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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lkown Kim Jul 07. 2019

Detail이 뭔가요? 먹는 건가요?

DETAIL = EXPERIENCE

간만 스타벅스에 들렀습니다. 다이어트 중이라 그리고 아침에도 간단 드립을 한잔해서.. 그냥 가장 기본 메뉴인 아메 아메 아메리카노를 시켰죠. 현대 기술의 집약체인 사이렌 오더로 오는 길에 시켰습니다. 여러 옵션 중 매장에서 마실 커피이므로 테이크 아웃보다는 머그로 주문했습니다. 옵션 선택하자마자 스타벅스 앱은 환경을 보호한다고 칭찬하네요^^ 세심함에 깜짝 놀랍니다.


 매장에 도착해서 이름을 기다리고 제 이름을 불리는 것을 들은 후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받았습니다. 뭐 나는 한잔에 만원 가까이하는 리저브 메뉴를 시킨 것도 아니므로 그냥 뭐 아무런 기대치가 없습니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요? 가장 오래된 원두로 그럭저럭 급의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주죠. 그런데 오늘따라 손맛이 다릅니다. 컵을 잡는 느낌이 좀 달라서 살펴봅니다.


 매장용이라고 쓰여 있고 4개의 눈금이 있는 플라스틱 컵입니다. 두 가지 생각이 듭니다. 아메리카노를 만드는데 아니지 에스프레소를 기본으로 하는 메뉴를 만드는데 눈금표시가 되어 있어야 일정한 퀄리티를 만들어 낼 수 있나? 그 정도로 스타벅스 바리스타는 교육이 안되어 있나? 소맥잔도 아니고.. 두 번째 이렇게 플라스틱 잔을 써야 할 정도로 스타벅스는 원가 절감을 해야 하나? 내가 바란 것은 깨끗하게 잘 닦여진 유리잔에 담겨나오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였는데. 그 잔이 주는 투명함 차가움.. 그리고 몇 안 되는 거품을 찍었을 때의 희열 이런 건데.


 둘 다 현 지금 무너지고 있는 스타벅스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현 스타벅스는 굳건합니다. 매장 수 매출 브랜딩 그리고 굳즈까지 완벽하죠. 하지만 내부에서  누군가는 손익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라테는 적량으로 만들어야 하고 컵은 깨지지 않는 플라스틱을 써야 하는 것이죠. 하워드 슐츠가 스타벅스에 다시 복귀해서 추구했던 정신과 정확히 반대네요. 그는 매장의 면적당 매출로 매장을 평가하던 방식을 과감히 던지고 체험에 집중했죠. 하지만 지금 스벅은 손익을 생각하고 경험을 낮추고 있습니다. 다른 말로 이전 스타벅스가 추구하던 커피 경험의 디테일이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죠.


 블루보틀이 국내 7개점까지 계약을 끝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이는 위협이겠죠. 스벅이 주는 경험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과 스토리로 무장하고 말이죠. 예전부터 연예인 대기업 걱정은 하는 게 아니라고 얘기하더군요. 하지만 진심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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