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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lkown Kim Jun 14. 2019

라이프 스타일을 팔다 (TSUTAYA) 3/3

실행은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던 글이 벌써 3탄까지 나올 정도로 TSUTAYA의 저자는 저에게 많은 Insight를 줬습니다. 그의 고객에 대한 생각, 그리고 그 고객과 Communication 하는 방법.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현 일본의 트렌드들이 그저 바쁘게만 살아가는 저에게 뭔가 자극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특히 '기획자'로서의 Role 모델로 삼기에 충분하였습니다. 그가 얘기한 '기획할 때에는 철저하게 심플하게 생각한다'라는 철학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거 같습니다.


 사업이란 고객과 그 고객에게 전달하는 상품(Value)에 대한 계획이겠지요. 어떤 고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할 것인지, 그리고 그 고객을 위해서 어떤 상품을 준비할 것인지 고민하고 또한 어떤 방법으로 그 고객과 상품을 서로 연결시킬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저자는 위 세 가지 고민을 다이칸야마 프로젝트에 적용합니다. 


 1. 다이칸야마 TSUTAYA가 고객에게 주는 Value는 무엇일까요? 


 다이칸야마 프로젝트의 건축 이미지는 바로 '집'입니다. '유유자적하게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가질 수 있는 집'이지요. 그 집으로서의 구성원 간의 커뮤니케이션 중요합니다. 즉 Target인 프리미어 에이지가 모이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더 나아가 프리미어 에이지와 같은 매력적인 사람들이 발전기가 되어 젊은 사람들을 끌어당겨야 하기도 합니다. 어떤 것을 제공하면 Target을 끌어모을 수 있을까요?

 이전에 얘기했던 서적, 음악, 영화와 같은 콘텐츠를 제외하고도 다이칸야마의 장점은 바로 녹음과 저택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힐 사이드 테라스가 조화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도로변에 주차 미터기가 많이 있어서 유료주차장을 찾지 않아도 손쉽게 주차를 할 수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넓은 주차공간 확보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매일 가고 싶은 곳을 만드는 것도 '집'이 주는 콘셉트 중에 하나입니다. 내점 고객 수를 수평화하고 평준화하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저녁 늦은 시간에 밤의 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매장을 만드는 것이 좋을 사례일 거 같습니다. (아직 국내는 이런 곳이 없죠.)

2. 그럼 그 Value와 고객과는 어떻게 연결시킬까요?

 그래서 나온 콘셉트가 바로 '도서관'입니다. Target인 프리미어 에이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고객이 영감을 얻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곳 바로 도서관이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나름 요즘 경제적인 부를 이뤄낸 세대들을 보면 책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집을 짓거나 아파트를 구입할 때 꼭 서재 마련하죠. 서재란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기 위한 공간이기도 하고 서재를 통해서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확인하는 것이지요. 만약 다이칸야마를 집에 있는 서재라면 생각한다면 어떨까요? 고객은 굳이 책을 소유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TSUTAYA는 '소유를 대행하는 곳'이라는 최초의 콘셉트가 완성되게 됩니다. 

 숲 속의 도서관인 다이칸야마 TSUTSYA는 어떻게 진화할 수 있을까요? '빈티지 매거진의 아카이브'도 또 하나의 계획입니다. 소수도 출간된 소수가 좋아하는 취미를 정리한 빈티지 매거진도 엄청난 정보의 보고일 수 있죠. 하지만 빈티지 매거진은 수도 적도 많은 사람들이 돌려볼 경우 해지기도 쉽습니다. 그래서 전자책이 필요한 것이겠죠. 전자책으로 변환된 빈티지 매거진은 인덱스 되어서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사람들이 모인다면 당연히 비즈니스와 연결되겠죠.

 3. 결국 이러한 콘셉트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제가 정말 궁금한 것은 이 책에 나와 있는 세세한 기획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냐는 것입니다. 단순히 한 사람의 계획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거창하고 너무 방대한 것이었죠. 그 비결을 저자는 오다이바, 시오도메 그리고 롯폰기로 설명합니다.

. 후지 TV : 오다이바로 본사 이전하면서 시청률 하락
. 니혼 TV : 시오도메로 본사 이전하면서 시청률 하락
. 아사히 TV : 롯폰기 힐즈로 본사 이전하면서 시청률 상승

 위 세 지역의 공통점은 TV 방송국 본사가 위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곳은 시청률이 상승하고 어느 곳은 시청률이 하락했지요. 본사의 위치가 프로그램의 질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는데 왜 그럴까요? 기획은 정보의 조합입니다. 정보가 움직이는 곳에 사무실 마련하고 고객이 피부로 느끼는 감각과 공감에서 기획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객이 보이지 않는 곳에 사무실을 두면 '머릿속'에서 이뤄지는 사고의 레벨은 유지되어도 '피부'로 느껴지는 감각은 둔화되어 의미 있는 기획을 할 수 없는 것이지요. 

 TSUTAYA도 마찬가지입니다. 1986년 TSUTAYA 에사카점은 창고형 매장으로 잡지, 서적, 양서 진열하였습니다. 모든 장르의 음악, 영상 준비하였지요. 2층에는 컬처 바 마련하였고 모든 시설을 심야까지 운영하였습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전체 TSUTAYA 매장을 기획하는 CCC (Culture Convenience Club) 본사 사무실도 같은 건물에 두었습니다. 기획은 고객이 잘 보이는 곳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죠. 제가 알기로는 요즘 제일 잘 나가는 캠핑 브랜드인 Snowpeak도 본사 앞에 대규모 캠핑장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핑 및 의류를 만드는 Patagonia도 서핑 파도가 항상 있는 해변에 위치해 있죠. 기획은 이렇게 하는 거라네요. 젠장. 그래서 TSUTAYA는 매장, 카페, 사무실을 합쳐서  브레인 코어라고 통칭하고 있습니다.

 4. 그럼 이런 창의적인 생각은 어떻게 나오는 걸까요?

 저자가 얘기하는 기획의 Process는 다음과 같습니다.

. 수守 : 형태를 모방한다. 기본을 배운다
. 파破 : 뒤집어서 다른 형태에 도전해본다
. 리離 : 반복과 축적을 통해서 한 단계 위로 올라간다 

 저자도 얘기하지만 서양의 정/반/합과 비슷한 프로세스입니다. 책이 되었던 경쟁사가 되었던 형태를 모방하면서 기본기를 익히고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서 다른 형태에 도전해 보고 그 결과를 반복하고 긴 시간에 걸쳐서 축적하면서 한 단계 발전하는 것이죠. 이것이 바로 기획입니다. 그럼 창의적인 기획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직원을 정보의 감옥에 가둬서는 안 된다고 저자는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정보는 기밀이므로 일부 직원에게만 공개'라는 것은 정보 계층 형성하기도 하고  '다른 부서를 이기기 위해 이정보는 추후 공개'는 정보 유동성 가로막죠. 요즘 한국 기업에서 부서 간 오가는 메일에 흔히 볼 수 있는 문구입니다. 정보는 '오픈 리소스' 여야 합니다. 그 정보를 통해서 직원은 정보를 통해 영감을 얻고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죠. 물론 창의성의 크기 자체는 개인에 따라서 천차만별이겠지만 정보에 기반한 창의성은 현대에 정말 중요한 얘기임에 분명합니다. 


 거의 한 2주 동안 다이칸야마에 산 느낌입니다. 누군가가 나에게 '서점은 이렇게 만드는 거야'라고 매뉴얼을 만들어 주는 느낌이고요. 그래서 한동안 마음이 뛰었다가 다시 차분히 가라앉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지 곰곰이 고민해볼 작정입니다. 확실하게 저자는 저에게 얘기하네요. 

"다른 서점보다 나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야. 어떻게 다른 서점과 다를지 고민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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