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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롱 Aug 08. 2021

혹시 가벼운 만남에 지치셨나요?

데이팅 앱에서 짝을 찾고 있는 그대에게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게 너무나 쉬운 세상이다. 핸드폰은 누구나 가지고 있고, 같은 취미를 기반으로 한 친목을 다지는 모임이나 채팅방에 입장한다면 오프라인보다 훨씬 많고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 혹은 오로지 데이팅을 목적으로 한 애플리케이션도 많기 때문에 원한다면 누구나 쉽게 데이트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즘 들어 많이 들리는 이야기론, 온라인 상에서 알기 시작한 정체불명의 /그녀와의 관계가 그리 순탄하게 성공(?) 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성공이라는 것은  사람이 연인이 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충실하는 1:1 관계를 맺고, 혹시 멀어지더라도 끝까지 존중하는 관계가 되는 것이다.  온라인을 기초로  만남에서는 이렇게 이상적인 관계가 드문 것인지 생각해 봤다. 주변의 이야기에서 온라인 만남의  좋은 유형을  가지 찾아볼  있었다.



첫 번째, 번개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감정

순간적으로 불타오르는 연애 감정을 느꼈다가도 다음 날, 혹은 며칠이 지나면 순식간에 그 감정이 사라지는 것이다.

상대가 열렬히 관심을 표현하다가 어느 순간 말없이 사라진다거나, 이유 모를 태도의 변화를 겪은 이들이 마음고생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대체로 이런 유형은 만남의 목적 자체가 달랐기 때문이라고 추측이 되는데, 한 명은 육체적인 관계를 목적으로 만났지만 다른 한 명은 정신적인 교류를 우선으로 했던 경우를 예 로들 수 있을 것 같다.

또는 내가 찾던 이상형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에 반하는 단편적인 모습을 보고는 감정을 차단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유야 다양하지만 쉽게 만난 인연은 쉽게 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 노력 없이 얻어졌기 때문에 그만큼 사람을 판단하는 것도 쉬워서 벌어지는 일이다.


두 번째, 양다리 세 다리 문어 다리

데이팅 앱의 특성상 굳이 한 명과 매칭 되었다고 해서 그 한 명과만 대화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럴 필요도 없다. 많은 유저들이 수많은 1이 떠 있는 채팅창을 보유했을 것이고 내가 여러 명과 데이트하는 만큼 상대도 그럴 확률이 높다. 나와 상대방 모두 한 사람에게 충실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이 사람 아니면 안 돼!' 같은 상대는 찾기 드물다. 설사 꽤 괜찮은 상대를 만났다고 해도 이보다 더 나은 상대를 만날 확률도 높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안분지족 하기 쉽지 않다.


세 번째, 외모 중심적 만남

외모가 우수하면 선택(?) 받기 쉬운 게 데이팅 앱의 순리이다. 이 때문에 사진을 도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볼 수 있고, 기대했던 느낌과는 다른 실물에 서로 실망하는 경우도 많다. 사실 오프라인의 패턴과는 가장 다른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오프라인에서는 어떤 관계든, 관계를 맺을 때 외모를 우선순위로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터에서 만난, 혹은 오다가다 만난 사이이고 나의 이상형과 전혀 다른 사람인데, 알고 지내다 보니 상대방의 짙은 매력에 반해 연인이 되는 경우도 많다. 앱에서 만난 그/그녀도 어쩌면 오프라인에서 만났다면 서로 매력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외모에 기대를 품었다가 실제로 아닌 경우,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은 이유로 바로 '손절'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행위가 쉬운 이유는 그저 온라인에서 만난 상대이기 때문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스치는 인연에 상처 받지 않고, 만족하는 사람이라면 별 문제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얼마 가지 못해 '진정한 관계'를 원한다.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확신을 가진 사람들은 내면적으로 충만함을 느끼고,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그 충만함을 위해 관계를 맺고자 한다. 하지만 꼭 연인 관계에서만 그 충만함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상은 반려동물이거나, 친한 친구나 가족, 또는 자기 자신이 되기도 한다. 다만 오늘 언급하고 싶은 것은 오로지 '연인 관계'에서 오는 충만함인데, 앞서 말한 것처럼 다른 관계들로 내면적 결핍을 채울 수는 있지만 정신적인 교감은 물론 육체적인 교감까지 오고 가는 '연인'의 자리는 다른 것으로는 쉽게 대체되지 못하는 게 분명하다.



정(情) : 사물이나 대상에 느끼어 일어나는 마음

사람과 관계를 맺는 데에 중요한 요소  '함께  시간'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부정할  없다. 함께  시간이 오래될수록 인간은 () 든다고 하는데, 정이라는 것은 시간과   없는 관계이며, 어느 경우에나 정을 빼고 사람됨을 논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정을 쌓기가 힘든 온라인 만남에 대해 가끔 지치거나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같다. 어떻게 보면 사람다움과는 거리가  행위이기 때문이다.


데이팅 앱을 사용하다가 여린 마음에 스크래치가 생긴 이들을 많이 봤다. 이들이 상처 받은 가장  이유는 사람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설마 우리가 이렇게까지 기분 좋게 만났는데,  메시지에 답을  하겠어..?'와 같은 구심이 실제가 된다. 데이팅 앱을 사용하는 유저라면 공감하겠지만 너무나 빈번한 일이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에 대한 기대를 버렸을   사람다운 사람을 만난다는  데이팅 앱에서의 이상한 진리다. 나답게 행동하고 상대가 내가 찾던 왕자님/공주님일 것이라는 상상을 멈추는 것도 필요하다.


쉽게 맺은 인연은, 정을 쌓기도 전에 서로를 판단하고 차단하기 바쁘다.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방법이 온라인밖에 없다면, 시도해보되 위 언급한 온라인 만남의 실패 유형을 꼭 염두에 두길 바라며, 쉽사리 정을 주기 전에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시간을 꼭 두어야 할 것이다. 서서히 정을 쌓아간다면 그/그녀도 나의 진실된 인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데이팅 앱을 사용하는 주체도 '사람'이기 때문에 불가능한 스토리는 아니다. 다만 나뿐만 아니라 상대방도 같은 각오로 임해야 하기에 어려운 일인 것은 맞다.  


그리고 언제나 기억했으면 좋겠다. '나'는 그저 연애를 하고 싶은 건강한 한 사람이며, 익명의 어느 누구라도 나를 온라인에서 만났다는 이유로 함부로 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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