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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lkown Kim Sep 05. 2019

남산을 자전거로 가본 적 있으세요?

잡일의 필요성

 서울에서 자전거를 타는 자덕들에게는 2개의 성지가 있습니다. 바로 남산과 북악산이지요. 그중에 보통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남산은 단연 으뜸입니다. 서울 어디서나 접근성이 좋고, 북악산에 비해서 거리도 짧습니다. 차도를 다니는 버스만 조심하면 좀 더 안전하죠. 하지만 남산은 그냥 보통의 자덕들에게 그 길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우선 자전거로 남산을 오르려면 한강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한강에서 한남대교를 거쳐 한남 오거리까지 오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입니다. 한남 오거리에서 스페셜라이즈드 체험샵을 지나 할리데이비슨까지 가는 길은 웬만한 서울을 오르막을 비웃는 수준입니다. 할리데이비슨을 지나면 국립극장까지 가는 미친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죠. 헥헥대고 오르다 보면 국립극장이 나오고 이제 다 왔나 싶으면 바로 남산 입구까지 미친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죠. 그제야 남산 코스에 들어서는 것입니다.


 일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뭔가 콘셉트가 완성되고 일이 될 거 같아 보이지만 이제 잡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선 유관부서를 일일이 찾아가서 설명을 드리고 이해를 시켜드려야 합니다. 물론 피드백을 받아서 반영해야 하고요. 지원팀에게 설명하고 복잡한 경쟁 PT 통해서 업체로 선발해야 합니다. 과제가 진행될 수 있도록 각 부서에서 인원도 할당받아야 하고요. 만약에 1인 기업이라면 더 잡일이 많아집니다. 사업을 하면서 발생할 매출과 재료비에 대한 준비부터 국가에 세금까지 일일이 계산해야 합니다. 만약에 국가에서 지원을 받았으면 그 돈을 어떻게 썼는지 다 영수증으로 증빙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이런 일을 잡일이라고 하죠.


 오늘 고민되는 점은 이것입니다. 이런 일을 잡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Staff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요? 크게 일은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를 처음 만들고 프로젝트를 이끌고 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안방마님처럼 프로젝트가 착착 돌아갈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예전의 스티브 잡스와 현 애플의 대표인 팀 쿡 같은 관계 말이죠. 물론 천재급으로 다른 성격의 두 일을 잘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분들은 둘 중 하나에 더 퍼포먼스를 나타냅니다. 그럼 Pair로 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파트너를 만날 수 있는 것도 축복이고요.


 남산을 빠르게 오르려면 남산 입구까지 길을 잘 안내하고 앞에서 바람을 막아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비축해놓은 힘으로 남산을 정복할 때 그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고요. 여러분은 남산을 정복하는 클라이머입니까? 아니면 남산 입구까지 안내하는 최고의 Staff입니까? 저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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