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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앤나 Jan 03. 2016

'파리 여행 일정'
나의 파리를 찾을 때까지

파리에서 하고 싶은 것, 파리 여행과 일정 계획

나의 파리를 찾을 때까지

 파리 일정과 계획에 관하여


아무리 하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 그 것들 위주로 '나만의 계획'을 세운다고 해도 

파리에는  넣어야 할, 

가보아야 할, 

꼭 들려야 할 곳 들이 너무나도 많다. 

여기저기서 추천하는 곳 들 '파리 여행, 파리 추천 일정 코스' 그리고 내 머릿속에서도 '파리=' 라는 수식을 넣었을 때 떠오르는 것들은 어쩐지 파리까지 가서 안갈 수가 없는 곳 들 이니까. 


정해진 시간은 6일.

가야할 곳은 수없이 많고 게다가 파리까지 갔으면 파리 근교인 베르사유 궁전, 모네의 정원 지베르니, 반고흐 마을 '오베르쉬르우아즈 , 꽃할배 여행지인 스트라스부스까지 가보아야 할 것만 같아서 나는 어쩐지 계획을 세울수록 스트레스가 생겨났다. 

그리고는 점점 주객전도가 되어 내가 꼭 들리고 싶었던 서점들을 비롯해 작가과 예술가들이 자주 찾았던 카페는 일정에서 밀려났으며, 명소와 미술관은 물론이고 꼭 들려야 한다는 쇼핑센터까지 일정에 넣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 확인한 나의 일정표는 정말로 평범하고 건조한 내가 왜 파리에 가는지 모르겠는 그런 계획.   

어쩌다 가장 가고 싶은 곳을 떠올리면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걸까. 

하루에 관광명소 몇 개를 들려야, 어느 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어야, 혹은 물건을 사야 하는지가 중요한게 아닌데 왜 자꾸 얽매이는 걸까. 내가 무엇을 하며 행복을 느끼는지 왜 다른 사람의 조언을 구하려고 할까.   

모든 것을 다 지우고 처음부터 시작했다. 파리에서 가고 싶은 곳이 아니라 왜 파리에 가고 싶은지 이유들을 적었다. 왜 가고 싶은지를 알면 어디에 가야할지도 아는 법이니까.   


그렇게 다시 만들어진 내 계획표. 보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모두 내 마음대로.  내가 꿈꾸었던 것 들을 다시 일정표에 넣기 시작했다. 서울에서만 봐도 서로 좋아하는 맛 집이 다르고, 찾고 싶은 장소가 다르다. 서울에서 하루를 보내야한다면 단연코 남산타워지 하는 사람도 있다면 경복궁을 둘러보아야 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태원에서 맛집을 가든, 종로에서 미술관을 가든, 압구정에서 쇼핑을 하든, 한강 옆을 거닐든, 

좋아하는 것을 하는게 답이다. 

그리고 오로지 내 시야와 경험으로만 선택하면 색다른 묘미를 느끼지 못하니까, 현지인의 추천과 관광객들의 후기속에서 조언은 구하면서.   


파리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 있다면- 

부디 정말로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것을 하기를, 그것이 아주 소소하고 보잘것 없을지라도. 

더 많은 곳을 가는 것 보다는 '나'의 꿈과 관련된 곳을 가기를. 무엇을 하면서 행복을 느낄지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지 말기를, 그건 그들의 행복이니까. 코스나 일정에 연연하지 말고 내가 하고 싶고, 보고 싶은 것들을 우선으로 보기를. 반드시 가야만 하는 장소는 없다는 것을 알기를, 또  가면 별로인 곳 역시도 없다는 것을. 

장소와 분위기 그리고 가격이 완벽한 숙소는 없지만 내가 스스로 즐거움을 찾는다면 곧 완벽한 숙소가 됨을 믿어보기를.   


내가 해보고 싶었던 것 중의 세 가지.   


일요일 아침에 노트르담대성당에서 미사 드리기. 

예비신자교리를 받고 있는 어린 신자지만, 성당을 좋아하는 만큼은 정말로 못지 않아서 지역의 성당을 보면 꼭 들려보고 싶어 했으니까. 노트르담대성당에서 미사라니! 그것도 일요일에.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두근 했다.   


셰익스피어앤컴퍼니 서점에게 직접 쓴 편지를 건네기.  

해밍웨이의 에세이에도 나오는 그 서점. 당대 예술가들이 찾던 그 곳. 가난하지만 실력있는 작가들을 후원했으며 현재에도 에세이 한 편으로 작가를 지원해 줄만큼 매력적인 곳에 내 마음이 담긴 글도 전하고 싶었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그 서점으로부터 희망을 얻는만큼, 그 서점도 아주 오래 더 많이 행복하기를 바라며, 그 들을 스쳐가고 또 그들에게 머물렀던 한 사람으로 나도 기억이 되고 싶으니까. 그리고 그 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어린왕자' 책 사기. 서점만 가도 설레는데 그 곳에서 내가 사랑하는 책을 사올수 있다면 더 많이 행복할테니까.   


파리에서는 하루쯤은 여행자의 복장이 아닌 정말 나 다운 모습을 하기. 

내가 좋아하는 원피스를 입고 하이힐을 신은 평상시의 정말 내 모습. 매력넘치는 파리에서 하루쯤은 하이힐을 신고 예쁘게 거리를 걷고 싶었고 그래서 색은 마음에 들어서 샀지만 가죽이 군데군데 벗겨진- 그러나 버리기엔 조금 아쉬웠던 구두를 캐리어에 넣었다. 파리의 마지막 날, 구두를 신고 올 때는 짐이 되니 버리고 와야지- 하면서.   


생각해보면 나의 파리는, 오로지 나만의 파리로 가득 찰 수 있는 곳이다. 

백화점이나 아울렛을 가지 않아도, 미슐랭 레스토랑에 들르지 않아도. 오로지 내가 사랑하는 것을 만끽할수 있는 파리에서- 내 '행복'을 꼭 놓치지 말기를. 그것이 숨겨두었던 꿈을 다시 펼쳐낼 기회가 될수도, 또 나를 정말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새롭게 찾을수도 있을테니까.   

나만의, 파리를 찾기를. 



In paris, 셍제르망 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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