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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lkown Kim Jun 26. 2019

고잉 메리호의 항해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성

 개인적으로 '원피스'라는 만화를 정말 좋아합니다. 이야기의 기괴함이나 상상력도 정말 좋지만 그 밑에 깔린 인간에 대한 믿음을 좋아하죠. 해적이라는 말도 안 되는 직업이지만 루피 선장은 동료를 신뢰하고 전적으로 믿어줍니다. 그리고 얘기하죠. "내 동료가 되라" 그리고 그 루피의 밀짚모자 해적단을 꿈을 향해 끌고 가는 배의 이름이 바로 '고잉 메리호'입니다.



 종로에 있는 고잉 마리(Going Mary)는 획자의 의도일지는 모르겠지만 원피스의 고잉메리와 이름이 비슷합니다. 그 행보도 기괴함을 닮고 있지요. 말도 안 되는 가성비와 화려한 Display 그리고 매장에서 제일 중요한 선남선녀의 직원분들... 어쩌면 원피스의 밀짚모자 해적단과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진짜 대단한 것은 바로 매장 운영의 가장 밑바닥인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물론 제가 그 운영진도 아니고 기획자도 아니지만 리테일을 조금 해 본 사람으로서 그 매장 곳곳에 있는 장치들로 유추해볼 때 고잉 마리는 철저하게 B2B를 향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화요와 모엣 샹동과의 콜라보가 눈에 띄네요. 어떻게 아냐고요? 고잉 마리에는 이 기업들을 위한 Session이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리테일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공간이죠. 그 공간에서 일 부분을 한 기업의 브랜드를 위해서 할당했다는 것은 계약 관계임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홈플러스나 이마트를 돌아다닐 때 복도에 제일 가까운 곳에 기업의 광고판이 크게 되어 있으면서 한 개의 제품만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모르는 계약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 하나의 증거는 바로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보여주는 메뉴입니다. 메뉴에서 특정 제품을 위한 특이한 칵테일이나 잔술이 있다면? 그것도 우리가 모르는 계약에 의한 것이죠. 흔히 말하는 마케팅비가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와인바의 거의 절반 가격 아니 그 이상으로 손쉽게 잔술을 팔 수 있는 것이지요.


 물론 고객의 입장에서는 극강의 가성비로 그 회사의 제품을 시음할 수 있는 것이고 기업의 입장에서는 고잉 마리와 같은 곳을 좋아하는 밀레니얼 여성분들께 특화되어 제품을 홍보할 수 있으니 개이득입니다. 예전과 같은 TV에 몇억씩 가져다주지 않아도 인스타그램과 같은 채널에 충분히 좋은 ROI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 비즈니스 모델의 승자는 고잉 마리입니다. 시장을 만들고 좌판을 기업들에 팔아서 그 기업들로부터 자릿세를 받는 것이지요. 전형적인 플랫폼 모델입니다. B2C를 지향하는 B2B 다시 말해 B2B2C와 같은 모델이죠.


 물론 다른 쪽에서는 이제 종로에 매장하나 연 것을 가지고 뭐 이리 난리냐고 할 수 있습니다. 이마트나 홈플러스는 신경도 쓰지 않겠지요.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고잉메리호를 타고 다니는 밀짚모자 해적단은 결국 해군본부를 작살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 원피스 빠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게 무서운 것이지요.


 고잉 마리의 건투를 빕니다.


#이제부터고이마리빠1일 #승선을목적으로쓴글아님 #물론받아주신다면야 #너내동료가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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