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에 대해서 수백 가지 답변을 할 수 있습니다. 우선 맛에 대해서만 한 2시간 정도 토론을 할 수 있습니다. 커피의 맛 중 산미에 대해서만 그렇게 얘기할 수도 있겠죠. 또한 리테일 적으로는 주요 상권이라는 정의에 대해서도 2-3시간은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럼 리테일 적으로는 왜 주요 상권이 다른 지역보다 커피가 맛이 있을까요? 저는 그것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답변하였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면 재고의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맛있다고 느끼는 커피는 쓴맛 신맛 다양한 향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커피입니다. 이런 샷으로 만든 라테도 맛이 복합적이어서 맛이 깔끔하고 산뜻하죠. 문제는 이런 맛이나 향은 일반적인 보관 상태에서는 산화 때문에 일주일을 넘기기 힘드므로 빠른 회전이 되어야 맛볼 수 있습니다. 볶은 지 오래된 원두에서는 다양한 맛이나 향은 불가능하고 기름 쩐내가 날 수도 있죠. 그래서 소득 수준이 높은 곳 그리고 Traffic이 어느 정도 되는 곳이 우선 괜찮은 커피를 팔 수 있는 여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붐비는 펍의 생맥주가 그나마 신선한 맥주의 맛을 주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소득 수준이 낮더라도 Traffic이 많지 않더라도 완벽한 커피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로스팅을 자주 직접 하거나 완벽하게 판매량을 예측해서 재고를 운영하는 것이죠. 둘 다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서 예를 찾기 힘든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필라델피아의 'La COLOMBE'가 위치에 상관없이 엄청난 맛을 보여준 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은 블루보틀을 위협하는 브랜드가 되었지만요"
저는 리테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도매업에서도 재고 관리가 중요하지만 소매업에서도 재고관리는 매우 중요하죠. 그럼 재고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제일 중요한 것은 재고를 단순한 물건의 단위로 파악하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앞서서 말씀드린 로스팅된 커피 원두라면 단순히 지근 창고에 원두가 5kg이 있는 것이 재고가 많은 것일까요? 저는 때에 따라서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단순 5kg이 있다고 하더라도 다음 주에 날씨가 너무 더워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미친 듯이 팔린다면 재고가 적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다음 주에 태풍이 와서 사람들이 밖으로 많이 나오지 않는다면 5kg의 재고는 너무 많을 수도 있습니다. 즉 이 5kg의 재고로 며칠을 장사할 수 있냐가 중요한 것이죠. 그럼 어떻게 재고를 표시해야 할까요? 재고는 단순 물건의 단위가 아닌 기간으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5kg이 아닌 5일 판매 가능량이라고 표현되어야 하는 것이죠. 그럼 여기서 하나 더 문제가 생깁니다. 5일 판매 가능량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이는 공급 가능한 일수와 판매 예측량으로 결정됩니다.
대한민국은 매우 좁은 나라입니다. 그래서 웬만한 소매업을 위해서 필요한 물품은 2-3일 내에 배달이 가능하죠. 즉 공급은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그럼 앞서서 말씀드린 공급 가능 일수는 매우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일별 판매 가능한 양은 대부분 매일매일 판매 예측량으로 결정되죠. 재미있는 것은 이 판매 예측량은 단순하게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죠. 그 변수를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하냐 하는 것인데 이는 단순합니다. 매일매일 판매량을 기록하면 대충 내일 얼마나 팔릴 수 있을지 알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불가능하죠. 삶은 일반적인 변수도 채워지지 않으니까요. 날씨가 미친 듯이 더운 것도 주말에 5-2반 엄마들이 반모임을 하는 것도 근처 초등학교에서 운동회를 하는 것도 모두 판매량에 엄청난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적어도 1년간의 매출 기록은 있어야 제대로 된 판매 예측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렇게 정확해진 판매 예측량을 바탕으로 재고만 관리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이제 비로소 사업을 할 수 있는 구구단을 배우신 것이죠. 이 판매 예측량은 외적인 변수만 생각했습니다. 내적인 변수가 생길 수 있죠. 이것은 다음 시간에 같이 얘기하도록 하시죠. 오늘은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