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lkown Kim Oct 29. 2019

술1

일일단상 중독



술을 마신다.

처음엔 사람이 술을 마시지만
어느 순간 술이 술을 마시고,
마지막엔 술이 사람을 마신다.

자신의 주량을 아는 것!
중요하다. 하지만 이 또한 매우 주관적이다.
주량은 그때그때 다르다.

정신을 챙겨야 하는 신입 사원 회식의 주량과
 가족과 편하게 먹는 술의 주량은 다르다.
 월화수목금금금 격무에 시달리다 마시는
매캐한 연기의 삼겹살, 소주 한 잔과
땀 흘리며 올라와 산 정상에서 마시는
살얼음이 살짝 보이는 막걸리 한 잔의 주량은

차원이 다르다.

주량이 세다고 자만할 것도
술 한 잔에 얼굴이 발갛다고 주눅들 것도 없다.

중요한 것은 취하지 않는 것이다.
취하지 않으면 술과 음식 얼마나 아름답게 어울리는지 알 수 있다.
취하지 않으면 그 순간 그 사람들의 말을 아름답게 기억한다.
그 순간들이 나에게 소중하게 된다.

분위기의 몽롱함에 의존하지 말자.
흐트러진 의식의 끈을 부여잡지 말자.
기억해야 그 순간이 존재한다.
기억해야 그 순간이 소중해진다

#실화인듯실화아닌실화같은얘기

매거진의 이전글 간만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