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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앤나 Dec 28. 2015

'파리 여행'
치안과 소매치기에 대하여

"파리가 좋아보이지만 막상 가보면-" 라는 충고에 대처하는 법  

                                                                                                   '여자 혼자 파리여행'

 - 파리 치안과 소매치기에 대하여. 



내가 파리를 간다고 했을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렸다.


"파리가 좋아보이지만 막상 가보면-" 

으로 시작한 그들의 말은 비슷했다.


"소매치기가 얼마나 많다고"

"거리도 지저분하고 지하철도 으슥해"

"차라리 다른 곳이 더 좋았어"


여행을 많이 다녀보았고

특히 파리를 포함한 다양한 

유럽 여행을 한 사람들의 조언이니

분명 새겨 들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파리가 화려하기만 하고 

깨끗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날씨가 변덕스럽다는 것도

또 궂은 날씨만큼이나 

사람들도 시크할것 같았고

동양인 게다가 나같이 유럽이 처음이라면

쉽게 주눅도 들 것 같았으며

볼거리는 많지만 어쩐지 

곳곳에서 외로워질 것도 같았다.


거기에다가

소매치기, 집시, 흑인들에 대한 

경고는 어찌나 많던지.


가방 지퍼는 열고,  칼로 찢기도 하고, 

캐리어도 한 눈 팔면 들고 가고.

손에 들고 있는 것도 털어간다는 

도대체 이것이 진실이면 

이런 도시가 있는게 신기할 정도로 

놀라웠고 스트레스도 받았다.


하도 경고를 많이 받았기에

캐리어용 자물쇠는 물론이고 

가방 속 지갑을 연결할 고리도 준비했고

'지갑말고 책에 돈을 넣어놓을까? 

 가방에서 책을 훔치진 않을거야.' 하고

끙끙대며 머리를 굴려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결국

 '그래, 난 잃어버릴거야. 

치안이 이렇게 심한데 어떻게 버텨? 

게다가 난 혼자라구. 

아무도 챙겨줄수 없으니까 

잃어버릴 경우를 대비하자.' 하고

파리 한국대사관의 위치를 적어두었고

여권 사본 등을 챙겨놓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준비 속에서도

나는 정말로 파리가 가고 싶었다.

치안도 안좋고 사람들은 불친절하며 

길거리는 지저분하고 지하철은 복잡해도

내가 보고싶은 것, 그리고 

느끼고 싶은 것이 있었으니까.


나중에는 파리에 관해 

좋지 않은 이야기들을 들어도 

'그래 맞아, 헤밍웨이도 그랬어. 

파리에 대한 숱한 불평을 했지.' 하며 

내가 생각하는 '그 파리' 가 어쩐지 

더 친숙해지기까지 했다.


혹시 파리의 치안, 위생과 관련해 걱정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파리에 있었던 5박 6일간, 

나는 핸드폰을 두 번이나 잃어버렸고 

두 번 다 찾았다고.

현지인과 관광객이 번갈아 맡아주어서.


내 한 손에는 구글맵을 켠 핸드폰이, 

다른 한 손에는 카메라가 들려있었고

가방은 지퍼가 반 쯤 열려있기도 했다고

이렇게 늘 관광객 모드였지만 

한번도 무엇을 잃어버린 적은 없다고.


에펠탑 열쇠고리를 강매한다는 흑인마저 

길을 물어보면

"응 여기는 저 쪽으로 가야해 

내 걸음으로 8분이 걸리니 

너가 걸으면 13분이 걸릴거야." 

하며 수다스러울정도로 친절했으며

"봉주 마담-" 하며 길을 묻는 나에게

"위 마담" 하며 미소를 띄우고 

아마도 그들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자세히 알려주려고 했고


혼자 여행을 하며 단 한번도 

셀카봉을 사용하지 않았을정도로

사진 찍어달라는 부탁에 적극적이고 

그 퀄리티 역시 꽤 괜찮다고.

상반신 사진을 요청하는 내게 

"음.... 음.... 안되겠어. 

상반신은 너무 헤비하게 나와!" 

하며 거절당하긴 했지만.


혼자 식당에서 메뉴를 고를때에도 

직원들은 늘 내 곁에서 미소를 띄우며

 '날 배려하고 있구나'를 느끼게 했고

식사를 다 먹어갈때쯤 디저트를 

추천하며 내 속도를 신경써주었다고.


지하철은 한국보다 어둡고 음습하지만, 

눈 앞에 모델같은 훈남들이 즐비하기에 

심쿵하기도 하며

걷는 거리가 모두 '미드나잇인파리'기에 

지하철 대신 걷는 것을 추천한다고.


'다음 여행지에서 실망하면 어쩌지.

다음 번 어딘가와 비교 될 것만 같아.' 

하는 걱정을 갖게 해 준

나의 첫번째 유럽 여행지- 파리 :)


사람들의 친절함,

길거리에 흐르는 낭만,

그들의 추억이 서린 건물,

이제는 내 기억이 될 거리들.

내가 어떤 것을 보느냐에 따라 

나는 파리를 

사랑하게 될 수도 있을 거라고.


그러니 

조심하되 염려는 말고

준비하되 걱정은 말라고 :)


그대의 파리 여행을 

맘껏- 최대한 즐기기를

당신의 생에서 아름다운 여행을 

즐길수 있을 날은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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