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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롱 Aug 10. 2021

우리에게는 우리만의 리그가 있다

비교를 동력으로 삼고 싶다면




도쿄 올림픽이 끝났다. 많은 사람들이 올림픽을 관람하는 이유는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 그 안에서의 치열한 과정이 빛을 발하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다양한 심정으로 참가했을 올림픽 선수들의 심경 인터뷰가 화제다. 그들의 현 모습이 누구보다도 절실히 이루어냈다는 과정이 보이는 터라 왠지 눈물이 글썽여지기도 한다.

선수들을 보며 나 또한 대회에 참가하는 올림픽 선수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출전 종목과 리그가 다를 뿐이다. 그들이 이뤄낸 성취는 범세계적인 것이라 더욱 대단하다. 하지만 나도, 혹은 이 글을 보는 누군가도 우리만의 리그에 참가해 치열한 과정을 겪어내고 금메달을 거머쥘 자격이 있다.






나만의 리그


경쟁 사회다. 사소한  하나까지 남과 비교당하고, 혹은 내가 비교를 한다. 남과 비교하지 않기를 온전히 잘하는 사람은 드물다. 때때로 '남과 비교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이들은  당차 보인다. 그들의 당당함이 부럽고, 그런 면에서 나는 또다시  사람의 당당함과 나의 소심함을 비교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사실  인간이 어떤 측면에서든 남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당당하게 말했던  사람도, 오로지 비교하지 않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커리어든, 학력이든, 외모든, 연애에서든 어딘가  가지는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지점이 있을 것이다. 사회 활동을 한다면 거의 필연적인 현상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세계적으로 경쟁하는 올림픽 선수들의 리그는 얼마나 치열한 비교의 과정이었을까, 전 세계의 뛰어난 선수들을 상대로 해야 하는 그 부담감은 또 어떻고. 그렇게 해서 얻는 메달에는 금, 은, 동 보다 훨씬 큰 가치가 부여되는 것이 당연하다. 나의 경쟁 상대가 전 세계 1등이라면 누구보다 더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리그는 올림픽이 아니다. 우리가 선택할  있다. 혹시 나도 모르는  내가 출전하고자 하는 리그가 너무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었을까, 그래서 이렇게 벅차고 힘든 것은 아닐지   되돌아보았다. 경쟁 사회에 던져진 것은 자유의지가 아니었으나, 내가 뛰어들 경기는 내가 정할  있다. 우리는 이를 간과하고 너무 높은 곳만을 바라보지 않았는지 궁금해졌다.

목표를 높게 잡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나는 이제 막 연습을 시작한 예비 선수인데, 금메달을 따길 바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앞서 수많은 리그에 참가해야 결승 리그에 출전할 수 있다.





우리가 불행한 이유

스스로 가장 빨리 불행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 '비교'를 추천한다. 그건 실패가 없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 하완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중에서


며칠 전, 계좌에 돈이 뚝 떨어졌다. 사실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돈은 왔다가도 금방 사라지는 게 당연한데 불만을 품었다. 그때 내 눈에 포르셰를 타고 명품백을 맨 유튜버의 브이로그가 눈에 띄었다. 포르셰를 탄 그녀의 모습은 내 상황에서 클릭하고 싶어지는 자극적인 썸네일이었다. 그녀는 말 그대로 '그사세'를 살았다. 나는 어느새 그녀의 삶과 지갑을 부러워하고 있었다.


우리는 비교를 하면서도 우리가 비교하고 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와는 다른 상황을 가진 타인을 보는 것만으로도 비교와 부러움이 시작되는데 이것은 과정일 뿐, 우리의 뇌가 기억하는 결과는 '자신에 대한 비관적인 견해'다. "나는 왜 이렇게 못생겼을까", "내 지갑엔 왜 돈이 없는 걸까.", "나는 왜 이것밖에 못할까." 이 말들 앞에는 늘 (00보다)가 생각되어 있다.


'나는 왜 (00보다) 못생겼을까'

'내 지갑엔 왜 (00보다) 돈이 없는 걸까'

'나는 왜 (00보다) 못할까"


비교는 더 나아지기 위한 자극제가 되기도 하지만, 성장이 되지 않고 자기 비관만 남는다면 불행의 시초가 된다.

불행해지고 싶지 않다. 그래서 '우리만의 리그' 열고  안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본다. 아무리 작은 리그여도  안에서 치열한 싸움이 가능하다. 비교를 피할 수는 없지만 상대와 내가 닿을 거리에 있다면 절망이 아닌 동력이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안에서 '으쌰 으쌰'하며 건강한 게임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와도 경쟁하고 싶지 않다면 자기 혼자만의 리그에 참가하는 것도 방법이다. 혼자만의 리그는 경쟁하지 않고도 치열할  있는 유일한 방법이  것이다.




좁게만 보이던  공간을 넓혀가는 데에 재미를 붙였다. 부럽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보통 너무나  거리에 있었다. 그래서 닿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면, 지금 그들은  경기씩 마치고   함께 '우리의 리그' 출전할 선수들일뿐이다. 나는 아직 토너먼트의 가장 아래에 있다. 모든 리그에 최선을 다해 정면 승부하다 보면, 언젠가는 나도 금메달 앞에서 겪어온 과정이 가득 묻어나는 인터뷰를 하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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