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첫날을 기다리는 이유
올해 첫날 가족 모임차 대구를 방문했을 때 1월 1일을 기념하여 1.1km의 거리를 달렸다. 이는 작년 마지막 날 12.31km를 달리는 굿바이 런을 하지 못한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처음 해보았는데 매월의 첫째 날을 기념하는 좋은 방법인 것 같아 올해 달리기 목표 중 하나로 삼았다. 다른 러너는 2025년을 기념하여 20.25km를 달린 분들도 있었지만 아직 나는 실력이 미치지 못해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매월 첫날은 주로 런데이 애플리케이션의 챌린지 중 하나인 1km 달리기를 해서 늘 1km 달리기를 시작으로 이달의 달리기 훈련을 시작한다. 10km를 달리든 하프를 달리든 그 시작은 항상 1km 달리기에서 시작하기에 작년부터 매월의 첫 달리기 시작을 1km 달리기로부터 출발한다. 런데이 애플리케이션에는 몇 개의 챌린지가 있지만 가장 먼저 해야 할 챌린지는 1km 달리기라고 생각해서 매월 첫날 1km 달리기를 한다.
2월의 첫날은 토요일이라 여유로웠고 감정코칭 교육도 없어 달릴 생각에 행복한 감정으로 잠들었지만, 새벽부터 내린 비는 그칠 줄 몰랐다. 안 그래도 추위 때문에 혹독한 겨울을 보내는 중인데 비까지 내려 강제적으로 달리기 휴식을 취해야만 했다. 일기예보를 확인해 봐도 하루 종일 비 예보가 되어 있어, 포기하고 가족 나들이를 나갔다. 일요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하지만 아주 마음에 쏙 드는 카페에서 아이와 책 한 권을 읽고 비 오는 토요일 오후를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며 점심을 먹고 나오니 비가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일기예보를 보니 강수확률이 아침보다 줄어들어 늦은 오후에는 비가 그칠 것 같았다. 비 내렸지만 그렇게 춥지도 않아 저녁 먹기 전 조금 달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서둘로 나들이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다.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운전하는 내 모습을 본 아내는 내 마음을 알았는지 달리러 가라 말해줬고, 아이도 이제는 응당 아빠가 러너라는 것은 인정해 줘서 2월의 첫날 달리기가 가능했다.
집에 도착해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비는 그쳤고, 웜업을 하며 가볍게 걸으면서 달릴 코스를 확인했는데 새벽부터 내린 비라 웅덩이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물웅덩이가 없어서 달기기 좋았다. 1km 달리기와 2.1km 달리기라서 부담이 없지만 비 내린 코스는 미끄럽기도 하고 늦은 저녁이라 어둡기도 해서 집중해서 달리기를 했다.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말한 snake sense처럼 "할 수 있을 때 하자"라는 올해의 모토를 실천하기 딱 좋은 기회였다.
천천히 페이스를 조절하며 1km 달리기를 했고 연이어 2.1km 달리기를 하면서 2월의 첫날 달리기를 즐겼다. 매월 첫날과 같은 거리를 달리겠다는 시도를 통해 그 달의 달리기 목표를 정하면서 새로운 다짐을 하는 시간을 가진다. 지난달의 달리기를 반성하면서 이번 달에는 무엇을 개선하고 어떤 훈련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 보니 2.1km 달리기를 금방 끝낼 수 있었다. 비 때문에 일찍 시작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지만 일요일의 약속을 위해 쿨다운을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날짜와 동일한 거리를 달리는 것은 상당히 뜻깊은 일이다. 작년 815런에서 8.15km를 달리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아 있는데 작년 12월 31일이 12.31km 굿바이 런도 못한 아쉬움도 더 해 올해는 기필코 815런과 같은 날짜 달리기를 잊지 않고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저 다짐으로 그치지 않도록 매번 기념이 될 만한 날에는 가급적이면 날짜 달리기를 하기 위해 다이어리에 기록하기도 했고 다음 달에는 3.1절 런을 하기 위해서 미리 행사 신청까지 했다.
무엇인가를 기념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몸으로 기억하는 것이기에 날짜 달리기는 잊지 않고 기억하게 만든다. 그래서 매월 첫날, 날짜 달리기를 하며 이 달을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만들고 싶은 욕망을 표출한다. 무엇을 해야 할지, 얼마나 해야 할지 다시금 몸이 기억할 수 있게 자극을 주며 이 달의 목표를 상기한다. 주 3회 달리기는 물론 2월 미션런데이와 동장군 취임식 3,4주 차 챌린지를 하면서 따뜻한 봄을 기다린다.
올해 어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지 결정하지 못했지만 올해의 일정을 살펴보며 나에게 가장 맞는 대회를 선택하고 대회 준비를 할 것이다. 하프 마라톤 완주라는 목표에 도전하여 어떤 결과를 얻을지 아직 모르지만 대회 전까지 내가 어떤 자세로 준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강도보다 빈도'에 중점을 두고 주 3회 달리기를 하며 조금씩 거리를 늘려간다면 하프 마라톤 완주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믿는다.
다른 사람이 하니까 따라 하는 것이 아닌 내가 주도적으로 준비해서 참가하는 마라톤 대회가 되도록 고민 중이다. 작년보다 올해 한 단계 더 성장한 러너가 되고 싶은 마음을 달리기로 표현하며 날짜 달리기로 몸으로 기억하는 나의 행위는 어느새 새로운 달을 맞이하는 나만의 리츄얼이 되었다. 아내와 아이 생일에도 날짜 달리기를 하여 그날을 기억하고 세상에 단 하나뿐인 선물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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