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보이지않는 담요까지도, 생각하게 한다.
사진은 나보다 많은 것을 기억한다.
나를 웃게하고, 감싸주고, 때로는 아프게 하던
사진 속 내 모습을 찍어주던 너도 함께 기록된다.
그날, 다투고 상처주고 서로 외롭게 했던것만 기억에 남았는데
담요를 가져와서 덮어주며,
창문 너머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모습을 담아주던 너도 있었구나.
사진을 오래, 바라보다보니 또 하나가 떠오르고야 말았다.
사진에 보이는 담요는 하나지만, 사실은 두 장이었던 것이.
담요를 한 장 가지고와서 덮어주더니, 이내 하나 더 가져와 꼼꼼하게 덮어주던 모습이.
그래서 차가운 저녁바람 하나 스며들지 않던, 따뜻한 순간도.
내가 기억하는 날들과
사진이 기록해둔 날들의 만남.
꼼꼼하게 덮어둔 추억을 들춰내면, 잊고 있던 담요 한 장을 만나게 된다.
따뜻한, 어느 날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