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계단을 올라
내려다보는 것이 좋아
내려다보는 처음 순간이 좋아
뿌려 놓은 것 같은 꽃을 보는 것이 좋고
전에 걸었던 길을 찾아보는 것이
전에 갔던 건물과 건물을 이어 보는 것이 좋아
그러고 있다가
내려오는 것은 더 좋아
땅으로 돌아오는 것이 더 좋아
내려오는 중간에 평상에 눕는 것이
바람이 분다고
나뭇잎들이 나에게
솨아아 하는 것이
그런데 집에 돌아와
발 씻고
방바닥에 등을 대고 눕는 그 순간이
그 순간 기분이 가장 최고 좋아
김은지
instagram @ipparang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