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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다섯 시 반, 상벤투역.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어느 역사에 빛이 들어오던 순간.

by 유앤나

여기는 상벤투역.
벽화 그림을 한없이 둘러보게 된다.

올 때마다 볼 때마다
새로운 장면을 만난다.

시간에 따라 다른 빛이 들어와서일까.
오전 8시에 본 천장은 눈부시게 찬란했고
오후 4시에만 눈에 들어오는 그림 귀퉁이가 있다.

그것은 때로,
그림이 아닌
사람이 될 수 도 있다.

2017-08-07-18-37-33.jpg?type=w773 Porto. Portugal. 상벤토역사,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기차역.


2017-08-08-01-30-01.jpg?type=w773 상벤투 기차역은 특히 내부를 화려하고 웅장하게 장식하고 있는 아줄레주(Azulejo) 벽화들 때문에 관광 명소로 이름이 높다.

2017-08-07-18-34-33.jpg?type=w773 2만 개 가량의 아줄레주 타일로 포르투갈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묘사한 커다란 벽화가 역사의 내부를 장식하고 있다.


2017-08-07-03-10-47.jpg?type=w773 포르투의 옛 도시 중심부에 있는 알메이다 가헤트 광장(Praça de Almeida Garret)과 맞닿아 있다.


잠시 후면 영영 못 볼 사람들을 바라본다.
어디로 가는 걸까?
그곳은 목적지일까 들리는 곳 일까.

나는 한국에서 리스본을 거쳐
이곳 포르토 상벤투 역에 왔어요.
지금은 아베이루에 갈 예정이에요.
코스타리카에 가기 위해 들려야 하죠.

당신의 여정중 오늘은 어디쯤인가요.
이 기차역, 서로의 가는 길을 배웅해주고 싶은 곳.

안녕.
떠날 때 손 흔들어줄 이 한 명 남겨 두고픈 곳.
다시 만날 때 누군가를 와락 끌어안고 싶은 곳.
그토록 아름다운 기차역, 상벤투.

2017-08-08-01-29-35.jpg?type=w773 오후 다섯시 반. 빛이 들어오고 그 날과는 다른 네 모습을 만난다.


2017-08-08-01-30-11.jpg?type=w773 그늘진 옆모습. 슬쩍 돌린 고개. 감춰둔 마음이 드러날까.


2017-08-08-01-30-31.jpg?type=w773 기다리는 중일까. 누구를, 그리워하는 중일까.




당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생각지도 못한 곳.

전혀 다른 곳을 보았는데
당신을 만난다.

그날 나를 떠나보내던.
그래서 두고 온 당신을.

이 먼 곳 포르토.
저녁이라기에는 이른,
오후 다섯 시 반.
그리워하기에는 아직 이른,
어느 여정에 들린 기차역에서

가려진,
드러난,
선명한,
그리움을 만나다.


포르투갈 포르토 여행을 한다면 한 번은 지나치게 될 상벤투 기차역입니다.
굉장히 크고 아름다운 역사예요. 2만 여개의 아줄레주를 바라보기에도 벅차죠.
포르토 여행에서 상벤투는, 아침과 오후 그리고 밤- 다른 시간에 만나보세요.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에 따라 다른, 그림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답니다.


2017-08-08-01-31-09.jpg?type=w773 Portural. Porto. 2017.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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