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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lkown Kim Aug 06. 2019

알리오 올리오? 라면만큼 쉬워요!

글쓰기를 잘은 몰라도 매일 하려면..

 언제부턴가 토요일 아침엔 중국식 계란 볶음밥이 되었다. 백종원 레시피에 따라서 기름을 살짝 두르고 반숙 프라이를 만든다. 덜어낸 후 기름을 잔뜩 두른 후 ' 다진 파'를 듬뿍 넣는다. 그사이 냉장고에 있던 햄을 비롯한 야채를 '적당히' 다진다. 파 기름이 우러나면 재료를 볶는다. 맛있는 냄새나기 시작. 찬밥을 넣고 사정없이 볶아준다. 마지막 반숙 계란으로 한 번 더 밥알 코팅. 마지막 굴소스 추가 끝!


 일요일 점심은 알리오 올리오다. 냄비에 물을 올리고 올리브 오일 조금 약간 짜다 싶을 정도로 소금을 넣고 파스타 면을 삶는다. 프라이팬에 올리브 오일을 잔뜩 붓고 약간 두껍게 썬 마늘을 넣는다. 마늘이 황금색이 되면 냉장고에 있는 아무 채소나 고기를 넣고 볶는다. 페퍼로치노와 후추를 적당히 넣고 약간 덜 익은 면을 프라이팬에 옮겨 볶는다. 짭짤한 면수를 부어가며 점성과 간을 맞춘다 끝!


 이런 유투뷰만 보면 나오는 (검색은 유투뷰죠!) 레시피는 실상 집에서 해보면 한참 걸리고 어렵습니다. 그런데 저는 주말이면 15분 내에 뚝딱 만들어내죠. 물론 맛은 그때그때 편차도 많고 너무 담백해서 애들이 싫어하기도 하지만 꾸준히 주기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꾸준히 볶음밥처럼 알리오 올리오처럼 금방 뚝딱 글을 쓸 수 있을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저는 '준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글을 쓰는 도구입니다. 누구나 그런 것처럼 저는 간단한 요리 도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냄비와 코팅된 프라이팬이죠. 저도 늘 글 쓰는 도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스마트폰이죠. 다만 좀 다른 것은 두 번 쓴다는 것입니다. 문득 어떤 것에 대해서 글을 쓴다고 하면 바로바로 스마트폰에 적습니다. 물론 엉망이죠. 그런 다음 정해진 장소에 가면 키보드에 연결해서 다듬습니다. 뜨거운 올리브 오일에 면수가 섞이면서 미친 양념이 되듯이 훨씬 정돈된 글이 되죠.


 다음은 글을 쓰는 재료입니다. 항상 저의 집에는 틈만 나면 파의 흰 뿌리 쪽과 마늘을 다듬어서 소분하고 냉동실에 넣어 놓습니다. 양질의 올리유도 여분으로 있고요. 당연 냉장고엔 상하기 직전의 가지며 햄이며 양파들이 있습니다. 완벽한 재료죠. 글 쓰는 완벽한 재료는 제가 읽고 있는 글과 경험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미친 잡지와 양질의 블로거죠. 잡지는 주로 매거진 B와 볼드 저널 등을 읽으면서 영감을 얻습니다. 블로거의 글은 RSS주소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받고 있죠. 하지만 이 글들을 읽는 것은 그 글을 이용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런 글을 쓰지 않기 위함입니다. 힌트는 얻을 수 있죠. 그것이 제가 글을 시작할 때 경험에서 시작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두 번은 미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가고 돈을 쓰고 사진을 찍어서 머리에 남깁니다.


 마지막 중요한 재료는 정해진 시간입니다. 주말이 되면 아침에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죠. '아빠 볶음밥!' 그것이 자명종이 되어서 비몽사몽 뜨거운 불 앞에서 볶습니다. 일요일 점심이 되면... 그렇죠 낮맥입니다. 그래서 또 열심히 면을 볶습니다. 글은 언제 쓰나요? 정해진 시간에 씁니다. 아침 출근시간에 말이죠. 지금도 저는 출근버스 안에서 쓰고 있습니다. 물론 말이 될지 안될지 모릅니다. 우선 쓰죠. 다만 출근하면서 롯데월드 앞까지 걸어가는 20분 열심히 재료들을 어떻게 연관할지 넣고 뺍니다. 그리고 버스에 앉는 순간 쓰죠. 미친 듯이. 군대에서 10분 안에 청소를 끝내듯이 우선 쓰고 잊습니다. 정리요? 점심 먹기 전 10분 미친 듯이 정리하면 됩니다.


 볶음밥도 알리오 올리오도 조금만 연습하면 적은 재료로 맛있게 빨리 만들 수 있습니다. 글쓰기요? 물론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사장님이라고요? 글쓰기를 연습할 필요는 있습니다. 길게 멋지게 쓸 필요 없습니다. 다만 글 쓰는 근육이 '마동석'이라면 언젠가 마블의 헐크를 능가하는 '길가메쉬 Gilgamesh'가 될 수 있습니다. 저요? ㅎㅎㅎ 아직 등판을 못해서..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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