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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불시착 김택수 Sep 05. 2019

봄날에 첫사랑은 하지마세요. _2

by 윤서

봄날에 첫사랑은 하지마세요. _2


주말 아침, 눈을 뜨자마자 온몸을 휘감는 행복감에 미소를 짓는다.

그대로 컴퓨터로 앞으로 가 과방 카페에 접속한다. (과방 카페) 방에 동기 한 명과 선배가 있다.


그 동기는 요즘 부쩍 선배와 친하게 지낸다. 그동안 승희는 마음을 들킬까 봐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는 똥멍청이였다. 동기는 발랄하고, 싹싹하며, 센스가 있어 유독 선배들에게 귀여움을 받는다.


승희가 접속하자 곧바로 동기는 쪽지로 인사를 하고 나간다. 선배와 둘만 남았다. 승희는 용기를 내어 쪽지를 보냈다.




승희 : 「선배님, 주말인데 일찍 일어나셨네요. ^-^」


선배 : 「응, 과제 제출할 것이 있어서~」

 「너 혹시 진선이 핸드폰 번호 아니? 좀 알려줄래?」


진선이는 좀 전까지 접속해 있던 동기이다. 단지 연락처를 물어본 것뿐인데 마음이 쓰라리다.

연락처를 적은 쪽지를 보내니 선배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과방 카페에서 나갔다.


잠시 후, 진선이 다시 들어왔다. 쪽지가 온다.


진선 : 「선배가 나한테 관심 있는 것 같아. 부담스러워서 고민 중이야. 너는 선배 어떤 거 같아?」


승희는 순간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다.


승희 : 「선배 좋은 사람 같아. 좋겠다~ 좀 더 가까이 지내면서 알아가 봐~ 난 이제 나가봐야겠다. 좋은 일 있음 꼭 알려줘~ ^-^」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남기고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하루아침에 심장이 날카로운 것에 베인 것만 같은 통증에 이불을 끌어안고 서럽게도 운다.


창밖에는 여전히 벚꽃이 흩날리고 있었고, 찬란했던 봄의 첫사랑은 아름다웠던 봄을 슬픈 계절의 기억으로 새겨 버렸다.


봄날의 첫사랑은 끔찍하다.

첫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애써 위로하지만 그러기에는 봄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래서 더 아픈가 보다. 아름다운 봄날의 이루지 못한 첫사랑은.












by 윤서

instagram @yoonseo.write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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