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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불시착 김택수 Feb 12. 2020

앰버이야기2

손가락이 흐르는 대로


한 번에  긴 글을 읽는 것은 힘이 든다.

내가 쓰는 '문장'들도 늘어지지 않게 쓰려고 최대한 애쓴다.

나는 감히, 내가 쓰고 있는 수십 개의 문장들을 감히, 글이라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내가 생각하는 글이라는 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진심이 담긴 전문성을 갖춘 문장들의 덩어리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쓰는 문장들에는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과 생각을 전달하는 데에 전문성이 꼭 필요하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내가 쓰는 문장들을 다른 사람들도 읽게 될 텐데, 전문성 없는 글이라는 것은 왠지 노메이컵으로 외출해서 다른 사람들을 마주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당당하게 얼굴을 들 수 없는 기분이랄까.

글에 대한 전문성이라는 건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위대하시다고 평을 받는 작가들의 책을 많이 읽고 충분히 습작하면 전문성이 생길까. 문예창작과나 국문학과 4년 수업을 듣고 빡세게 리포트를 써야만 쌓이는 내공인 것일까. 천재적인 영감을 주체하지 못함으로 전문성이 발현되는 것일까.

전문성이라는 단어는 자로 잰듯한 철저함, 반듯하고 매끄러워서 압도당함 혹은 차마 나 따위가 다가갈 수 없는 화려함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가, 나에게는 인간미 라거나 백치미라거나 그런 어떤 완벽하지 못한 '모자람의 미'를 풍기는 매력이 있지 않는가.라는 자기 합리화에 신속히 다다랐다.

자기 합리화를 잘한다는 것은 내가 싫어하는 나의 단점 중 하나이다. (잘하는 일이 단점도 될 수 있다니.)

그러나 어쩌겠는가. 노메이컵보다는 안경이라도 장착해야 다른 사람들을 마주할 면이 생길 것 같아서 말이다.  전문적이기보다는 합리적(?)으로. ㅋㅋ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만.


 

17. 위 글의 결론으로 가장 적적한 것은?


1. 나는 합리적으로 글을 못쓴다는 인간미를 풍기는 단점을 가졌다. 


2. 내가 인간미를 잘 풍긴다는 것은 합리적인 단점이다.


3. 나의 합리적인 인간미는 글을 못쓴다는 단점에서 비롯된 것이다.


4. 백치미와 인간미는 글을 쓰기 위한 합리적인 단점이다.


5. 안경을 쓰면 사람이 합리적이 된다.


6. 기타. (답안을 작성해보세요) 




by A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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