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27도 습도 67% 강수 60% 장마전선 북상
1132번 9분 후 도착
내가 기다리는 건
구체적이지 않은 희망
아무튼 좋은 것
여인과 정장 아저씨 1,2가 기다리는 것을 나는 모른다
여인과 정장 1 나는 나란히 같은 자세로
스마트폰을 본다
정장 2는 선채로 스마트폰을 본다
바람이 불면 어깨를 펴고 최대한 멀리 아파트 옥상을 본다
이 도시에서 먼 산을 기대하는 것은 사소한 실수
먼 산을 볼 수 없기에 바다를 그리워하는 것은 본능
우리는 스마트폰의 노예가 아니다
어쩌면 거북의 후예
각자 거북목의 자세로 바다를 그리워한다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란 것을 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정보가 아닌 바다
1132번 3분 후 도착
여름이 기다리는 것은 가을
7월이 기다리는 것은 8월
그들이 기다리던 건 월급 데이트 바캉스 택배 그리고
단지 1154번 버스 그 버스의 빈자리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떠나고 나는 남아 기다린다
1132번 도착
나는 버스를 탄다
내가 기다리는 구체적이지 않은 희망을 찾아
다시 거북목이 되어 바다로 떠날 환상을 갖는다
다음 정류장은 내가 내려야 할 곳
나를 기다리는 현실은 여기
바다가 아니다
목이 빠지도록 무작정 기다리는 증상
여기선 그것을 거북목 증후군이라 말한다
by illruwa
instagam @illruwa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