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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lkown Kim Oct 29. 2019

술3

일일단상 중독

#일일단상 #중독 #술3

어릴 적 술은 기쁨이었다.

술을 마시며 만난 사람들과 친구가 되었고
미래에 대해서 얘기했다.
앞으로 나갈 방향에 대한 자신감을
술을 통해서 보여줬다.

그에게 술은 이겨내야 할 어른이 아닌 함께 즐기는 친구였다.
술을 같이 마셔주는 사람은 아군이 되었고
밥보다는 술을 권하는 사람이 되었다.

하. 지. 만.  
그는 술을 먹는 만큼이나 나이를 먹어가고
그만큼이나 빌런이 되고 있었다. 자기만 모른 채.

술자리에서 그보다 나이가 어린 친구들이 많아질수록
그는 미래보다는 과거 경험에 대해서 얘기하기 시작했다.
토론이 아닌 다른 친구들을 설득하기에 급급했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이 있고
그만큼이나 많은 고수들이 있음에도
그는 그 자신의 짧은 경험에 비추어 판단했고 자만했다.

어느 순간 술자리에서 정신을 차려보니
술의 힘을 빌려서 했던 말을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뿐이고 다시 저녁이 되면
사람들에게 술을 권하고
술의 힘에 숨어서 자신의 교만을 드러냈다.

자기도 모르게.

#실화인듯실화아닌실화같은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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