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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불시착 김택수 Aug 25. 2020

핸드메이드

by 수연

 


 어렸을때는 만들기를 좋아했다. 특히 책 만들기를 좋아했다. 각종 종이, 색지, 천, 부품들을 사모아서 책을 만들었다. 사진책, 노트, 편지책 등등. 하루종일 쭈그리고 해도 힘들지 않았다. 언제나 결과물은 지저분하게 예뻤다. 미술, 수행평가 만들기 활동을 정말 좋아했지만 그래서 좋은 점수를 받아본 적은 없다. 지금은 가위를 집는 것, 풀을 사는 것 조차도 귀찮다. 책을 좋아하고 편지쓰기를 좋아하지만 만드는 것은 기피하게되었다. 그 실용적이지 않은 집중력이 그리워 성인이 되어서 북아트, 공예 등을 배워보았다. 하지만 결과물에 대한 애정이 생기지 않았고 수업을 가는 일이 숙제처럼 느껴졌다. 


 오늘 오랜만에 혼자의 시간이 3시간정도 생겼다. 멀리 외출하기는 애매하지만 앉아만 있기는 심심한 시간이다. 책을 읽었는데 두시간 반이 남았다. 그래서 내 취미가 뭐였지, 를 고민하게 되었다. 베이킹이 취미였는데 평가 대상이 되어서인지 즐겁게 생각되지 않았다. 노래를 들으려니 듣고싶은게 없었고 책은 더 집중이 안되었다. 예전에 책을 만들때는 내지 만들기, 표지 사이즈재기, 오리기, 커버 만들기, 붙이기, 코팅 등으로 쉴 틈이 없었는데. 취미가 없어진 이유는 책을 하도 많이 선물해서 반응이 시원치않았기 때문일까? 고민해본다. 그렇게 원하던 혼자 시간을 그냥 보내버렸다. 핸드폰으로 봤던 걸 또 보고 또 봤다. 주로 남는 것은 손목통증과 따가운 눈이다. 맛있는 것을 먹고 싶고 대화가 하고 싶다. 하도 바쁘다 바쁘다 하니까 생각과 안정도 멈췄는지 틈을 잘 보내지 못한다. 같이 생활하는 사람들도 그러한지, 만나면 표정이 시무룩하고 대화는 계속 도돌이표로 같은 주제를 맴돌다 돌아온다. 끄적이고 부시럭대는, 집중력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by 수연

instagram @yoridogjoripu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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