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매뉴얼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lkown Kim Aug 07. 2019

대기업에서 계속 일할수 있을까요?

언젠가는.. 나이 40의 공포

 제조업 기반의 기술 중심 사업을 하는 기업의 과장님이 있다고 해보죠. 간단히 말해서 대기업 과장님 말입니다. 그들의 삶은 어떨까요? 우선 기술 트랙을 보면 사원으로 입사했다고 하면 4년 내내 기초적인 기술은 마스터했습니다. SW의 경우 아예 코딩을 처음부터 배웠거나 하드웨어의 경우 회로 설계를 배웠죠. 물론 SoC의 경우 설계도 배우고 코딩 실력도 쌓았을 것입니다. 3-4년 일 하고 나면 어느 한두 개의 블록을 맡을 수 있는 대리가 됩니다. 물론 4년간 일하는 동안 쌓은 타 부서 인맥과 업체 인맥은 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석사를 마치고 입사를 하게 된다면 2년의 경력을 인정받아서 사원 3년 차로 입사합니다. 물론 하는 일은 똑같으나 대학원 때 경험이 있어서 혹은 좋은 대학원을 나와서 좀 더 적응하는 데에 따른 시간이 적고 나름 팀에서 필요한 인력이 됩니다. 박사를 마치고 입사를 하게 되면 4년 이상의 경력을 인정받아서 중견 대리 혹은 과장으로 입사하게 되죠. 많은 프로젝트 능력으로 이미 일에 대한 능력은 검증받았고 밑에 석사과정 학생들을 거느리면서 쌓았으니 다양한 리더십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문제는 이 모든 사람들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환되면서 모두 원천기술보다는 언제든지 대체 가능한 코딩에만 혹은 다른 회사의 기술을 도입하여 적용하는 것에만 열중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시스템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전체 팀에서 몇 안되고 다들 블록이 돌아가냐에만 관심을 가지고 검증하고 있다는 것이죠. 
 
 개발과 비슷하지만 다른 부서인 QA(검증) 부서는 어떨까요? 이 부서는 처음부터 원래 어떻게 개발되었는지 보다는 자신들이 정한 기준에 맞냐 안 맞냐에 관심이 있죠. 사 원 때부터 모든 문제는 개발에서 해결하는 것이고 자신은 문제를 잡아내는 것이라는 생각이 강합니다. 즉 어떤 문제가 어떤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였냐는 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해결해야 하는 것은 개발이니까요. 과장될 때까지 몇 개의 문제를 잡아 냈냐가 성과의 척도입니다. 더더욱 자신의 기술을 발전시키기에는 힘든 부서입니다. 제조의 경우 검증 트랙과 비슷합니다. 조금 다른 것은 대부분의 공장이 해외에 있다 보니 보다 해외에 주재원으로 나갈 기회가 많이 있겠죠.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개발로 들어오면 10여 년이 지나서 과장(책임)을 달고 어느 한 파트를 책임질 수 있는 수준이 되지만 그것이 전문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과장급이 되면서부터는 실무의 일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하다가 (물론 경험도 쌓이겠지만) 8년 후 부장 정도가 되면 현업은 거의 손을 놓고 관리만 하고 문서만 작성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때부터 비극이 시작되죠. 요즘 임원은 거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싶어 하는 대리급 임원입니다. 당연히 모든 것은 꿰뚫고 있는 직급은 과장급인데 그 대리급 임원이 부장들에게 물어보면 완벽하게 답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결국 과장들을 붙잡고 일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중간 부장들이 점점 더 의미 없어지는 것이죠.
 
영업 마케팅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사원으로 입사해서 과장까지는 현업에서 무지하게 구릅니다. 다른 트랙과 달리 전체를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해외에서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되죠. 운 좋으면 주재원의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매주의 실적의 압박을 이겨냈을 경우에만 해당되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많은 인력들이 숫자의 압박을 못 이기고 떠나죠. 물론 차장급이 되기 시작하면 동기들과 경쟁하게 되고 이기면 주재원으로 나가든지 법인장 준비합니다. 결론은 경쟁에서 진다면 당연히 개발과 마찬가지로 잉여 차장, 잉여 부장이 되는 것이죠.
 
 실제적으로 입사해서 8년이면 과장 혹은 책임을 달고 그 후 4-5년 후 차장 혹은 중견 책임이 되는데 그 이후로는 전문성은 점점 없어지고 관리만 하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이때부터 필요 없는 잉여인력들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회사에서 반드시 퇴출시켜야 하는 인력이죠. 즉 입사 후 13년을 이후로 모든 관리자는 퇴출의 대상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보통 한국 남자아이들은 군대 다녀와서 졸업하고 27살에 입사 13년 후인 40살부터 회사랑 빠이빠이를 생각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아니라고요? 옆을 한번 둘러보시죠. 아. 내 얘기인가요.

매거진의 이전글 알리오 올리오? 라면만큼 쉬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