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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롱 Jul 23. 2021

오랜 친구와의 아쉬운 만남

하루 하나 글쓰기 챌린지 30일, 다섯째 날


이번 주에는 오랜 친구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두 번의 약속이 있었는데 각각 10년이 넘었거나, 10년이 되어가는 친구들이다. 이제는 말하지 않아도 생각을 읽기도 하고, 서로 함께한 시간이 길어 그간의 에피소드만 얘기하며 웃어도 3시간이 훌쩍 넘게 수다를 떨 수 있는 그런 친구들.


그런데 문득, 나는 오히려 오래된 친구들을 만날 때 진짜 내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는구나 느꼈다.

나서서 재밌는 상황을 만들고 재롱(?)도 부리곤 하지만, 정작 내 이야기의 차례가 오면 모든 상황을 두루뭉술하게 서술하곤 다음 차례로 넘겨버린다.


정확히는 듣는 게 편하다.


친구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들이 모르는 내 모습과 생각은 아주 많은데...

우리는 이제 서로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그런 걸까?

내 생각들을 충분히 공유하는 모습을 상상해 봤다.

친구들이 그런 부분까지 나를 궁금해할 것 같지 않아 설명하려고 하지 않은 적도 많다.

으레 짐작이긴 하지만, 내가 여태까지 쌓아온 친구 데이터로는 그렇다. 정확히 어떤 부분이냐고, 어떤 대화를 원하냐고 하면 그것도 사실 잘 모르겠다.

내가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남들보다 깊은 사람이라서 이런 갈증을 느끼는 걸까?

아니면 친구들이 그런 종류의 대화에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그렇다고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회의감을 느낀다거나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너무 아끼고, 편하고, 만나면 늘 즐겁고 좋다. 함께 해온 시간 자체가 소중한 사람들이라 그것만으로도 나에게 충분한 가치를 준다.

그러나 가끔씩은 서로에 대해 더욱더 깊게, 궁금해하고 그 생각을 나누면 좋겠다.

어쩌면, 나부터 변화해야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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