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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lkown Kim Sep 19. 2019

Rule, Process and R&R

사장님 지금은 나설 때가 아니세요.

 요즘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조국'장관이 이슈입니다. 이 사태를 지켜보면서 이것저것 생각이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 저의 관심을 끄는 것은 바로 검찰의 역할입니다. '검찰에서 잘했다 잘 못했다'를 떠나서 그 검찰을 움직이는 힘이 무엇일까 하는 것이죠. 그것은 바로 '법'입니다. 그 '법'이 정해놓은 권한을 부여받아서 검찰은 조사도 하고 기소도 하고 하게 됩니다. 그럼 기업은 어떨까요? 기업에도 그 '법'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Rule과 Process 이죠. 이럴 때는 이렇게 저럴 때는 저렇게 하라는 것이 문서화되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이 Rule과 Process를 뛰어넘는 존재가 있는데 사로 조직의 수장입니다. 그 Rule과 Process를 부수기도 하지요. 예를 들어 보죠. 어느 날 고객에게서 메일이 옵니다. "제가 주문한 물건이 부서져서 도착했어요! 배상해주세요" 다급한 사장님은 당장 환불 진행하라고 지시합니다. 실무요? 대부분의 실무는 "네 환불해 주겠습니다."라고 대답하고 환불합니다. 그리고 사장에게 책임을 전가하죠. 사장님은 음 내 말이면 다 되는군 하며 흐뭇해합니다. 사실은 고객 실수로 부서진 제품이었으며 제대로 재미있는 경험을 한 고객은 맘 카페에 올립니다. 거기 회사는 제대로 검수도 안 하고 지랄하면 다 환불해줘요. 소문은 소문을 낳고 이제 회사는 고객 대응하는 메일 때문에 정신이 없어집니다.


 제대로 정신이 박힌 실무라면 이렇게 얘기해야 합니다. "저희 회사에서 정한 환불 정책은 구입한 지 15일 이내이며 환불 여부는 저희가 제품을 받아서 검수 후 결정합니다. 프로세스대로 진행하겠습니다." 하지만 사장님은 답답하고 애가 탑니다. 그냥 환불해주고 고객 만족시켜주지! 개김인가? 여기서 제대로 된 사장님의 반응은 이렇습니다. 우선 기존의 프로세스를 존중합니다. 그리고 그 프로세스를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프로세스를 운영한 사람에 대한 교육과 어떻게 모니터링할지에 대한 시스템적인 지원에 대해서 고민해야 합니다. 물론 이것은 유능한 실무자를 뽑고 그 실무자에게 권한을 위임하며 사장님은 결과에 대한 보고를 적절한 기간 안에 받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결국 사장님이 해야 할 것은 각 부서 간의 R&R을 명확하게 나누고 그 부서의 장으로 적절한 실무를 세우는 일입니다. 물론 각 부서가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같이 정해주고 달성하기 위한 방안들을 고민하는 정도겠지요. 사장님이 직접 칼을 휘두르면서 적진을 향해 일기토 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유비 옆에는 관우 장비 조운과 같은 장수들과 제갈량이라는 미친 책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촉나라를 세울 수 있었죠. 사장님의 가장 큰 역할은 삼고초려해서 제갈량을 모시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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