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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앤나 Sep 24. 2016

평일 오후, 뉴욕 마카롱가게에 있다

난, 일상객들이 부러워하는 여행자였을까?


창가 자리에 앉아 달콤함이 풍기는 마카롱을 한 입 베어물었다. 행복이 바삭거린다.


이름이 wedding day 였던가. 상큼함이 베어나오던, 마카롱.



평일 오후, 나는 마카롱가게에 있다.

창 밖 사람들은 어딘가로 향해 걷고있다. 나도 분명 저기 섞여서 바쁘게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그러다 마주친 핑크색 외관에 이끌려 기어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빠르게 식사를 해야 하는 패스트푸드점도 필요해서 들르는 휴대폰 서비스센터도 누군가를 위한 선물을 고르는 소품가게도 아닌, 마카롱가게.


어떤 맛을 고를까,

어느 자리가 좋을까.

온전히 나를 위한 여유.




여행자들을 부러워했던 이유는 그들이 어디를 갈 수 있어서가 아니었다. 어디를 가도 되지 않아도 되어서 였다. 나처럼 목적지로 빨리 가지 않아도 되어서 -이를테면 회사라든가 compnay라든지 work place같은, 하하- 어느 날 오후에 마주친 그들이 즐거워보였던 것은, 가고 싶은 곳을 가는 중일테니까. 분명, 행복할거야.


행복하게 멍을 때리고 있는데 -아마도 바보 같은 모습으로- 창가에 인기척이 느껴진다. 손에 카메라를 들고 있는 내 또래의 여자. 마카롱가게안에 있는 나를 사진에 담았구나. 멋쩍어하는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즐거워보였으려나, 내 모습.


그녀가 바라본 나는, 아마도 평일 오후 한가롭게 마카롱가게에 앉아 여유를 즐기는 여행자.


우리는 모두 누군가가 그 순간에 바라보는 

한 컷의 배경으로 기억에 남는다.

이제 그녀가 기억할 프레임에서 나가야 하는 때.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볼까.

그들처럼, 다시 바쁘게.





삶을 살아가며 반복할것이다.

평범한 일상객과 특별한 여행객을.

기억해야지,

일상속 여행을 하는 여유와

여행중 일상을 보내는 순간을.

그래서 보통의 날들에 여행자가 되고, 특별한 장소에서는 일상에 녹아들어 보아야지.





달콤한 내음을 풍기며 걷는다. 조금 느려졌지만 더 경쾌한 발걸음으로.



일상객인 내가, 잠시 부러워했던 여행중의 나. 근데 정말 달다.



Macaron Cafe

주소: 625 Madison Ave. (btw 58th St & 59th St), New York, NY 10022

전화번호: 212-486-2470

팁: 매그놀리아 컵케이크에서 바나나푸딩을 사서 먹으며, LOVE 동상을 지나 도착한 마카롱카페입니다. 온통 사랑스러움에 취할수 있는 동선이에요 :) 참, 이 곳은 센트럴파크와도 가까워서 걸어서 5~10분이면 갈 수 있어요. 달콤한 디저트를 사서 공원에 가는 것도 참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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