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앤나 Oct 18. 2016

앨리스가 되어볼까,
이상한 뉴욕의 윌리엄스버그

'호호호' 가득한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 도착했다.

"여기서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가르쳐 줄래?"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렸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호불호가 강한 여행지들이 있다. 이를테면 파리, 런던 그리고 로마.

파리는 "지저분하고 불친절해" "볼거리가 많고 음식이 맛있어"

런던은 "음식이 맛없고 날씨가 안 좋아" "신사적인 문학의 나라"

로마는 "치안이 안 좋고 어딜 가나 사람에 치여" "일주일을 봐도 모자란, 반드시 가봐야 할 곳!"



Brooklyn Fleemarket.  2016



이와 달리 대부분 '호'인 곳들도 있다.

호불호인 로마와는 달리 대부분 매력 있다고 말하는 도시, 피렌체

다녀온 모-든 사람들이 극찬을 마다하지 않아서 정말 궁금해지는, 바르셀로나

아름답고 평화롭기 그지없다는 곳, 샌디에이고

이런 곳들은 정말이지 궁금함을 불러일으킨다. 대체 어떻길래 그 까다로운, 다른, 저마다의 취향을 사로잡은 걸까? 그래서 더 궁금했던, *뉴욕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



Brooklyn Bridge. 플리마켓 바로 옆, 전혀 어울리지 않을것 같은 장소가 함께 있다.



뉴욕에 가겠다고 했을 때, "뉴욕? 생각보다 지저분하고 시끄럽고 난 별로던데." 라거나 "뉴욕이요? 어디 가시려고요? 전 솔직히 브루클린이나 퀸즈 쪽이 더 좋았어요."라는 말도 있었다. 또한 뉴욕보단 조용하고 단정한 워싱턴 D.C를 추천하거나 심지어 서부보다 경치가 좋고 아름다운 동부를 가보지 않겠냐는 조언도 있었다.

그렇지만 단 한 곳,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는 뉴욕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모두 "아, 거기. 매력 있어 좋아."라고 입을 맞춘 듯 말했다. 저마다 윌리엄스버그에서 맛있었던 식당과 빈티지샵까지 추천을 해주기도 했다. 

어떻게 뉴욕도 끌어당기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걸까. 




*뉴욕은 맨해튼, 브롱스, 브루클린, 퀸스, 스태튼섬 총 5개 구역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뉴욕'은 맨해튼을 가리킵니다. 맨해튼안에 타임스퀘어, 브로드웨이, 월가, 911메모리얼, 센트럴파크, 뮤지엄 등이 있기 때문이죠! 브루클린은 맨해튼에서 가까운 곳이며, 요즘 뉴욕에서 인기가 많은 맛집이나 플리마켓 카페 등이 있답니다 :)






"어디로 가고 싶은지는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그럼 어느 길로 가든 상관없지, 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williamsburg in Brooklyn. 2016.



지하철역에서 내리자마자, 다른 세계에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와, 맨해튼도 신기하지만, 여긴 더 신기해.'

시선이 확 꽂히는 선명하고 칼라풀한 그래피티

씩씩하고 경쾌하게 걷게 되는 자유로인 분위기  

주변을 두리번거리게 만드는 이색적인 느낌  

온 골목이 맘에 드는 곳
그래서 길을 잃고 싶은 곳



뉴욕보다 색다른 곳이라니.
상상이되? 
여기, 윌리엄스버그 말이야. 


윌리엄스버그는 뉴욕의 젊은 예술가들이 소호와 첼시에 이어 새롭게 정착해 문화를 만들어가는 곳이다. 첼시가 공장지대형 갤러리, 소호가 빈티지한 골목에 고급스러움이 얹어진 느낌이라면 윌리엄스버그는 공터와 골목을 기반으로 자유롭고 러프한 스타일이랄까. 현재의 성수동과 예전의 홍대를 섞어놓은 느낌이다.

'섹스 앤 더 시티'에 나와서 유명해진 타이 음식점이나 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갤러리, 브루클린에서 핫한 클럽, 각 국가별 음식점과 카페까지. 윌리엄스버그는 걸으면 걸을수록 즐거운 곳이다. 

남서쪽으로 내려오면 '무한도전'에 나와서 더 유명해진 브루클린 브리지 근처 덤보 지역이 나온다. 이런 분위기가 익숙할 리 없지만, 멀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길거리 도처에 널려있는 그들의 문화를 아주 가까이서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일까. 외국인이라는, 이방인이라는 제한 없이 자연스럽게 섞여서. 그러고 보니 뉴욕에서 익숙했던 건물을 들어갈 때 했던 소지품 검사, 또는 유명하다는 빌딩이나 작품들, 어쩐지 기죽게 만드는 뉴요커라는 사람들. 아무것도 없다. 여기 윌리엄스버그에는. 왠지 더 편안해. 이방인도 금세 적응할 뉴욕보다, 여기 이 동네가.



와, 상상했던 느낌과 비슷하다! 하면서도 연신 두리번거리게 되는 곳.


"혹시 나는 갈 곳이 없는 게 아닐까?"

"지도만 보면 뭐해. 남이 만들어 놓은 지도에 네가 가고 싶은 곳이 있을 것 같아?"

"그럼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 나와있는데?"

"넌 너만의 지도를 만들어야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어두운데 환하고, 거친데 아기자기한 동네.



검은색 혹은 회색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칼라풀한 색들을 만날 줄이야!

윌리엄스버그는 마치 무지개 같았어.

우와, 하고 쳐다보게 되는.

오래 머물지 못함을 알기에 더 간절한.



윌리엄스버그에서는 어떤 곳으로 가고 싶다기보다, 이런 골목길을 걷고 싶었다. 이 골목, 저 골목 다니면서.



어딜 가나 정말 가볍게 다녔는데,

백팩보다는 에코백

빅백보다는 미디움백이면 충분했거든.

그런데 여기 윌리엄스버그에서는

어쩐지 자꾸만 양손이 무거워지는 거야.

마치 이상한 나라에 온 것처럼.



-

결국 4개나 사버린 케이크 비누, 저렇게나 화려하게 포장해준 덕분에 양손 무겁게 들었지 뭐야.
비누를 손에 들고, 어쩐지 또 소품을 사게 되었던 날.
이렇게 독특한 느낌이라니, 그냥 지나칠수가 없어서.



나는 매일 아침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일을 여섯 가지씩 생각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온통 먹고싶고 들어가보고 싶었던 길거리. 아, 페퍼로니 피자 한 조각 우물거리며 걸었어야 했는데! 



윌리엄스버그는 공장을 개조한 넓은 카페가 많아

쏟아지는 햇볕 아래에 놓인 어느 낡은 소파 위에서

잠이 들어버려면 아무도 깨우지 못할 것 같아.  



여기에 앉아있으니 햇볕이 내리쬐어서 눈을 뜰 수가 없었다. 그래서 덕분에 조금 잠이 들었을까.



카페 킨포크 Kinfolk

요즘 가장 핫한 그 매거진과 같은 이름!

신기해서 한국에서 선물로 가져왔지.

내겐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계절 지난 매거진도

그녀에게는 이 계절을 새롭게 만들 추억이 될 수 있잖아.



매거진 Kinfolk와는 다른 카페지만, 이름이 같다는 것만으로도 기억이 되니까.



내 기분은 내가 정해, 오늘 나는 '행복'으로 할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I choose my own emotions. Today, it's going to be "happy"



윌리엄스버그에서는 운동화를 샀어.

뉴욕에서 안 예쁜 푹신한 운동화보다는

더 예쁜 불편한 슬립온을 신고 다녔거든

이곳에 도착하는 순간 알았지.

아, 여기는 오래 더 많이 구석구석 걸어야 하는 곳이구나.

그래서 오기를 넣어두고 운동화를 신었지.

대신, 핑크색으로.



운동화를 신으니, 정말 날아갈 것 같았다! 발이 편해야 한다는 만고의 진리를 새삼 깨달았던 순간.



당근이 듬뿍 들어간 컵케이크

우유가 듬뿍 들어간 아이스라떼

햇빛이 듬뿍 들어오는 창가 자리

행복이 듬뿍 솟아났던 오후 



시원한 라떼와 담백한 당근케이크. 이 순간 무엇이 더 필요한 것이 있다면- 같이 수다를 떨 너밖에.



지금 뉴욕에서 가장 핫한 장소

어쩐지 양 손이 자꾸만 무거워지는 길목 

디저트가 연거푸 먹고 싶어 지는 거리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 



저녁에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서라도 저녁에 가보고 싶었던 거리.



미국보다 이국적인, 뉴욕보다 자유로운 윌리엄스버그.

아침 일찍 떠나보기를. 운동화 끈을 적당히 조여매고.

이제 막 문을 연 카페에 들어가, 같이 하루를 시작해보기를.

쏟아져내리는 햇빛을 받으며, 슬쩍 잠이 들어도 되니까. 



뉴욕에 가게 된다면, 운동화끈을 조여묶고 나서고 싶은 동네.



모든 모험은 첫걸음을 필요로 하지「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호불호인 뉴욕과 반대로 대부분 '호'인 윌리엄스버그, 이유는 콘셉트가 확실해서일까요?

'뉴욕'이라고 했을 때 화려함, 세련됨을 떠올린다면 뉴욕에 가서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번잡함, 소란스러움, 지저분함에. 그렇지만 뉴욕은 분명히 매력적인 곳입니다. 여러 인종이 함께 살아가고, 그만큼 다양한 문화가 존중되며, 구역마다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니까요. 맛, 예술, 자연, 도시, 이벤트가 가득한 도시랍니다. 

'윌리엄스버그'는 러프함, 언더그라운드, 빈티지, 자유로움과 같은 키워드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가보았을 때 상상했던 것과 분위기가 다르지 않아서, 실망스럽지 않게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장소랄까요? 게다가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많아서 여성분들도 좋아할 만한 동네랍니다:)



TIP)

*Egg 브런치카페 Egg Restaurant

많은 사람들이 추천했던 Egg 브런치카페. 구글에서도 평점이 좋은 곳이에요 :-) 

특히, 직접 짠 오렌지주스와 오믈렛이 맛있다고 합니다.

주소: 109 N 3rd St, Brooklyn, NY 11249 미국

영업시간: 오전 7:00~오후 5:00 (주말은 오전 8시부터)

연락처: +1 718-302-5151


*Maison Premiere

맨해튼의 여행 전문 서점 'Idlewild' Bookstore의 제니퍼가 추천해준 곳이에요. 굴 요리 전문점인데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해요. 늦은 저녁에 가면 분위기를 즐기기에 더욱 좋다고 합니다 :)

주소: 298 Bedford Ave, Brooklyn, NY 11211 

영업시간: 오후 4:00~오전 2:00 (금요일과 토요일은 새벽 4시까지 합니다)

연락처: +1 347-335-0446


*JUNK

중고와 구제, 골동품이 있는 빈티지 소품가게에요. 저는 들려보지 못했지만, 뉴욕 여행책과 가이드북에서 JUNK를 추천하기도 했답니다.

주소: 197 N 9th St (at Driggs Ave)

영업시간: 오전 9:00–오후 9:00

연락처:(718) 388-6981


*플리마켓

브루클린 주말의 묘미! 플리마켓입니다. 포르그린 플리마켓은 빈티지한 소품들이 많은 곳이고 덤보 지역 근처에서 하는 브루클린 플리마켓은 토요일은 식품, 일요일은 예술품 위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브루클린의 플리마켓은 가끔 팝업 형태로 이벤트가 펼쳐지기도 하고 종종 장소가 바뀌기도 하니, 아래 주소에서 꼭 확인해보시기를 바랍니다.  (바로가기)



매거진의 이전글 뉴욕 속 '이탈리아'의 가장 예쁜 카페, 맥널리잭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