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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앤나 Sep 26. 2016

뉴욕 '여행 서점'에서 런던행 티켓을 사다.

뉴욕의 아이들와일드북스 Idlewild Bookstore를 여행하다

여행지에서 하고 싶었던 것은, 여행지 서점에서 다음 여행지를 위한 책을 사는 것이다.


여행지에서 난 어떤 꿈을 꿀까.

다음엔 어디로 떠나게 될까.


나만의 지도처럼 책으로 이어가는 여행지 노선, 꽤 로맨틱할 거라고.





뉴욕에 가고 싶었던 이유는 서점이 무척이나 매력적이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인 대형서점이 아닌 다양한 주제를 가진 서점들. 패션 책 서점, 요리책 서점, 여행책 서점, 페미니스트 서점과 동화책 서점 그리고 초판본과 희귀본이 가득한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까지. 인종만큼이나 다채로운 서점들이 있는 뉴욕은,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넘쳐흐를 것 같았다. 난 뉴욕이라는 서점에서 어떤 책을 꺼내게 될까. 그래서 여기, 뉴욕에 왔다. 그 첫 장을 펼쳐보기 위해.


-뉴욕의 다양한 서점들, 맨 위는 가장 오래된 독립서점인 아고시 북스토어. 중간은 홈리스와 에이즈 환자를 위해 기부하는 하우징 웍스 북스토어. 아래는 브루클린의 아기자기한 중고 책방과 패션 전문 서점까지 :-)  

이 곳은 뉴욕에서 가장 큰 스트랜드북스토어. 서점안에 있는 책을 늘어놓으면 18mile (약 28km) 라고 해서 18마일의 북스토어라고 불리기도 한다.


아이들와이즈북스는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에 있다. 단정하고 익숙한 느낌의 주택가를 지나면 '어, 저기에 서점이 있구나.' 싶은 골목이 꺾어지는 위치에 있다.

여기구나, 내 다음 여행지가 결정될 장소. 

두근거리며 서점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한눈에 보기에도 'Travel'을 다루는 곳임을 알 수있다. 베스트셀러와 이 주의 신간 코너 대신, Asia Europe Africa 코너들과 지도는 물론 가이드북, 요리, 패션, 인종 그리고 그 국가에서 유명한 문학책들까지.


Idlewild Bookstore. 여행에 관한 가이드, 지리는 물론 역사와 트렌디한 내용을 담은 책들이 가득한 곳.


여기는 뉴욕의 여행책 전문서점 아이들와일즈북스. 아이들 와이드 Idlewild는 뉴욕의 공항 JFK의 옛 이름이라고 한다. 지금은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돌아오는 공항의 이름. 이 마저도 '다른 곳으로 떠날 꿈'을 꾸게 하는 공간에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길이 닿는 대로 그저 따라가니 한 코너에서 멈추어섰고, 가장 먼저 책장에서 꺼낸 책.




영국 코너에는 영국에 관한 소개는 물론 셰익스피어와 제인오스틴의 책들까지 가득하다. 문학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한 번쯤 꼭 가보고 싶을 곳. 그리고 눈에 들어온 제목.

Bonjour London.

Hello나 Hi였다면 지나쳤을까. 봉주르- 그리고 런던이라는 말이 신선해서 꺼냈는데 표지부터 꽤 예쁘다. 펼치니 알록달록하게 런던을 소개한다. 런던의 지도와 정보를 이렇게나 귀엽게 표현하다니, 왠지 딱딱한 그곳이 꼭 동화 속 마을 같잖아. 그래, 다음 여행지는 런던이야.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다음 여행지를 위한 티켓.


책을 고른 후, 계산대 앞에 섰다. 금발의 짧은 커트머리, 날씬하고 키가 제법 큰 그녀가 방긋 웃으며 더 필요한 것이 없느냐고 묻는다. 그녀의 물음에 잠시 쭈뼛거리며 한 권의 책을 내밀었다. 책을 받아 들고 살펴보며 "음... 이건..." 낯설어하는 그녀에게 말했다.


"아, 이건 제 책이에요."


Around 매거진, 내가 갖고있는 호 중에 하이라인파크를 소개했던 편을 캐리어에 넣어왔다.


아이들와이즈북스에 건네고 싶었던 것. 한국의 여행 매거진을 선물하기.

뉴욕의 대부분의 서점들이 그렇듯 Asia 특히 한국 코너는 책 종류가 거의 없을뿐더러 있다고 해도 출판 연도가 꽤 오래된 작품들이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몇 군데의 서점에, 역시 내가 아끼는 한국 책을 선물로 건네주고 싶었다. 책을 사랑하는 공간이라면 본 흔적이 남은 책일지라도 의미 있게 받아줄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한국에도 이렇게, 멋진 책들이 있어. 한 번쯤 말해주고 싶었다고.


"Wow! So beautiful!" 하며 책을 넘기는 그녀. 내가 좋아하는 한국의 여행 매거진이라고 알려주니 "이 책을 만드는 곳에서 일해?" 하며 묻는다. "아, 그런 건 아니야. 단지 좋아하는 책일 뿐이야." 하고 대답하니 "No probelm!" 하며 책을 펼치는 그녀. 마침 뉴욕의 '하이라인파크'에 대한 소개도 나왔던 호라서 펼쳐주며 얘기하니 더욱 관심을 보인다. 한국어를 읽지 못한다며 안타까워하는 그녀에게, 나 역시 "No problem!"이라고 말해주었다. 여행을 하기에 언어를 꼭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들의 말을 들을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설령 듣지 못한다고 해도 말투, 표정 그리고 몸짓에 위로받고 힘을 얻는 여정이 아니던가. 여행은.


매거진을 한 장씩 넘기며 책에 나온 여행지를 한참 같이 들여다보다가, 문득 그녀에게 물었다. "Where is your favotie place in Newyork?" 그녀는 umm- 고민하더니 "브루클린!" 이란다. "윌리엄스버그 알아? 맨해튼도 좋지만,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는 정말 재미있는 곳이야." 하며 한참 그곳의 매력적인 곳들에 대해 알려준다. 그리고 책갈피 뒷면에 내가 가면 참 좋아할 만한 곳이라며, 추천할 장소를 적어주는 그녀, Jennifer.






"이 책은 서점 안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올려놓을 거야."

"고마워, 나도 네가 추천해준 곳들 꼭 가볼 거야!"



여행을 꿈꾸는 서점, 아이들와이즈북스.

그곳에는 한국의 여행잡지가 어느 한 곳에 있을 것이다. 어쩌면 당신의 시선이 닿는 곳, 그즈음에.

혹시라도 누군가가 그 책을 보고 한국을, 혹은 한국이 소개한 다른 곳을 꿈꾸게 된다면. 여행지에서는 언제나 작은 마법이 일어나기 마련이니까.




뉴욕의 여행 서점에서, 다음 여행지 티켓을 사다.

언제가 될까, London행 티켓을 펼칠 날이.

그때쯤 나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Bonjour London, 나의 런던행 티켓. 그리고 Jennifer와 그녀가 추천한 윌리엄스버그의 Hot-한 장소 :)



주소: 170 7th Ave S, New York, NY 10014

연락처: +1 212-414-8888

영업시간: 요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오후 12:00~6:00 입니다. 혹시 바뀔수 있으니, 구글에 검색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Tip : 아이들와이즈북스는 그리니치빌리지에 있어요! 예전에는 예술가의 마을로 유명하고 지금은 고급스러운 주택가로도 유명한 동네랍니다. 브런치 맛집들이 꽤 있는 단정하고 깔끔한 동네이기에 오전에 브런치를 드시고 서점에 가시는 것도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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