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지금이, 틀림없이 행복해야 하는 순간이다.
"이 건물은 수정처럼 투명하고 늘씬하며, 파르테논 신전이 그러했듯 영광을 내보이기 위하여 건축되었다."
건축사(史)가이자 비평가, 빈센트 스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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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면, 하늘 위에 도착한다.
맨해튼의 오래된 건물 86층,
뉴욕시 전체가 내려다 보이는 곳.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의 자리를 40년이 넘게 지켜온 세계의 상징이다. 맨해튼의 어디에서나 보이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밤이 되면 색깔 있는 투광 조명이 건물 꼭대기를 환히 밝힌다. 낮처럼 화려하고 밤보다 휘황찬란하게.
뉴욕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록펠러 센터와 함께 '뉴욕 전망대'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볼 수 없다'라는 이유로 록펠러 센터를 뉴욕 최고의 전망대로 꼽기도 하니 뉴욕 최고의 전망대는 아닐지 몰라도 뉴욕의 상징임에는 틀림없다.
1931년 지어져서 올해로 86년을 맞이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86층, 102층 두 곳에 전망대가 있다. 대부분 관람객들은 86층 전망대를 이용하는데, 이는 실외로 나갈 수 있는 86층 전망대와 달리 102층은 유리창으로 막혀 있고 추가 이용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전망대에 오르려는 사람들로 사계절 내내 긴 줄을 볼 수 있는데, 입장을 한 후에도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오를 때 적정한 인원으로 통제가 되기 때문에 방문 시간은 넉넉하게 잡는 것이 좋다.
공항 검색대와 마찬가지로 소지품 검사를 마친 후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면 되는데, 86층으로 곧장 가는 것이 아니라 80층까지 올라간 후 86층까지 운행되는 엘리베이터로 갈아타야 한다. 전망대에 도착하면 동서남북 다양한 위치에서 뉴욕시를 감상할 수 있다.
하늘로 올라가는 중
지금 이 순간
아름다운 전경이 기다리는 곳으로,
아니 사실은 지금 이 순간이
설레는 것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낼 장소로,
아니 사실은 지금 이 순간이
두근거리는 것이다.
확실한 행복으로 가는 길.
아니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확실한 행복으로
가는 길은 없다.
다만, 행복할 수 있는
확실한 시간이 있을뿐.
예상했던 계획과 달라질 수도 있다.
더 오래 걸리는 구간도 있을 수 있다.
차례로 올라타야 하는 엘리베이터는
때로는 내 앞에서 문이 닫힐 수도 있다.
생각보다 빠른 속도에 당황하거나
예상보다 더딘 흐름에 초조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알게 될지도 모른다.
매 순간 어떻게든 즐거워해야 함을.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이
때로 오래 걸릴지언정, 그 순간마저도.
이미 타버린 엘리베이터는
멈추지 않으며 내릴 수도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인생처럼
정해진 시간대로 흘러갈 것이고
그 안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만이 온전히 달라질수 있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가는 동안 설레고 꿈꾸며
내 곁에 있는 사람과 즐거워하는 것
때로 누군가가 오랜 기다림이나 늦어짐에
걱정한다면 위로를 건네고
나 역시 그들에게서 힘을 얻을 수밖에.
86층.
86살. 혹은 인생의 그즈음,
마침내 살아온 길에 올라섰을 때
'참 좋았던 시간이야, 지금 역시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내려다보기 좋은 망원경,
실제를 왜곡할 만큼 좋은 성능의 카메라,
내가 바라보는 것 이상으로 담아낼 드론,
그런 것들도 좋겠지만
아주 먼 곳에서 불어오는 바람,
아주 가까이에 닿아있는 구름,
어쩌면 보이는 것도 같은 무지개,
이 모든 것을 만끽할 수 있는
눈, 코, 귀와 마음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하나 더 가질수 있다면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풍경이 얼마나 멋있는지 얘기할수 있는 전화라거나
드로잉을 할 수 있는 연필과 종이, 혹은
무언가 떠올릴 수 있는 추억 하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지 않을까.
나는 당신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올라가며,
한 번밖에 없는 그 순간을,
짧게 지나쳐버리는 여정을,
기꺼이 즐겼으면 좋겠다.
엘리베이터는 한 번밖에 탈 수 없고
지금, 이 순간의 당신과 맨해튼의 만남은
다시는 만나지 못할 순간이니까.
오래 기다려왔던 것처럼,
오래 잊지 못할 것처럼.
당신의 인생이
오늘 더 설레기를,
지금 마음껏 행복하기를.
정상에 있기에 짜릿한 것이 아니라
정상으로 가는 지금이,
더 멋진 곳으로 가고 있는 현재가.
당신 곁에 있는 그와 함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당신 삶의 최고의 날이 되기를.
그리고
마침내
정상에 오르니, 아름답기는 하더군요. 눈 아래 펼쳐진 뉴욕이 아름다운 것인지 정상에 올랐다는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후자이지 않을까요. 360도, 몸을 돌려 바라본 뉴욕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지만 사실은 얼굴에 닿는 바람, 꽤나 즐거워 보이는 연인들 그리고 하품하고 있는 어린아이들이 어쩐지 더, 끌렸답니다.
TIP)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주소: 350 5th Ave, New York, NY 10118 미국
높이: 381m
층수: 102
영업시간: 오전 8:00~오전 2:00
뉴욕 주 뉴욕 시 맨해튼 섬 5번가와 34블록의 모퉁이에 있는, 1931년에 지어진 울워스 고딕 양식의 건물이다. 86층의 콘크리트 건물 위의 16층짜리 철탑은 본래 비행선의 계류탑을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나 바람이 심해 비행선 정박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거의 사용되지 않았으며 현재는 전망대와 방송용 안테나만이 위치해있다.
*밤에는 야경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훨씬 더 많으니, 입장 시간을 넉넉하게 잡으시기 바랍니다. 뉴욕의 전경을 보기 위해 보통 록펠러센터와 엠파이어 빌딩을 많이 추천하는데, 낮과 밤으로 나누어 감상하시는 것도 좋답니다. 밤만큼 아침에 만나는 세상도 꽤나 산뜻하니까요. 바람이 많이 불 수 있으니 외투나 머플러를 챙기시는 것이 좋으며, 사람들이 굉장히 많으니 삼각대 등을 이용하기에는 썩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
그럼에도 맨해튼 하늘 꼭대기, 뉴욕이 내려다 보이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올라가며 느꼈던 설렘과 기대했던 아름다움을 만끽해보시기 바랍니다. 틀림없이 행복할, 단 한순간은 지금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