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수혜
장바구니에 오래 두었다.
배송기간이 한참이나 걸리길래
또 정작 너무 슬플 때 저렇게 슬픈 시를 읽으면
머리가 아플 정도로 울기도 하고 그렇게 울고 나면 힘들기도 하니까,
슬픔을 통과하고 나서 읽으면 그때 안 읽길 잘했구나 싶은데 한번 읽고 싶었던 책은 제목이 나에게로 오기 위해 줄을 서서 언제쯤 내 차례가 되나 기다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나를 귀찮게 하기도 해서 읽어 버린다.
가끔, 새치기하는 책 네놈들이 문제다.
기다리는 얘들은 어쩌라고, ㅎ ㅎ ㅎ
밤마다 나를 달래주던 문장들은
견디게 하고 성장시키곤 했다.
혼자였지만 결코 혼자이지 않게 하던 따뜻한 언어들,
아프기 전날 책 한 권을 읽었는데 그것이 오래오래 나를 아프게 했다.
어떤 글은 깊숙한 상흔을 남긴다. 오래 아프고 나면 회복된다. 진통제로 처방하면 전보다 더 구석구석 아프다.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날은 그냥 좋다.
나도 이제 있는 그대로 표현할 줄 알게 된 것이
참, 자유롭고 기쁘고 좋다.
by 수혜
instagram @sukyung.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