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매뉴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lkown Kim Jul 19. 2019

'Signature' 정말 만들 수 있나요?

Original의 힘

 요즘 뜬다는 레스토랑에 가서 메뉴판을 보면 흔하게 볼 수 있는 마크가 있습니다. 바로 'Signature' 메뉴이죠. Signature의 사전적인 의미는 '서명'이죠. 즉 나의 이름 대신 나의 특징을 나타내는 필기입니다. 레스토랑에서 쓰이면서 그 레스토랑을 대표할 수 있는 메뉴를 뜻하죠. 레스토랑에만 Signature 메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명품 브랜드들을 보면 Signature 제품이 있죠. 전자 제품에서는  Flagship이 그 의미를 대신하지만 에르메스의 버킨백이라든지 롤렉스의 서브마리너 같은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무조건 비싼 것이 바로 Signature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요소들을 갖춰야 Signature가 될 수 있을까요?


 저는 캠핑만큼 많은 준비물이 필요한 행위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집을 한 채를 새로 만드는 행위니까요. 거기서 먹고 자고 거의 의식주를 모두 해결해야 하는 만큼 많은 것들이 필요한 것이죠. 그 캠핑 용품 업체들 가운데서 독보적인 행보를 보여주는 기업이 있으니 바로 스노우피크입니다. 대부분의 캠핑 회사들이 내놓는 아이템들을 보면 스노우피크의 Copy or not 으로 나눠지지요. 히 그 아이템 중에 최고는 화로대입니다. 불을 지피는  금속으로 만든 화로지요. 정말 많은 Copy 제품이 있고  아류작들이 있지만 그 명성을 넘지는 못하죠. 물론 가격도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노우피크의 화로대는 어떻게 그렇게 되었을까요?


  우선 기존의 캠핑은 어떤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로 캠핑을 나가는 곳은 산의 계곡이나 강 옆이죠. 아이들이 물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고 식수를 얻기 편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슈는 그곳에서 추위를 피하고 음식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불인데 그 불을 피울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입니다. 이슈는 적은 사람들이 캠핑을 하고 불을 피우면 거의 자연의 자정능력으로 해결이 되지만 산업이 발달하고 주말을 쉬면서 캠핑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것이 이슈였습니다


 주요 캠핑지인 산과 강변이 모닥불 자국으로 작살나기 시작하는 것이죠. 아무리 환경을 보호하자고 해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캠핑해보신 분들은 아실거에요. 숯에 구워진 고기와 옥수수 그리고 이어지는 불멍 모든 것들이 불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이슈였습니다. 그래서 스노우피크는 환경을 보고하기 위해서 화로대를 개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숯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나무를 잘 쌓아서 불을 피워야 하는데 기존 방식은 무조건 바닥에 재가 남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화로대 바닥을 금속으로 만들어서 숯이 바닥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한 것이죠. 그럼 숯에 의해서 강변의 모래나 계속 옆의 풀이 오염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슈는 더 있습니다. 워낙 불이 강하기 때문에 숯의 열기가 바닥 금속에 그대로 전해져서 잔디밭 같은 곳에서 직육면체 화로대를 이용할 경우 바닥의 잔디가 작살나는 일이 생기는 것이죠.


 그래서 스노우 피크는 역 삼각뿔 형태의 삼각대를 개발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삼각뿔 옆면에 선형의 금속 다리를 덧 붙여서 역 삼각뿔 화로대 자체를 공중에 띄웠습니다. 당연 바닥에 열기가 전달되는 일은 거의 없게 되었죠. 이슈는 그럼 그 선형 금속 밭침대를 어떻게 고정하였을까요? 바닥에 평면의 커다란 금속 받침대를 추가해서 선형의 다리를 고정시켰습니다. 전혀 불이 날일도 환경이 오염될 일도 없죠. 여기에 더 미친 혁신을 스노우 피크는 추가합니다. 바로 모든 입체들이 종이접기 하듯 접혀서 수납이 되도록 한 것이죠. 하지만 정말 종이접기 하듯 접혀서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면 누구나 펴서 설치할 수 있죠.


 이게 1996년 일본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대단한 것은 그때 개발된 모델 대비 지금 모델은 거의 디자인의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얼마나 강성을 제대로 만들었는지 아직도 쓰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수많은 카피 제품을 만들어 낸 것은 당연한 일이었죠. 그래도 아직 스노우피크에서는 미친 가격의 이 화로대를 계속 팔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화로대 사이즈에 맞는 테이블도 시스템으로 계속 개발하고 있죠. 이게 바로 Signature라고 생각합니다.


 이 제품에는 어떤 요소들이 들어가 있을까요? 우선 산업의 발전으로 인류의 주말이 보장되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난 캠핑인구에 대한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어낸 것이 가장 큰 인사이트였습니다. 그리고 환경 보호에 대한 사용자의 Unmet need를 명확하게 읽어냈죠. 쉽게 접히고 수납되는 UX도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물론 캠핑용품의 POP인 강성과 품질은 기본적으로 맞췄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Signature 메뉴나 서비스 그리고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자.. 여러분의 Signature는 무엇인가요?


#스노우피크

 

매거진의 이전글 소비자 조사를 해야 할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