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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앤나 Apr 03. 2016

5월보다 아름다운 날, '축사'

그대가 남긴 에세이, 그래서 적는 수필_04

사랑하는 친구 라니의 결혼식 축사.

결혼 축사를 부탁받은 것은 처음이었지만, 정말로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과 두 사람에 대한 내 마음을 표현하면 될 것 같아 끄적끄적 써보았다.


배경음악까지 직접 골라야 한다길래 평소에 좋아한 피아노 연주곡들을 들어보며, 곡에 맞춰 편지를 소리 내어 읽어보았다. 그리고 스티브 바라캇의 When I was young으로 정했다. 

 

언제나 힘이 되는 고마운 친구,

정말로 좋아하는 두 사람을 위한 축사.

진심은 잘 전달되었기를.

사랑하는 친구를 위한 편지 :)



사랑스러운 날, 더 사랑하게 될 날.



오늘처럼 아름다운 날, 축하 글을 읽게 되어 기쁩니다.

이곳에 계신 분들의 따뜻한 시선, 애정이 담긴 말들이 

두 분께 하나하나 다 기억되기를 바라며 제 작은 축사를 드립니다.

13년 전, 남색의 교복을 입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여고생 소녀는 

13년 후, 하얀색 웨딩드레스를 입고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는 신부가 되었습니다.

장난기 어린 모습으로 언제나 선생님과 친구를 즐겁게 하던 친구는

아름다운 여인이 되어 지금 이곳에 계신 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13년이라는 기간, 그동안 저는

꿈을 위해 노력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인내하며,

그러면서도 늘 가족과 친구를 잊지 않고 챙기고

원하는 길로 마침내 들어서는 친구를 지켜보아왔습니다.

선택에 있어 매번 노련하지는 않았고, 서툴기도 했지만

모든 순간에 진심이라는 것을 다하는 모습을 보아왔기에

오늘, 새로운 인생을 위해 조심스레 첫 발을 옮기는 친구의 모습이 기대가 됩니다.


바랐습니다.

가을에 태어난 푸르른 내 친구 신랑은, 따스한 봄을 닮았기를 

활짝 웃는 모습이 예쁜 그녀의 신랑은, 온화한 미소가 멋있기를

재잘거리는 모습이 귀여운 그녀의 신랑은, 진중한 모습의 믿음직스럽기를.

그리고 여기 친구의 신랑이 있습니다.

좋은 사람이야.

친구로부터 그렇게 소개받은 후, 저는 생각했습니다. 

좋은 사람, 이 말 보다 더 좋은 표현은 없을 것이라고.


제가 만나본 친구의 신랑은,

많은 말 보다 깊이 있는 한 마디 말의 가치를 알고

슬쩍 웃는 미소가 너무나도 매력적인 사람이며,

친구 뒤에 언제나 서있는 사람,

그리고 모든 것을 감싸 안는 포용

그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맨 얼굴의 친구를 바라보며

"지금이 제일 예뻐." 말하는 그는

언제나 연인 같은 남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부모님이 좋아하셔야지” 말하는 그를 보며

그 역시도 좋은 아빠가 될 거라는, 

믿음을 갖게 했습니다. 


무엇보다 

‘사랑하고 있구나, 참 사랑받고 있구나.’를 

매 순간 느끼게 해주기에

그래서 오늘 더 행복하고

내일을 꿈꿀 수 있을 것이라고. 

가장 친한 친구로,

이따금은 설레는 애인으로

닮고 싶은 인생의 선배로

사랑하는 가족으로

그리고 인생의 반려자로

이보다 좋은 사람은 없을 테니 말입니다. 


라니야, 이런 감격스러운 날에 너의 곁에서 축하할 수 있음을 감사해.

너와 오빠가 걸어갈 길에서 

결혼식이란 찰나의 순간이고 지나고 나면 오늘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잊을지도 몰라.

그러니 너와 오빠를 아끼는 사람들이 보내는 축하와 응원, 그리고 사랑을 

온 마음으로 기억하기를 바랄게. 

좋은 사람, 이라고 말하기에 벅찰 만큼 좋은 사람인 오빠를 만나서

너무나도 고마워. 축하하고 또 축하해.

두 사람 행복이 봄 꽃보다 찬란하게 피어나길 바라며




5월보다 아름답고

햇살보다 눈부신

사랑보다 사랑스러운 

너의 결혼식 날,

친구 유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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