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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앤나 Jan 31. 2016

더 이해하고 싶어서, 우리는 다르다.

그대가 남긴 에세이, 그래서 적는 수필_02

"저는 과거에 대해 묻지 않아요. 제가 직접 상대방과 시간을 보내고 경험하며 판단하고 싶어요."

"저는 과거에 대해 물어봐요. 어떤 상처가 있는지, 혹은 어떤 것을 가장 행복한 기억으로 남겼는지.
 더 이해하고 싶어서요."


그는 과거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 싫다고 했다. 자신이 직접 상대방을 겪으며 알아가고 싶다고 했다. 나는 아니라고 했다. 상대방이 가장 아파했던 것은 무엇인지 이해하고 싶고, 또 그를 행복하게 만든 것은 무엇인지 알아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한 사람의 이야기만 들어서는 사실을 제대로 판단할 수 없다고 했다. 기억은 왜곡되고, 입장에 따라 이야기도 달라지니 오히려 상대방에게 이야기를 듣는 것은 그 사람을 이해하고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사실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마음을 가졌고, 그래서 지금은 어떠한지 알고 싶다고 했다. 사실보다는 그 사람의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상대방을 더 이해하기 위해 과거를 묻지 않는다고 했고

나는 상대방을 더 이해하기 위해 과거를 묻는다고 했다.


이렇게나 달랐지만 그건 아무래도 괜찮았다.

목적은 같으니까, 상대방을 더 이해하고 싶다는 것.


나는 이렇게 대화하며 서로의 생각을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오해가 생기지 않을 테니까.


'왜 나에게 과거에 대해 묻지 않지? 관심이 없나 봐.' 가 아니라 '나를 직접 겪어보고 싶어서 과거를 묻지 않는구나.'라고 해해 갈 수 있으니까.


우리는 다르다.


놀랍고 신기하게도

'사랑해서' 건네는 말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서' 하는 행동도 다르다.

그래서 대화가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내가 생각지 못했던 그의 생각들을 알 수 있으니까.

지금이 아닐지라도 언젠가 그를 이해할 수 있을테니까.


'우리는 정말  다르구나.'로 생각하든

'우리는 알고 보니  같구나.'로 생각하든

그것조차 전혀 다른 판단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경험으로, 시간으로 나는 더 많이 배워가고 있다.


전에는 까무러치게 놀라며 '우리는 정말로  다르구나.'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다르지만, 알아가서  다행이야.'라고 생각하니까.




아주 많이 다른 사람들 틈에서

나와 같은 사람을 찾고 있다.


'다르지만, 괜찮아.'

'이렇게 알아가니까 오해없어지는구나.'

'다르지만- 결국은 같은 거야.'

이런 생각을 하는 다르지만

'같은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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