리다 보니 몸상태가 생각보다 좋아서 조금 더 달리기로 했고 조금 무리일 수도 있겠지만 오랜만에 10km 달리기에 도전했다. 생각해보니 올해 한 번도 10km 달리기를 한 적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하면 좋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올해도 하프 마라톤을 비롯해 몇 개의 마라톤 대회에 참여할 계획이 있어서 기회가 되는대로 10km 마라톤 연습을 해야하는데 대회가 임박해서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기회가 될 때 미리미리 연습해 놓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올해는 10km 대회에서 55분 안에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부단히 달려야 할 것이다.
정말 오랜만에 10km 달리기를 했더니 조금 힘들기는 했지만 달릴 수 있다는 것과 비정기적이지만 10km 달리기를 놓지 않는다는 점에 감사할 수 있었다. 한 시간 안에 완주하면서 올해의 도전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것은 덤으로 얻는 기쁨이었다. 이런 기븜을 지속적으로 누리도록 매주 일요일에는 10km 달리기를 할 생각이다. 앞으로 일요일은 10km 달리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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