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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앤나 Oct 17. 2016

뉴욕 속 '이탈리아'의 가장 예쁜 카페, 맥널리잭슨.

리틀 이태리에서 가장 예쁜 북카페, 맥널리잭슨 북스토어.

“세상에 도대체 나에게 해준 것은 무엇일까 생각을 해 보았는데 세상은 매일 아침 나에게 '오늘'을 선물해 주더군요. 오늘도 난 24시간의 가능성을 선물 받았습니다. 나는 이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과 노력을 엮어 오늘도 나를 변화시킵니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삶을 산 그녀, 헬렌켈러.



North of Little Italy, Manhattan.
McNally Jackson Books & Cafe



놀리타는  'North of Little Italy' 의 줄임말로 맨해튼의 한 구역인 '리틀 이탈리아'를 가리킨다. 시선을 뗄 수 없는 이탈리아 디저트 카페들과 아기자기한 상점을 지나다 보면 카페인 듯, 외관마저 예쁜 서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곳은 맥널리잭슨 북카페 McNally Jackson Books & Cafe.

맥널리잭슨 북카페는 2004년에 생겨난 서점이다. 그 당시에 뉴욕의 많은 인디서점들은 대형서점과 온라인 서점들에 밀려 한 두 곳씩 없어지고 있을 때였다고 한다. 그때 맥널리잭슨은 뉴욕에서 '문학의 중심'을 목표로 생겨나 지금까지 문학을 사랑하는 맨해튼 시민들이 가장 아껴마지않는 곳이 되었다.



이 곳이 맥널리잭슨 북카페, 마치 카페같이 예쁜 외관.
시, 소설, 에세이가 가득한 문학 서점.



서점으로 들어서자마자 '와, 진짜 문학 책방이구나!' 싶었다.

아프리카. 유럽. 미국. 아시아... 대륙별로 나위어진 문학코너와 소설과 에세이로 가득 찬 이곳.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게다가 맥널리잭슨 북마스터들이 꼼꼼하게 책을 리뷰해놓은 쪽지도 인상적이다.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어울릴 책은 무엇일까? 찾아볼 수 있으니까.



뉴욕과 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한참 머무르고 싶었던 곳.




언젠가 너는

네가 가장 아끼는 책이라며 

나에게 두 권을 건네주었다.

아니, 한 권은 다시 가져갔다.


"이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그때 두 번째권을 줄게요. 
  정말 오래오래, 천천히 봐야 하는 책이거든요."


최인호, 인연.

얼마나 많이 펼쳐보았는지 표지가 바래졌고

가끔 접어놓았음직한 책 귀퉁이를 접은 쪽지들로

쉬이 넘겨지지 않는 묵직한 이야기가 된, 책.


네가 오래도록 들여보았을 문구.

그날의 넌 왜 그토록 아팠을까.

고작 이런 말이 당신을 위로한 것이 

한낱 이런 단어가 당신을 살게 한 것이

애달프게 가슴이 미어져서   

네 말처럼 오래오래, 들여다보았던 책.


이토록 아름다운 글 귀가 

감히 너의 가슴에 닿을 수 없게

현실의 너를 감싸안겠다고

마음을 먹게 한, 인연.

지금은 기억 한 귀퉁이에 남은, 책.   



Non fiction, Mcnally Jackson.
Postcard, Mcnally Jackson.



사랑이 끝나면 소설 따위는 읽고 싶지 않아진다.

이렇게 아름다운 일이 세상에 있을 리가 없고,

이토록 아픈 일이 세상에 있다면 

살아갈 힘이 생기지 않으니까.


어제와 같은 오늘엔 에세이가 읽고 싶다.

이까짓 현실도 그런대로 살만하다고

사실, 지금 이곳도 나쁘지 않다고 위로하는 에세이가.


사랑을 시작할 땐 시가 눈가에 스며든다.

한 단어 속에서 무수히 솟구치는 너에 대한 감정들을 

한 편의 시에 싣어보내고 싶어서.








언어가 달라도 분명
아름다운 '이야기'겠지.
시와 소설, 에세이가 흐르는 곳.





Asia

슈트를 사러 갈 때는 슈트를 입고 간다. 생각해보면 내가 슈트를 입는 일은 이 상활일 때가 가장 많다. 

즉 슈트를 사러 갈 때 입기 위해 슈트를 사는 것 같다. 정말로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일본ㅣ에세이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무라카미 하루키 


사람은 같은 냇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는 없고, 때의 흐름은 다만 나아갈 뿐 되돌아오지 않는 것을, 

새삼 지나간 날 스러진 삶을 돌이켜 길게 적어 나감도, 마찬가지로 헛되이 값진 종이를 버려 

남의 눈만 어지럽히는 일이 되지 않겠는가.

중국ㅣ소설 「삼국지」 나관중 


그럴 수만 있다면 정녕 그럴 수만 있다면 갓난아기로 돌아가 어머니의 자궁 속으로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을 때가 있다. 삶은 저 혼자서 늘 다음의 파도소리를 들어야 한다.

한국ㅣ시 「두고 온 시」 고은





Europe


우리가 휴게소와 모텔에서 시를 발견한다면, 공항이나 열차에 끌린다면, 그것은 아마도 그 건축학적인 불완전함과 불편에도 불구하고, 그 유별나게 화려한 색깔과 피로한 조명에도 불구하고, 이런 고립된 장소에는 이미 터가 잡힌 일반적인 세상의 이기적인 편안함이나 습관이나 제약과는 다른 어떤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은연중에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스위스ㅣ에세이「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프랑스ㅣ소설 「어린왕자」생택쥐베리


사랑은 짧은 몇 시간과 몇 주에 변치 않고 최후 심판 끝까지도 견디어 나가니까. 이것이 오류이고 나에 맞서 입증되면 난 쓰지 않았고, 인간은 사랑을 하지 않았다네.

영국ㅣ시「소네트」윌리엄 셰익스피어




Ameria


파리는 아주 오래된 도시였고 우리는 너무 젊었으며 이 세상에 그 무엇도 단순한 것은 없었다. 가난도, 갑자기 생긴 돈도, 달빛도, 옳고 그름도, 달빛을 받으며 곁에 잠들어 있는 한 사람의 고른 숨소리 마저도... 

미국ㅣ에세이「날마다 파리는 축제」 어니스트 헤밍웨이

 

설령 다시는 못 보게 되더라도 전 시냇물이 있었다는 걸 기억해두고 싶어요. 그런 좋은 기억은 제가 앞으로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어주거든요. 전 지금 절망의 구렁텅이 속이 아니에요. 

캐나다ㅣ소설「빨간머리앤」루시 모드 몽고메리


신은 얼마나 오랜 세월이 지나야 바다에 씻겨나가게 될까,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세월이 지나야 그들에게 자유가 허용될까,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고개를 돌리고 모르는 척할 수 있을까. 친구여, 그것은 오직 바람만이 알고 있다오.

미국ㅣ가사 「Blowing in the wind 」 밥 딜런 ('귀를 위한 시'라는 평으로 2016 노벨문학상 수상)




Africa


존엄성은 실로 자유의 다른 면이며, 그 인간관계 속에서 공포를 통해 힘으로 증식되는 또 다른 축인 힘과 지배의 이면이다.

나이지리아ㅣ에세이「공포의 계절」월레소잉카 (노벨문학상을 처음 수상한 아프리카 작가)


우리의 기억 대부분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기억하는 것으로 유지된다. 그래서 가공과 허구의 것을 포함한 낯선 기억으로 자신을 기억하려는 경향이 있다.

앙골라 l 소설 「기억을 파는 남자」 주제 에두아르두 아구아루사


태어날 때 내 피부는 검은색, 자라서도 검은색, 태양 아래 있어도 검은색, 무서울 때도 검은색, 아플 때도 검은색, 죽을 때도 나는 여전히 검은색이죠. 그런데 백인들은 태어날 때는 분홍색, 자라서는 흰색, 태양 아래 있으면 빨간색, 추우면 파란색, 무서울 때는 노란색, 아플 때는 녹색이 되었다가, 또 죽을 때는 회색으로 변하잖아요. 그런데 백인들은 왜 나를 유색인종이라 하나요? 

아프리카ㅣ시 「어느 소녀의 시」 UN 선정 올해 최고의 시 




Oseania


옳고 그른 건 두 마리 뱀 같은 거야. 워낙 얽혀 있어서 어떤 게 어떤 건지 둘 다 쏴 죽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그런 거. 그러고 나면 일은 돌이킬 수 없어지고. 

오스트레일리아ㅣ소설「바다 등대 사이」 M.L스테드먼 


당신은 우연히 이곳에 살게 된 게 아닐 거예요. 단순히 보거나 대충 묘사하는 데 그치지 말고 뭔가 하거나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할 거예요. 

뉴질랜드ㅣ「웰링턴 광장에 적혀있는 글귀」 로리스 에드몬드


스노위 강에서 온 사나이는 말머리를 높이 치들었고 채찍을 둥글게 휘두르곤 힘차게 소리쳤다. 그리고 그가 급류가 강바닥을 내려치듯 산아래로 질주할 때 다른 이들은 모두 두려운 눈으로 바라보고만 있었다.

오스트레일리아스ㅣ시 「스노위 강에서 온 사나이」벤조패터슨 



요리코너, 영국코너. 어디로 가려던 참일까.
New York 스페셜 코너, 이 곳에서 만나는 뉴욕은 더 무궁무진할것만 같았다.
손님들도 꽤나 있었지만, 다른 서점들과 비교했을때 북마스터들도 정말 많았다.
6만 여권이 넘는 책, 파묻혀보고 싶은 공간.
저 곳에 앉아서 커피와 쿠키를 먹고 싶었는데, 자리가 다 차있는 바람에 아쉽게 앉지 못했다.



Asia, Eurpoe, America, Africa...

좋아하는 작가와 책의 원본을 만날 수 있는 곳.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가을날 소설과 시 한 구절에 

눈길을 두는 당신이라면


틀림없이 마음에 들어할

뉴욕 속 이탈리아 거리 노리타의 서점, 

맥널리잭슨 북카페.



타닥타닥 소리가 나는것만 같은, 그래서 슬쩍 눌러보게 되는 타자기.



그곳에서

천천히 읽다가

오래 들여다보다가

책 장 귀퉁이 한쪽을 접어둘,


그래서 

책은 조금 더 묵직해지고

마음은 대신 더 가벼워질,


그런 책 한 권 만나보기를.





정작 나는

책 대신 간직하고 싶은 엽서를 샀지만.



맨해튼, 맥널리잭슨 북카페. 


2016년, 가을 귀퉁이.



맥널리잭슨 북카페 McNally Jackson Books 

주소: 52 Prince St, New York, NY 10012 미국

영업시간: 월요일~토요일 오전 10:00~오후 10:00 (일요일은 오후 9시까지)


Tip ) 

*하우징웍스 북스토어와 한 블럭입니다.

하우징웍스 북스토어는 제가 뉴욕에서 정말 사랑하는 서점인데요! '착한 책방' 이에요. 수익금으로는 홈리스와 에이즈환자를 돕고 있으며, 직원들은 모두 자원봉사자들 입니다. 또한 뉴욕 시민들의 기부로 책을 받아 운영하며, 카페를 같이 운영하고 있어서 책을 보며 커피를 마시기에도 좋은 곳이죠 :)


*근처에 아기자기한 디저트가게가 많습니다. 

리틀이태리인만큼, 각 종 디저트가 몰려있죠. 참- 치즈케이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근처에 있는 에일린스 스페셜 치즈케이크 (Eileen's Special Cheesecake)에 들려보세요. 위치는 17 cleveland Pl 이며 치즈케이크의 성지라고도 불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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