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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불시착 김택수 Mar 22. 2020

SNS-SOS

 SNS를 멀리해야겠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팟켓스트, 스마트폰과 함께 일어나고 출퇴근하고 업무를 보고 잠을 자는 일상이 고착되어간다. 나만 그러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여행자들의 밤을 특별기획으로 취재한 어느 잡지를 기억한다. 모두가 피곤한 몸을 누이고 스마트 폰을 하는 사진이다. 컴컴한 방에 스마트폰 불빛이 인상적이었다. 거북목을 탓하며 괴상한 자세로 스마트 폰을 보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결코 스마트 폰을 손에서 놓으려 하지 않는다. 잠을 몰아가며 스레드를 올리는 일에 익숙해져 있다. 어떤 피드를 놓치고 싶지 않은 것도 아니다. 대개는 정보를 위해서도 아니다. 사실은 무엇 때문이 아니다. 그냥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지 않기 위한 무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전철을 기다리거나 목적지까지 가는 길에도 SNS를 한다. 장소가 멀면 휴대폰의 베터리도 신경을 쓰고 더 멀면 예비 베터리도 잊지 않는다. 화장실에 스마트폰을 들고 들어가는 일이 종종 있다. 모든 일과를 마친 후 가장 편한 자세로 스마트폰을 보거나 한다.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휘트니스에 가보면 운동을 하는 것인지 스마트 폰을 하는 것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이다. 심지어 샤워실까지 태블릿을 들고 들어오는 사람을 매일 봐야 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은 적도 있었다. 지금도 스마트 폰을 확인하며 글을 쓰는 내가 그 정도는 아니라고 말해봤자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오늘부터는 작심하고 SNS를 멀리하겠다고 선언해본다. 물론 지킬 자신이 없다. 그래도 줄여는 보겠다. 아침에 일어난 연우가 이렇게 말했다. "엄마 땅 파면 개구리 나온대, 우리 땅 파볼까?" 내가 만약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었다면 이처럼 귀엽고 순수한 마음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밤에 샤워하고 나와 스마트 폰을 들고 자리를 잡는 일도 그만둘 것이다. 모두 그러려니 한다 해도 인강듣는 승민이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아님을 부끄러워해야겠다. 집에 가는 길 휴대폰 베터리가 떨어진 덕분에 귀뚜라미 소리를 들어 계절을 느꼈다는 하이쿠가 있었다. 귀를 틀어막고 10cm 거리로 세상 보기를 멈춰야겠다. 스마트폰을 넣어 두면 귀와 눈, 허리가 좋아지고 책을 더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부터 굳이 애를 써가면서라도 달라지겠다.









죠-타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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