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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lkown Kim Jul 04. 2019

가격을 결정하는 두가지 방법

수요와 공급으로 결정되지 않는 가격

 내가 활용하는 가격결정에 대한 접근법은 공급과 수요가 모두 판매량으로 측정된다는 경제학 수업에서 배운 것과는 매우 달랐다. 나는 수요를 구매량 대신 소비량으로 측정하고, 누가 구매자이고 판매자인지 그리고 그들이 왜 구매하고 판매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훨씬 실용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접근법에 대해서는 경제와 투자의 원칙에서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원칙 PRINCIPLES | 레이 달리오, 고영태 저


 가격은 어떻게 형성될까요? 우리가 배운 경제학에서는 가격에 따른 수요 곡선을 그리고 가격에 따른 공급곡선을 그린 후 두 곡선이 만나는 지점을 적정 가격으로 얘기합니다. 그래서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가격이 내려가고 수요보다 공급이 적으면 가격이 올라간다고 설명하죠. 그렇다면 수요는 어떻게 결정될까요?


 여기서 경제학자가 얘기하는 수요는 여러 가지로 얘기될 수 있습니다. 가락시장에서 물건을 사가는 식료품 가게 사장님도 될 수 있고 LG에서 핸드폰을 사가는 SK텔레콤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를 사가는 굴지의 정유 회사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바로 그것들이 최종으로 팔리는 양입니다.


 가락시장에서 결정되는 야채의 가격은 식료품 가게의 주인이 결정하고 LG에서 사가는 핸드폰의 가격은 SK가 결정하지만 결국 두 제품의 가격의 Trend는 그 최종 구매자인 소비자가 결정합니다. 이 두 차이를 아는 것은 판매량 분석의 질적인 차이를 가져옵니다. 그래서 내가 지금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최종 사용자가 얼마나 쓰고 있는지 아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쉽게 생각해보죠. 소주를 생각하면, 소주 공장에서는 소주를 1차로 주류 유통업체에 팝니다. 그 업체는 삼겹살집에 팔고 마지막으로 저는 삼겹살집에서 고기를 먹다가 소주를 한병 시키죠. 아까 말씀드린 대로 소주 공장에서 나가는 소주 매출은 주류 유통업체가 결정합니다.  그래서 소주 공장은 유통에 인센티브를 찔러주죠. 인센티브 많이 주는 소주 공장에서 유통업체는 더 많은 소주를 사갑니다. 인센티브 = 매출이죠. 단기적으로 많은 매출을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요?


 그럼 두 번째 Case를 생각해보죠. 실제 소주 가격은 삼겹살 집에서 소주를 사먹는 제가 결정합니다. 그래서 소주 공장 사장님은 소주를 사먹는 저를 공략하기로 결정하죠. 그 결과 고민하다가 삼겹살집을 만나기 시작합니다. 삼겹살집 사장님께 박카스 한 박스를 드리면서 포스터를 붙이고 판 소주의 공병을 수거하면서 그 개수만큼 인센티브를 주죠. 물론 한정된 마케팅비이므로 유통 업체의 인센티브는 줄여야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매출이 바로 오르지 않죠. 하지만 장기적으로는요? 매출이 견고해집니다. 삼겹살집 사장님이 도와주기 때문이죠! 가능한 얘기냐고요? 손이 많이 가지만 가능한 얘기입니다. 어떤 조직이 하냐고요? 리테일이 해야 하는 일입니다.


 두 번째 경우의 더 중요한 Value가 있습니다. 바로 소주 공장 사장님은 비로소 자기가 팔고 있는 소주가 매월 몇 대가 어디서 팔리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주류 유통이 잘하고 있는지도 알게 되었죠. 언제 소주가 잘 팔리는 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생산량을 예측해서 조절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Data 기반의 의사결정입니다. 어쩌면 빅데이터 분석보다 CRM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공병 수거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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