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하지 않았고 필요해진 것에 대하여
네 두번째 시간이에요.
늦은 밤, 한 서점에 대해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내일 아침이 오기 전에 알려드리고 싶은 곳이자, 잠들기 전에 나누고 싶은 이야기죠.
서점이 문을 여는 시간
시카고에서 출장중이었어요. 너무 멋진 도시지만, 보통 아침 아홉시부터 저녁 여섯시까지 내내 일을 하니까요, 거의 일이 끝나면 저녁을 먹으러가거나 밤에 문을 여는 상점만 겨우 들리게 되는데요. 그게 너무 아쉬운거에요. 그래서 어느날 밤에 혹시 호텔근처에 혹시 좋은 서점이 없나 하고 알아보고 있었는데요. 근데 웬걸, 한 서점이 너무 호텔과 가깝게 있는거에요. 근데 아시다시피 서점이 문을 열고 닫는 시간은 비슷하잖아요. 오전 열시에서 열한시쯤 문을 열고 이른 저녁엔 닫으니까요. 그래서 '이 서점도 못가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 서점이요, 몇시에 문을 열것 같으세요?
글쎄, 아침 7시에 문을 연다고 나와있는거에요.
너무 놀랐죠. 왜? 굳이 일곱시에? 아니 무슨 편의점도 아니고요, 슈퍼마켓도 그시간엔 안열잖아요? 그래서 사실 반갑기 보다는 이해가 안됐죠. 그 아침 출근길에 책을 사는 사람이 있다고? 누가? 설령 출근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해도 그침에 갈리가 없을텐데. 정말 사람이 간사한게요, 갈수있으니까 핑계를찾게 되더라고요.
갔는데 이상한거 아니야? 별로인거 아니야? 하면서요. 단점을 어떻게든 찾으려고 의심하고 단점을 샅샅이 찾고 단정짓다가요,
네, 별수없이 다음날 새벽에 일어났습니다. 정말 고민했거든요. 여섯시에 일어나면서 내가 굳이 가야될까? 나야말로 대체 왜? 괜히 알아봤어 하면서요. 밥도 못먹고 겨울이고 춥고 깜깜하고요. 가뜩이나 바람의 도시. 윈디시티라고 불리는 시카고 겨울바람을 뚫고 도착한 서점은요. 노스웨스턴 메모리얼 병원 1층에, 문을 열어두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평범한 모습으로요.
사실 이 서점을 갈까 말까 고민한 이유가요, 너무 평범했거든요. 바바라 서점은 시카고에 몇개의 지점을 두고있는 체인서점인데요, 참 특이한게 너무 평이한 후기인데 다들 좋다고 하는 거에요. 그리고 심지어, 시카고 트리뷴이 선정한 시카고 최고의 장소 100곳에 두번이나 랭킹이 되기도 하고요. 몇번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된건요 특별한 컨셉이나, 서비스가 아닌데도 평이 좋은 곳은요, 점이 아니라 선이 좋습니다. (지점이 아니라 흐름이 좋죠) 메뉴 자체가 다른게 아니라 메뉴의 퀄리티가 다른 음식점처럼, 그래서 사진으로는 모르고 가봐야만 알 수 있는거죠. 식전에 나오는 허브차가, 그 향긋함이, 감싸쥐기에 딱 알맞은 크기의 컵이, 그리고 마침 알맞게 내어주는 밑반찬처럼. 좋은 곳들은 그래서 컷이 아닌 연결이 좋은 곳은 좋은 순간이 아닌 좋은 시간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경험해야 알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런 체인서점, 뭐 별거없어 보임에도 불구하고 아침 7시에 간건데요. 들어가니까요, 출입문 바로 옆에 카운터를 두고요, 문을 열어두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는거에요. 그런데요 다 다릅니다. 인사가요. 하이, 헬로우, 모닝이 아니라요. 그 한사람 한사람에게 모두 다른 인사를 하고 있는거에요. 그래서 전부 다른 이야기를 나누고 있더라구요. 그 짧은 아침, 지나치는 순간에요.
보통 체인점이라고 하면, 거의 다 모습이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서점은, 공항을 비롯해 시카고의 번화가들에 있지만, 비슷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말해요. "우리는요, 동네를 위한 틈새가 되고 싶습니다." 라고요. 건물이 아니라, 장소가 아니라 틈새.
1960년대 생긴 서점은요 지금까지 서점이 없을것같은 거리 위주로 문을 열며 확장을 해왔다고 합니다. 공항, 기차역, 병원과 항구... 그리고 말해요. 동네가 밝고 건강해지려면, 틈새를 채워야 한다고.
왜 이른 아침에 문을 열까, 책을 사는 사람은 없을텐데. 했는데 그때 알았습니다. 책을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사를 건네기 위해서였다고. 하루의 시작을 함께하기 위해서. 모든걸 시작할 수 있는 시간에, 모든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도시의 틈을 메우는 곳에서, 도시의 중심이 될 수 있었던...
하나의 이유죠. 인사를, 인사로 하지 않아서.
오늘의 컨디션이나 환경, 날씨, 옷차림, 어제 뉴스와 이웃, 새로 생긴 일, 강아지…. 그래서 모든 대화는 이어졌습니다. 우리가 오늘 나눌 수 있는 이야기로.
그리고 서점의 오랜 단골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서점은 꼭, 하루의 추천사를 써주는 곳이라고. 오늘을 새삼 생각하고 기대하게 하니까. 미처 몰랐던 오늘을 보게 하니까. 그래서일까요? 고객들은 말합니다. 이 서점에서는 내가 무엇이 필요했는지 알게되요, 라고요. 내가 필요한게 있어요, 는 아니고요, 나에게 필요한걸 알려주는 곳이라고.
그리고 서점도 말합니다. 이 서점에서 일했던 카롤과 미쉘은요 서점에서 만난 동료인데요, 이사를 가면서 다른 동네에 서점을 다시 열었거든요 그들은 이렇게 말해요. 손님들이 찾는 책은 없을때도, 손님들에게 필요한 책을 줄 수 있다는 건, 매번 그럴수 있다는건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어떻게 인사를
한순간 지나치는 것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그리고 인사를 나누기로 유명한 곳이 하나 더 있죠. 혹시 여러분은 트레이더 조라고 들어보셨나요? 미국에 있는 슈퍼마켓 체인점인데요. 규모는 이마트나 롯데마트보다 훨씬 작습니다. 트레이더 조(Trader Joe's)는 1979년 설립 이후, 2024년 현재 미국 전역에 55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규모도 작고 취급하는 품목수도 적어요. 왜 대표적인 월마트(Walmart) 같은 대형 수퍼마켓이 보유하는 제품의 약 10% 규모만 있고요. 이렇게 매장도 작고 물건 종류도 없고, 게다가 오늘 이 시대에도, 온라인 구매가 불가능한 곳인데요. 여기는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슈퍼마켓 1위로 여러번 선정됐는데요.
트레이더조의 가장 큰 특징은요.
계산이 오래 걸립니다.
여기는 셀프계산대가 없습니다. 그래서 아주 길게 늘어선 줄을 볼수가 있는데, 심지어 90년대까지도요 바코드가 아니라 계산기를 썼는데 그 이슈가요, 스캐너의 '삐' 소리가 계산해주는 직원과 고객과의 대화를 방해한다는거죠. 지금은 소리가 거의 나지 않는 스캐너를 개발해 쓰고 있습니다. 아니 대체 무슨 할말이 있다고? 싶은데요.
조에서 파스타 면을 사면요, 계산대에서 물어요. 오 오늘 저녁이야? 어떤 소스로 해먹게? 나는 어제 저녁으로 말이야~ 하면서요 정말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거에요. 물건을 사라는게 아니라요. 트레이더 조의 한 매장크기는요 이마트의 1/4인데, 직원은 약 150명에 달합니다. 직원의 말에 따르면 우리 가게는 직원이 손님보다 많을때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걸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거죠. 심지어 그들은 가장 사람이 붐비는 시간에 일부러 진열대를 정리하는데요, 보통의 마트와는 다르죠. 거의 손님이 없을때 빠르게 정리하니까요, 조가 붐비는 시간에 정리하는 이유는 더 마주치고 다양하게 얘기하기 위해서 라고 합니다.
얼마전에 전 구글코리아 임원에서 트레이더조의 직원으로 일해본 경험을 들려준 분이 인터뷰에서 말했죠. "한 손님이 저에게 묻더군요. 이 면접 어떻게 통과했어? 난 19번이나 봤는데도 계속 떨어지고 있어!"라고요.
트레이더 조는 면접 때 뭘 물어볼까요? 스펙 대신 다음 세가지를 중요하게 묻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얼마나 사람을 좋아하는지, 가장 즐거워하는 대화의 주제는 무엇인지. 물론 이 세가지뿐만은 아니겠지만 얼마나 대화할 준비가 되었는지, 그리고 인사를 얼마나 어떻게 건넬수있는지, 인사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을 뽑는거죠.
우리는 어떻게 인사를 하고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그말이 인사의 시작이자 끝은 아닐까요? 건네기 위해서가 아니라 마치기 위해서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루에 한번, 아침에, 처음 봤을때. 건네는게 인사라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말들을 놓치고 있을까요.
시간과 상관없이 식사는 하셨어요, 묻기도 하는데요. 대답하는 사람은 네~ 라고 합니다. 안먹었다고 하면 그 사람도 나도, 괜히 할말이 생길까봐. 인사치레로 묻는건데, 괜히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하기도 하고요.
시작하자 마자 끝나는 인사와 인사치레 아닌 인사가 필요한 순간도 물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 인사치레가 더 많아진다면, 인사하는 방법도 잊을 수가 있겠죠.
할말이 없다고. 말할게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모든 대화를 나누게 될 수 없는데요. 뉴스, 소식, 동네, 앞으로 일어날일, 어제 일어났던 일... 계절, 건강, 시작하지 못해서 끝맺지 못하는 말들...
이렇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매일 보는데 뭐, 동시에 매일 보는 사이도 아닌데 뭐,
아까 인사 했는데, 아까도 안했는데 뭐, 라고요.
인사가 그 자체로 끝이 아니듯, 목적도 아닌데요.
아까 봐서, 지금 봐서, 친해서, 아직 아니라서, 잘 알아서, 잘 몰라서... 무언으로 전하는 안부이거나 미소거나 응원이거나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정말 모든, 이유의 모든 말이 되는데요. 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는 말해요. 인사를 잘 한다는건 타이밍을 안다는 거라고. 인사를 해야할, 이런 말을 건네야 할. (이 하루의 틈을 아는 사람이) 모든 순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거죠. 내 삶에 필요했던 작은, 하나.
인사를 건네는 방법으로는요,
딱 하나로 쉽게 정해도 됩니다.
이번주는 날씨에 대해서 조금 더 말해볼까 하는거죠. 날이 흐리네요, 로 시작해서 어제보다는 날이 갰는지 내일은 어떨건지. 이번주말에는 어떻다고 하는지, 그래서 이런 날엔 뭘 먹을건지 이런 날씨를 좋아하는지... 날씨로 물은 날씨는 날씨로 끝나지 않죠. 몸, 음식, 장소, 뉴스, 동네, 옷, 신발, 휴일, 운동, 교통... 얼마나 연결될 수 있을까요?
또는 안녕하세요를 빼고 말을 해봐도 좋습니다. 한 곳을 정하거나, 한 사람을 정하거나, 한 장소로 시작을 하는거죠. 오늘 일찍 나오셨네요, 버스타고 오셨어요? 오는 길에 혹시 그 카페 보셨나요? 컨디션, 건강, 환경, 날씨, 옷차림, 오늘의 뉴스, 새로 생긴 일, 여름, 커피, 휴가, 장마...로 이어질지도 몰라요.
인삿말 외에도요, 트레이더 조의 방법을 활용해도 됩니다. 조는 인사의 또다른 기술을 알려주는데요. 말을 유려하게, 혹은 특별한 질문을 하는게 아니라 느낌을 주는 건데요. 눈을 맞추는 것, 웃어주는 것. 적절한 몸짓을 보여주는데, Reddit의 사용자는 단순히 "트조는 어떻게 항상 행복할까?" "조에 가면 왜 행복해질까?"라는 질문을 올려 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대화는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매일 하루의 틈에서 인사를 해야 하는 사람이 한명 더 있는데요.
바로 '나'입니다.
네 아침에 가장 먼저요.
오늘 아침, 인사를 해보셨나요?
간밤에 한두번 깼다거나, 어떤 꿈을 꾸었다거나, 평소와 다르게 요즘 아침에는, 이른 새벽에는 어떤 기분이 드는지.. 요즘따라 좀... 요즘 왠지... 라는 말이 늘어난다면, 인사를 해야할 때가 된겁니다.
큰 일이 일어나면 알죠. 그런데 작은 일은 약간 불편한 마음이 들어도 일단 그냥 합니다. 새삼스럽게 묻지 않으면 나중엔 스스로 확인하는 방법도 어려워지죠. 그러다보면 나도 날 잘 모르겠다고 마무리를 하고 맙니다.
내가 기억하는 내가, 몇달 전 혹은 몇주전의 나라면요. 내가 나에 대해 마지막으로 안 내용이 그 언젠가라면, 기억 속 나로 알고 있는거죠. 그래서 학자들은 하루에, 반드시, 물어봐야 한다고 합니다. Beverly Hills의 치료사이자 명상 교사인 LMFT Elizabeth Winkler는 “시간을 들여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있는지, 무엇을 알아차리고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지금 내 인생에서,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생각하지 않으면 모른다고." 말해요.
그래서 잠깐의 시간을 내어서 나에 관한 글을 쓰라고 하는데요. 글을 쓰는 시간은 밤보다는 아침이 더 좋습니다. 보통 밤에는 있었던 일을 쓰지만, 아침에는 일어난 일이 없기 때문에 내 상황과 감정에 대해 쓰기 때문이죠.
밤은 반성을 하게 하지만,
아침은 기대를 하게 하죠.
그리고 일어난 일이 아니라,
나에 대해 쓸 수 있는거죠.
할일을 체크하거나 확인하고 검사하는게 아니라, 딱 인사로 시작하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그저 인사를 건네보는 거에요. 요즘 어때? 툭 던지듯 물으면 술술 풀어나올지도 모릅니다. 은근히 부담됐던것이나, 사실은 버거웠던 일, 못내 지쳤던 일들이. 먼저 말하기엔 뭣하지만 물어봐서 대답할 수 있는 것들이.
제가 좋아하는 모닝일기중에는요, 인디언들의 일기가 있는데요. 이들은 몸이 아프기 전에, 혹은 조금 아파올때 이렇게 묻는다고 해요. 최근 춤을 췄는가, 노래는 불렀는가(흥얼거렸는가), 좋은 이야기를 듣거나 누구에게 들려줬나, 충분히 침묵했는가, 주변은 정돈되어있는가. 여기서 저는 하나를 더 묻곤 합니다. 안된다거나, 어렵다는 말을 얼마나 했지? 일주일동안 거의 안했다면 나를 돌봤을 시간은 아마 없었을테니까요. 제가 거절을 잘 못하거든요. 되도록 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그런데 이런 시간은 따로 떼어놓거나 계획에 있는게 아니라서, 정말 틈틈이 시간과 마음 그리고 모든 상황에 영향을 미치더라고요. 글래서 뭔지는 모르지만 소모되고 있는거죠. 바로 상황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해도, 적어도 알수는 있죠. 이 틈중에 몇개는 내가 날 돌봐야 하는지. 퍼져나가던 힘을 다시 안으로 밀려오게, 바람의 방향은 바꿀수 있으니까요.
이 서점에서요 한참을 구경했습니다. 그 아침에요, 책은 아마 안살거라고 생각하고 가방도 가져가지는 않았는데요. 아마 구경만 하지 않을까 하고요. 이 아침에. 일곱시에 저는 네권이나 사고 말았습니다. 다녀와서 침대에 펼쳐놓은 거고요. 이렇게 단골의 말마따나 내가 필요한지 몰랐는데, 필요한게 있었구나 혹은 필요해 졌구나, 하고 알려준 서점에서요 제가 물었어요.
여러분 혹시 모지스 할머니 아시나요? 미국의 화가인데요, 무려 일흔 여덟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분인데, 이 그림이에요. 너무나도 정겹고 아름답죠?
그 시절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서요 주로 마을 풍경과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는데 처음 그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손자, 손녀들의 물감과 붓을 사용해서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75세부터 101세까지 약 1,600여 점이 넘는 그림을 그렸는데, 할머니의 그림책을 한국에서도 정말 좋아했거든요.
“사람들은 늘 ‘너무 늦었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지금’이 가장 시작하기 좋은 때입니다.”
"삶이 내게 준 것들로 나는 최고의 삶을 만들었어요. 결국 삶이란 스스로를 만드는 것이니까요."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Anna Mary Robertson Moses, 1860-1961)
그래서 할머니의 책을 원서로 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물었죠. 모지스 할머니의 책이 있냐고 하니 없다고해서 비슷한 책이 있냐고 물으니까. 서점이 물어요. "모지스 할머니와 비슷한게 ... 어떤거죠?" 마을, 자연, 추억, 사랑, 여성 화가, 가족 혹은 그림의 주제 무엇을 말하냐고. 모지스 할머니라는 키워드로 좁혀가는게 아니라, 모지스 할머니라는 키워드로 출발해서 너무 다양한 이야기로 그려가는 거에요. 좁힐 생각은 애초에 없는것처럼. 할머니 집 옆에 동네가, 길이, 가게가... 생기고 있었죠.
제가 여차저차 가족, 전원, 또 이런 동화같은 분위기를 설명을 하니까 그녀와 비슷한 작가들을 추천하고, (그녀와 비슷한 작가-제인 우스터 스콧) 저에게 그럼 시카고의 어느 서점에 모지스의 책이 있을지 한번 보자는거에요. 저는 아, 검색해주려나? 했는데요. 시카고 지도를 펼쳐놓고요, 서점들을 하나하나 보면서 어디있을거 같고 어디엔 없을거 같고를, 말해주는거에요. 조금 놀랐죠. 너무 아날로그 방식 이기도 하고요. 재고를 파악해주는것도 아니고, 게다가 그땐 몰랐으니까요. 그렇게 인사와 대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서점이라는걸. 근데요 모지스의 책이 어디있을지 보다 어디에 없을지도 말하면서, 대신 뭐가 있을거라고 말해주는거에요. 아마 서점은 알려주고 싶었겠죠. 책이 어딨는지 알려주는건 누구나 할수 있지만, 어디에 없을 거라고 알려주는 곳은 없으니까. 그런데 대신 무엇들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그거말고, 다른것들이 훨씬 더.
서점에서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알고 있다고 믿죠. 내가 뭘 바라는지. 이를테면 새해 소원을 항상 비는것도요. 가족이 행복하길 바라는것! 이라고 하지만요. 어떤게 가족의 행복일까? 물으면 사실은 가족마다도 그 답이 다르고 나도, 대답이 달라질겁니다. 아프지 않은 것. 자주 모여서 밥을 먹는것. 아니면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가 잘 살아가는것. 혹은 여행을 가는것. 또는 용서를 해주거나, 묵혔던 감정을 푸는 것... 묻지 않으면, 어디있는지 어디로 가는지 알수없죠. 그래서 우리는 최종 목적지의 단어가 아니라, 수많은 갈래의 길에서 안부를 물어야 하는 것이라고.
그 서점에서 알려준 서점으로 가면서 생각했습니다. 연결되고 이어지는 길을 알면, 잘못들어도 샛길로 갈수있다고. 그때마다 서로를 구해줄수 있는게 인사일지도 모른다고.
아침 7시에 문을 여는 서점엔요. 아마,
찾는책은없을거라고.
대신 지도를 펼쳐줄거라고.
내가 갈 길이 아니라,
갈 수 있는 길을 알려줄거라고.
그리고 나 역시, 매일 물어야 한다는 것. 대단한 일을 적는게 아니라 오로지 나에 대해 물어야, 화제가 없이도 계속 말하고 싶어질 거라는 것. 말할거리, 없이도 말하고 싶어질때 더 잘 살고 싶어질 거라는것.
오늘부터 우리가 나누는 인사가, 조금 달라지길 바라면서요.
트레이더 조에서 제가 산 카드인데요. 저는 조가 이런 컨셉으로 유명한곳인지 모르고 갔을때 너무 분위기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특이한게 웬만한 문구점이나 소품샵보다 훨씬 더 이런 메시지 카드가 많은거에요. 근데 특별한 기념일 카드가 아니라요, 명절이나 생일이나 크리스마스나.. 정말 너무 다양한 메시지가 써져있어서 기념으로 하나씩 사다보니까 꽤나 많이 사게 됐는데요. 말 그대로 기념일 카드가 아니라 인사 카드인데요. 색깔별로 나눠져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기사가 실리기도 했는데요.
명절에는요,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카드를 보내거나, 새해에는 “올해는 정말 여행을 꼭 같이가자”는 말을 건넬 수 있죠. 네, 새해인사가 아니라 새해에 하는 인사로 말이죠.
아침에 할 수 있는 인사를 들려드리며,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를 할게요.
지금 당신의 피부에 닿는 공기는 어떤 느낌인가요?
당신의 주변에 있는 아름다운 한 가지를 바라보세요. 그것의 처음, 그리고 예전의 모습을 떠올려보세요.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몸에서는 어떤 감정이 느껴지나요?
당신에게 내면의 평화를 가져다 주는 세 가지를 떠올려보세요.
당신을 내면에서 미소 짓게 만드는 하나를 들려주세요.
심호흡을 세 번 하고 마음에 떠오르는 단어를 적어보세요.
이 아침, 가보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요?
그리고 오늘 일어난 나에게 인사를 건네보세요. 오랜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